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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17대 총선의 의미와 결과를 분석하고 선거문화 전반을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론자로 전북대학교 철학과 김의수 교수,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신기현 교수, 조문익 참소리 운영위원 , 오수연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CBS 사람과사람 진행자 이재규 씨 다섯명이 참가했으며 전북대학교 이정덕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기획좌담 내용을 요약본과 전문으로 게재한다.

<좌담 요지>이날 참석자들은 국회의원 선거의 의미, 각 정당 방향성, 1인2투표제, 미디어 선거 환경, 전북지역 평가 등을 주제로 토론을 가졌다.

이번 총선 의미에 대해 신기현 교수는 민주노동당의 국회진출을 파격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열린우리당의 과반수 의석 자치를 의회권력에서도 그 변화가 온 것으로 어느정도 완성된 정치권력이라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평가 속에서 김의수 교수는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영남권에서 한나라당 싹쓸이 현상으로 볼 때, 지역주의가 아직 청산도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도내 경우 민주노동당 득표율이 지난 지방선거보다 낮게 나와 실패했다고 봐야 된다고 진단했다. 이재규 시사평론가는 넓은 의미에서, 국회 권력 교체는 한국정치 대결구도에서 중대 전환 가져왔다고 평가했고, 이는 그동안 87년 이후 한국정치의 내재적 변화과정 반영한 것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총선결과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의 몰락에 대해, 조문익 운영위원은 수구정치세력의 종말을 보여줬지만 일정정도 지역주의에 기대 그 생존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열린우리당의 전북지역 석권을 변형된 지역주의라고 분석했다. 오수연 사무국장은 여성단체 입장에서, 일정정도 비례대표로 여성이 국회진출을 가져왔지만 그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지역구에서도 여성 정계진출이 가능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탄핵이 이번 선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관련해, 신기현 교수는 야당은 이미 국정운영 발목잡기, 대선불법자금 수사에 밝혀진 차떼기 정당으로 준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였는데, 야당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탄핵안을 가결시켜 그 후 폭풍을 맞았고 이로 인해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급상승 했다고 설명했다. 김의수 교수는 탄핵사건이 국민들의 직접개입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고, 민주노동당과 관련해서 탄핵정국이 아니였더라도 1인 2투표제 도입으로 약진이 기대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해서, 김 교수는 민주노동당, 진보세력, 시민세력과의 관계설정 노력 여부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탄핵과 관련, 조문익 위원은 다른 측면에서, 탄핵사태가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나 문제점이 폭로됐다고 보고, 촛불시위를 통해 국민들의 저항권이 직접행동으로 발현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수연 사무국장은 탄핵정국으로 선거과정에서 정치개혁 과제를 설정하는 문제가 실종됐다며 열린우리당이 정치개혁을 위한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노동당에 원내 진출에 대한 토론자들이 견해를 달리했다. 이재규 시사평론가는 민주노동당의 10%지지 전부가 근본적 지지라기보다는 대안선 안티로서 밀어줄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성향이 표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 시사평론가는 민주노동당이 좌파발목잡기에 머무를 것인지 열린우리당의 우당적 비판세력이 될 것인지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원내 진출 이후 상황을 전망했다.

이에 대해 조문익 운영위원은 민주노동당은 150여석 열린우리당과 120여석 한나라당의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대당하는 10여석의 소수 정당이라며 민주노동당은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원칙에 동의하는 세력과 개혁기조를 같이 할 것이라고 그 한계를 짚었다.

한편, 1인 2투표제와 민주노동당의 의석확보에 관련해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데 참석자들이 같은 견해를 표시했으며, 지역주의 극복방법의 대안으로 제시됐으며, 권역별 비례대표 명부가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인 미디어 환경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CBS 방송토론 진행자인 이재규 시사평론가는 미디어 선거가 참여와 봉쇄라는 두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며 참여의 폭 확대 문제, 유권자의 알권리 측면에서 미디어 선거가 절대적인 양의 빈곤, 시간대와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수 계층의 한계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기현 교수는 미디어 선거환경에서 디지털 격차, 소외된 계층에게 정보가 차단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국가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수연 사무국장은 미디어 선거 환경으로 선거과열을 잠재운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으로 후보자의 신상과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재규 시사평론가도 재래적 선거운동방식을 보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들 사이에서 각 정당를 바라보는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화 방식에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했고, 한나라당의 정체성 논의가 있었다. 특히 이재규 시사평론가는 한나라당 지지는 기득권 보호 본능이 탄핵을 넘어섰으며, 영남권의 지지는 주류의식 박탈감과 냉전 보수주의가 뒤엉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에 대해 신기현 교수는 원내 진출에 따른 정치 환경 변화에 맞게 정책 대결에 있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재규 시사평론가도 민주노동당이 앞으로 대중적 기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언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자들은 전북정치와 관련, 김의수 교수는 새만금 부안문제 등 갈등악화는 전북 정치권의 책임이라고 질타했고, 이재규 시사평론가는 새만금, 방폐장 문제에 대해서도 학계 및 언론, 시민단체가 해법의 중간다리를 놓아야 된다고 밝혔다. 각 토론자는 17대 총선, 인물 정책 검증 소홀. 열린우리당 전북의원 대오 각성, 정치권 유권자 삶 대변해야, 이라크 파병, 부안 방폐장 문제 해결해야, 여성 정치인 약진기대, 지역정치에 유권자들 개입 조정 필요성을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좌담>17대 총선 결과, 어떻게 볼 것인가

일 시 2004년 4월 16일 금요일 오후 1시
장 소 전북대학교 전라문화연구소 사무실

사 회 이정덕 전북대학교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토 론 오수연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조문익 참소리 운영위원
이재규 CBS 사람과사람 진행자
신기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의수 전북대 철학과 교수, 열린전북 발행인
참 관 전준형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집행위원장


<좌담 전문>17대 총선 결과, 어떻게 볼 것인가

17대 총선의 의미 : 한국정치의 패러다임, 의회권력에서도 변화

사회자: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습니다. 이번 선거가 한국 정치 상당한 의미가 있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기현: 다른 어느 때 선거보다도 이채롭게 나오고 있는 말이 있는데, ‘노동자 농민이 직접 국회에 들어가는 세상이 되었다’는 말은 한국정치의 파격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과거에 주로 지방의회 수준까지는 노동자와 농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죠.
저는 한마디로 한국정치의 패러다임이 총선에서도 한국정치의 주류가 바뀌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특정 정치세력 이념으로 볼 때, 보수적이고 국제관계에서도 의존적 성향 세력, 개발적인 지향적인 정치세력, 특정지역 세력에 안주하면서 그것을 토대로 권력을 좌우 해왔는데, 최근 대통령선거에서 변화가 있어왔다가 의회권력에서 그런 변화가 온 것입니다. 이 의회권력의 변화로 패러다임이 깨지면서 미완성의 정치권력 이동이 어느 정도 완성된 정치권력으로 완성되어가는 정치적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역주의 청산 안돼, 도내의 경우 민주노동당 성과 미미

김의수: 저는 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은데요. 영남권에서 한나라당의 싹쓸이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번에도 지역주의를 청산하지 못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정형근, 김용갑, 김기춘으로 대표되는 수구세력들이 여전히 발부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오래된 썩을 대로 썩은 큰 혹들 또 살려 놓았습니다. 아마 영남권인들에게는 이 혹이 앞으로 4년 내내 괴로운 존재로 부상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앞으로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전라북도의 경우는 지난번 지방선거보다 득표율이 적게 나와서 민주노동당이 실패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당과 민주당의 대결국면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전라북도 정치권도 새롭게 정치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동안 일당 중심의 일색에서 제대로 된 이념이나 정책을 바탕으로 해서 정당을 키워내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조문익: 일단 한나라당, 자민련이 특징적으로 보여줬던 수구적인 정치형태는 종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조직들이 지역주의에 기대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그리고 점차적으로 2000년을 전후로 해서 대중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수준에서 이념과 정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기반에서 정치행태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지를 얻기 힘듭니다. 그런 점에서 수구정치가 몰락하고 있습니다. 전북정치에 있어서는 어떤 점에서는 변형된 지역주의, 즉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합니다. 민주주의와 지역주의가 혼합되어 결합하고 있던 것이 87년 이후 10여년 반복하면서 일당 지지가 강화되어 왔습니다. 특히 전북지역은 여당지지, 개발정책 지지하고, 지역주의와 결합된 변형된 지역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례대표 여성 진출 한계 극복 과제로 남아

사회자: 이번 17대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가 46명이 됩니다. 세력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데요.

▲오수연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오수연: 여성정치인이 대개 입성한 것은 사실이고 5%에서 13%정도 늘어났는데, 숫자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비례대표라는 한계가 있었고, 지역구에 출마해서 당선된 경우는 적기 때문에 한계를 극복해야는 점이 있습니다.

사회자: 그럼 당과 관련해서 여성문제와 관련된 정책을 가장 많이 제기하고 앞으로 이끌어 갈 당이 있습니까?

오수연: 정책비교를 해보면, 열린우리당 민노당 순으로 나가는데 대개 모두가 여성정책에 있어서 보육, 농어촌 여성문제를 공약화 했는데, 결국 여성정책에서 있어서 개혁적 성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죠. 한나라당만 영남권에서 지역주의를 얻기 위해서 호주제를 뺀 것은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한국정치 대결구도 중대 전환 가져와, 한국정치의 내재적 변화과정 반영한 것

사회자: 이재규 씨가 그동안 총선후보자초청토론회 사회를 보면서 느낀 점을 말씀해주시죠?

이재규: 저는 한국정치사에서 최초로 야당세력으로 대통령 권력은 2차례 장악했지만 최초로 국회권력을 다수파 과반수를 장악하면서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대결구도의 중대한 전환을 가져온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이것이 앞으로 한국정치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고, 한라당과 열린우리당 양자의 대결구도가 격화되면서 민노당이 이데올로기에서 집중공략을 받지 않음으로서 이 틈새시장에서 민주노동당이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이건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변동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보여집니다.
이번 총선자체가 탄핵 등 여러 돌발적 변수가 발생했지만 이제껏 정치적 대결 구도를 보면, 군사독재, 문민정부, 국민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오는 일련의 과정이 한국정치의 내재적 변화과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고, 흐름이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탄핵이라는 우연적 사건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손쉽게 먹었다고 표피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체로 그런 힘이 완강하게 작동하면서 이런 결과를 내건 데는 여전히 냉전 반공주의 세력의 막강한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고, 이 부분이 상당기간 존속할 것입니다. 민노당이 진보대 보수로 쉽게 재편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희망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서 현실적 선택을 어느 지점을 할 것이냐. 앞으로 정치를 펼쳐나갈 때 거기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선거에서 탄핵심판론이 미친 영향은 어느 정도?

사회자: 이번 선거에서 탄핵이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는지?

신기현: 탄핵에 대한 선거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탄핵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대선자금 수사로 해서 특정정당은 준 사형선고가 내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차떼기 정당, 과거 핵심부에 대한 소환, 야당 양당이 방탄국회를 그동안 해왔죠. 그런데 문제는 방탄 국회만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김대중 대통령때부터 그 당시 야당이 보여준 행태는 발목을 잡는 정치였습니다. 국무총리 인준을 안해주는 등, 5년 내내 발목을 잡았고 역시 지난 1년 간 노대통령에 대해서도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정치가 제대로 갈 수 없겠다는 시각에서 정치개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을 만든 정당이 분당이라는 초강수를 둬가면서 정치개혁이 시작됐다고 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야당이 발목을 잡았던 것이 2월까지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문제에 대해서 살아보자고 한 것이 탄핵이었습니다. 법적으로는 할 수 있겠죠. 문제는 총선을 불과 한달 앞두고 탄핵안을 의결했다는 것이 상당히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겁니다. 이 과정 에서 믿었던 정당, 대통령을 만들었던 정당인 민주당이 피말리는 전투를 했습니다. 탄핵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도 주저 앉았는가 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탄핵 열기가 주춤한 사이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어찌되었던 탄핵 후폭풍이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이었습니다. 차떼기정당, 대선 자금 자유롭지 못한 정당의 경우는 준 사형정당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이정도로 간 것은 야당에겐 아마 행운이였을 것이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모든 정책 대결이라는 것이 실종되어 버리고, 선거의 모든 문제가 탄핵으로 간 것은 사실 이번 선거에서는 탄핵이 모든 걸 결정했다라고 볼 수 있겠죠.

탄핵, 국민들의 직적개입 촉발
민노당, 1인2투표제 약진 기대


▲김의수 열린전북 발행인, 전북대 철학과 교수
김의수 : 탄핵사건이 결국은 국민들의 직접개입을 촉발시켰습니다. 직접개입의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구요. 기존 정당들, 이번 선거에서 득을 본 정당들은 탄핵의 득을 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노당 경우는 탄핵이 아니더라도 이정도 약진은 기대하지 않았을텐데요. 1인 2투표제 도입과 함께 보장된 것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지역주의들이 여전히 기승하고, 자민련도 지금보다 표를 얻었을 수 있을텐데. 결국 민주당 과 자민련이 몰락하는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아까 이재규씨가 우리가 군사독재로부터 민간정부를 2번 거쳐 오면서 조금씩 진전이 있었다했는데. 그 진전을 누가 가져왔는가 하면 그건 바로 국민들이 가져온 겁니다. 그에 반해 정치세력들은 제대로 발전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상호 올인 전략으로 정말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고 국민들은 어느 쪽 한편을 살려내는 것인데, 열린우리당 경우에는 그 덕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정말 열린우리당 경우는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민주노동당과의 관계, 진보세력, 시민세력과의 관계를 열린우리당이 얼마나 성실하게 설정해서 노력해 가느냐에 따라서 여당으로서 성공할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불안하다고 생각합니다.

신기현 : 탄핵이 있었던 지난 3월 12일 즈음에, 마침 지역여론조사를 실시했었습니다. 일주일전 조사에서는 이 지역의 유력후보들은 백중세라고 표현했던 분들이 많았는데, 12일 오후부터 여론조사 열린우리당 지지세가 너무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추후에 조사결과를 공표하는 과정에서 제가 특정후보들의 불만을 많이 사기도 했죠. 그때 여론이 일변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바로 선거운동 직전까지 공표된 여론에서도 탄핵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탄핵심판이 사라지나 지속되냐에 따라 선거가 결정된다고 많이 봤었습니다.

탄핵정국,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 야기

조문익: 탄핵정국에서 국민들의 촛불시위에 주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국민들이 중요하게 내세운 논리중의 하나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국회의원들이 끌어내렸다’ 것이었습니다. 이 논리는 민주제에서 대의제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입니다. 국회라고 하는 것이 대의제 민주제의 상징인데,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대의제의 한계나 문제점이 폭로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국민들이 직접행동, 저항권을 발동해서 국회자체 무력화 투쟁을 한 것입니다. 대의제민주주의 체제의 국회라는 것이 얼마나 문제를 야기시켰는가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탄핵으로 정치개혁 과제 설정 실종

사회자: 그럼 탄핵정국에서의 선거가 노무현대통령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오수연: 17대 총선은 탄핵이냐 아니냐가 지지의 성향을 갈랐습니다. 이를테면 막판에 정동영 의장이 포기하면서 몰아줘야 한다는 것. 지난 대선 때처럼 지켜야 한다는 심리를 많이 느꼈습니다. 저희 단체회원들하고 이야기하면 대선처럼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까지 말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면 탄핵심판도 남아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정치개혁을 이뤄가야는지에 대한 큰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열린우리당이 특히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선거결과로 노대통령 재신임,
민노당 10% 지지는 근본적지지 아닌 전략적지지"


이재규: 탄핵이 노무현대통령 재신임 효과를 가져왔고, 이후에 대통령이 떳떳하고 입당할 것이고, 공식 집권여당으로 탄력을 받을 거라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정당투표율을 볼 때, 열린우리당 38%, 민노당 13% 합치면 50%정도가 되는데 변화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김의수 교수님은 민주노동당의 득표에 대해 탄핵국면이 아니였어도 1인2표제로 올 수 있는 표였다고 말했습니다. 10%정도는 급진적인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가 고정적으로 우리 한국사회에 존재한다고 보신다는 말씀인데, 저는 운동세력의 성장 과정을 볼 때, 10% 내외를 볼 것이냐는 따져봐야 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민중당이 거둬들인 표가 3-5% 였고 10% 장벽을 넘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당명부제 효과도 있지만, 이념적 색깔론이 민노당에 제기되지 않음으로써, 말하자면 근본적 지지라기 보다는 '그 사람들 좋은 주장한 것이야'. '희망 내지는 대안선 안티로서 밀어줄 필요가 있다'는 전략적 성향도 많이 표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봅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득표를 합쳐도 50%인데, 나머지 유권자는 개혁의 지점을 다르게 보고 있다는 것이죠. 노무현 정부에 이것이 반영될 것이라고 봅니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점했지만 이후에는 정치적 합의 과정이 중요시 되는 과정으로 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의 완강한 주도력 행사는 어려울 것이고, 이 과정에서 민노당이 어떤 정치적 태도를 가질지가 주목됩니다. 좌파 발목잡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개혁의 성과를 일정부분 한계를 인정하면서 우당적 비판을 할 것인가. 이것은 민노당이 결정할 노선이지만 현재로서는 좌파 발목잡기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야말로 노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정체성, 현재 한국사회를 어느 지점까지 끌고 갈 것이냐는 주도력이 본격적인 심판대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 신자유주의 정책 불가피

▲조문익 참소리 운영위원
조문익: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사실은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이념적 기준을 놓고 제도권에 들어간 정당들을 보면,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는 신자유주의 이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의 기본적인 입장을 전제로 한다면, 개혁국회 개혁 방향을 가지고 간다하더라도 내부에서는 2개의 이념적 지향이 충돌합니다. 하나는 민주개혁이고, 신자유적 개혁입니다.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 정치적 신보수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보수적인 정치 경제적 정책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법인세 문제가 대표적인데, 제가 생각할 때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기본으로 하는 한 불가피하게 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봤을 때, 부유세 정책의 실현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열린우리당 150여석, 다른 야당 120여석의 압도적인 숫자가 신자유적인 정파인 것입니다. 10여석의 소수정파가 거기에 대당하는 정책 수준일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개혁기조가 어떤 점에서는 같이 가겠지만 같이 움직인다고 쉽게 볼 수 없습니다.


1인 2투표제 도입이 민주노동당의 의석확보에 끼친 영향은

사회자: 1인 2투표제 정당 선거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1인 2투표제와 민노당의 의석확보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김의수: 저는 결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인 2투표제가 도입 안됐으면 민주노동당은 잘하면 2석을 얻는 것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2석도 1인2투표제가 제도화 되지 않았으면 어려울 수도 있었습니다. 1인 2표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정당지지, 내 정당지지가 표를 연결된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그 점에서 진보세력이 의회 진출에 결정적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시민사회의 요구해 왔던 것이고, 그 요구를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헌재가 위헌 판결을 내니까 어쩔수 없이 정치권에서 받아들여 준 것입니다.
이처럼 바람직한 정치관련 제도를 세밀화 시키고, 좀더 진보적으로 만들면서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세력이 의회의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봅니다. 여성의 경우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진출할 수이 있어야하고, 여성계를 제대로 대변하는 여성들이 진출해야 된다고 봅니다. 유럽 같은 경우는, 조각발표 때 보면, 절반이 여성장관인데, 옛날에 비하면 우리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주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신기현: 1인 2투표제 이전에 90년대 3당 합당식의 특정정당 보수 일색으로 가는 과정에서는 특정이념과 정파 성향이 힘들었습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 인정되지 않는 시대상황에서 조금은 바뀐 것입니다. 과거에 소외된 세력들, 기존의 거대 정당과 대결을 해서 도저히 들어오기 힘든 정당이 제도권에 들어오게 해서 그들의 책임성을 높여 주는 기회가 됐습니다.
또 1인 2투표제의 한국적 의미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는데 의미를 둘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창원 울산 노동자들이 민주노동당을 많이 찍어줬고, 그런 여세라는 것이 타 지역의 소수 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 사표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 인물 중심 투표는 찍어서 안돼버리면 그만이었는데, 찍어주고 싶은 정책정당에 의해서 자기 이념도 강조하고 정책 지향에 대해 지평을 늘려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과거 50년사에서 볼수 없는 한국식의 새로운 발전으로 평가합니다.


급조된 정당 확산 등 1인 2투표제에서 나타난 문제점

사회자: 1인 2투표제도에서 2가지 문제점이 나타난 것 같은데요. 하나는 급조된 정당들이 늘어났다는 점, 그것과 무소속이 당선되지 못한 연관 가능성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신기현: 한국정치에서 무소속은 거의 역량 발휘를 못해 왔습니다. 국회의원이지만 자기 정치를 펼 수 있는 기회가 없고 항상 종속변수로서의 역할만 해왔습니다. 결국 특정정당에 흡수되는 방식인데, 중앙정치권에서 정책대결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소속은 특별한 의미가 없습니다. 정책 대결을 지향하는 과정에서는 정당과 같이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급조된 정당문제는 한국정치의 병폐입니다. 여기 지역의 시민단체들도 10년 이상 가는데, 정당들은 너무나 쉽게 이합집산 하기 때문에 정책 대결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조문익: 1인2표제가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이 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투표 참여율이 높아진 것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투표참여율이 지난 총선 57%에서 이번에 60%로 상승했는데, 탄핵 쟁점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입니다. 젊은층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제 주변에서 점검을 해보면,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원래 선거참여율이 낮았는데, 예전에는 내부 조사 결과 40% 미만이였다. 왜 선거를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갈수도 있었는데 솔직히 지지하는 후보도 없고 찍어봐야 소용도 없다고 대답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기 후보를 내고 1인 2투표제가 되니까 표에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자: 1인2표제가 소수자의 발언권도 주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바람직하다는 말씀이죠.

신기현: 1인2표제 나왔을 때, 민주노동당의 경우를 보면, 가능하면 비례대표도 지역안배를 잘 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재규: 이번에는 전국 명부였는데 지역주의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권역별 명부를 만들어서 권역별로 비례대표가 탄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권역내에서 직능대표 등을 반영해야겠지만 그렇게 해야 지역정치인도 성장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총선에서는 권역별명부가 도입되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조문익: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미디어 선거 참여 문제 - 불참과 봉쇄의 문제

사회자 : 17대 총선이 미디어 전쟁으로 치러졌다는 것는 현장에서 이재규씨가 많이 실감했다고 봅니다. 미디어 선거가 강화된 측면,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재규 시사평론가. 총선후보자초청토론회 진행자
이재규: 이번 개정선거법이 예비부호는 120일전부터 할 수 있게 했는데 실제로는 36일전부터 가동됐기 때문에 정치신인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결정적으로 봉쇄당했습니다. 전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했거나, 여론조사결과 5% 이상의 지지도를 얻었다거나, 정당에 속해있다거나, 이 3가지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면 선거방송지침으로 배제를 당했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전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무소속인 정치 신인에게는 아주 결정적으로 기회자체가 차단돼 있었습니다. 그런 항변을 빼고 본다면, 미디어 선거는 정치 무대 자체를 이전의 합동연설회 야외 현장에서 실내로 끌어당기는 효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방송시간이 녹화를 할당해서 하는 것이어서 대부분 오전시간으로 배치돼서, 다양한 계층에게 정보가 노출될 수 없었다는 점이 많이 지적이 됐습니다.
미디어선거에서 나타난 문제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참가를 거부해서 유권자의 알권리를 침해한 경우. 거꾸로 무소속 정치신인의 경우에는 참여하고 싶은 기회를 봉쇄한 경우가 맞물려 있었습니다. 또 후보자 정책공약 등이 전반적으로 TV토론 한두 차례로 검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미디어 선거가 절대적인 양의 빈곤, 시간대와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수 계층의 한계, 그리고 또 다른 인터넷 방송사는 토론회 배치는 안했거든요. 인터넷 방송사가 온라인 토론회를 주관하고 쌍방향의 넓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미디어 선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터넷 미디어 토론회 등이 부족했습니다. 현재의 미디어선거는 상당히 과도적이라고 봅니다.


후보자 신상과 정보 파악이 어려웠다

사회자 : 선거법이 엄격해서 상대적으로 신인들이나 여성들에게 기회를 좀더 평등하게 제공한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수연: 후보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또 알아야 하는 후보가 참석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적은 인지도 때문에 토론회에 나올 수 없는 후보도 있어서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 알수 없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당 중심의 선거분위기가 과열을 잠재우는 효과는 있지만 반면에 후보에 대한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모호했습니다. 여성이고 신인인 경우는 특히 후보자를 알기 힘든 경우였습니다.


미디어 선거 환경, 유권자층의 일정한 배제 내포

조문익: 제가 노인들을 만나보았는데요. 거기에 계신 상당정도가 후보자가 누가 나왔는지 모릅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후보 이름만 들었다는 경우가 많았어요. 예전에는 후보들이 찾아와서 인사도 했고, 얼굴도 보고 그랬는데 지금은 전화로 해서 지지여부만 체크하는 상황으로 후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디어 선거방식의 정치가 일정한 배재를 내포하고 있는 겁니다. 보완 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노인층들은 접근 기회가 없습니다.

이재규: 미디어 선거뿐만 아니라 17대에서 빨리 개정해야 하는 핵심적인 내용의 하나가 원래있던 재래적 선거운동방식을 많이 문을 열고 보완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선거법 위반의 가장 많은 사례가 명함을 무작위로 살포하다가 걸린 경우이거든요. 미디어로 노출되기는 아주 적은데 나머지 합동연설회는 폐지됐지, 3명이상 무리지어서 다닐 수 없지, 홍보물도 제한되어 있지, 재래적인 선거운동방법을 대폭 개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의수: 선거운동방식을 보완할 때 미디어 선거의 본래의도가 다시 상실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보완책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저런 부작용이 있더라도 기본은 미디어쪽으로 가야됩니다. 어차피 다음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인터넷을 통해서 자료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걸 적극 활용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언론이 빨리 지방분권이 돼서 서울에서 하는 정당 토론만 보고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정당만 일률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빨리 면해야 됩니다.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시간대를 조절해 토론회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디지털 격차, 소외된 계층에게 국가 정채적 배려 중요

▲이정덕 열린전북 편집인,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
사회자 :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특징이 실력과 상관없이 미디어 인물이 대거 당선됐다는 문제입니다.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신기현 : 과거 총칼로부터 권력이 나왔는데 이제는 시민 참여와 정책 대결을 통해서 권력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문권력이 만들었고, 방송 권력이 만들어져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정치인들이 TV 연설 기회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인터넷도 4-5년 지나지 않아 미디어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격차가 있기 때문에 연세가 많은 사람이 힘든 요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되고, 소외된 세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국가의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이번 총선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기존 정당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서 방송토론의 출구을 막아버린 것은 억울한 경우입니다. 이런 미디어 자리를 통해, 정치 소외된 세력에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향후전망 : 열린우리당 전국정당화 방식에 문제있다

사회자: 열린우리당이 의석 152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열린우리당이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기 때문에 분당을 해야되는데 말도 나오는데, 앞으로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준형: 당분간 152석을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분당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민주당과 자민련도 고민스럽겠지만 단기적으로 통합은 없을 겁니다. 열린우리당이 전국정당을 취하려는 노력을 했는데,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지역내 유력한 인물들을 영입하는 방식의 전국정당화는 기본적으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정당화를 하는 방향은 좋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방향을 바꿔야 전국정당화에 성공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향후 전망 : 한나라당의 진로는?

사회자: 한나라당은 거대야당에서 과반수에 미달하는 제1야당으로 의석수가 줄은 상태인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보십니까?

조문익: 한나라당은 변화를 강제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이 대구경북에서 강력하게 지지를 받았다는 것에 안주하면 머지않아 망하게 됩니다. 강남에서 얻은 표를 장기적인 운동방향으로 잡아댜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부자들의 정당이라고 할까. 현재 박근혜 대표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실제 알맹이는 간판스타에 지나지 않고, 대구경북지역하고 이념적으로 우파적인 지향을 두리 뭉실하게 엮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 변화가 지역주의로는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아주 보수적인 정당, 꼴통보수적인 입장의 이념정당으로 변화될 꺼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런 변화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열린우리당식의 합리적인 보주수의로 변경해야 됩니다.

사회자: 여기 한나라당 편이 없어서 제가 반론을 제기하겠는데요. 한나라당을 찍은 대다수가 자기들을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이 부자들의 정당이라는 것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잘못 생각한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마 자기들 스스로는 합리적인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 문제도 고려를 해서 이야기를 해야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조문익: 강남지역의 지지도 변화를 보면, 최근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급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탄핵정국 이후 박근혜대표 체제가 되면서 강남지역에서 지지도가 급상승한게 여실히 보여졌거든요.

사회자: 강남이나 분당에 사는 분들이요. 화이트 칼라 전문직이 많은데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 말만 하겠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부자로 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 사람들한테 안먹힌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나라당 지지에는 기득권 보호 본능, 주류의식 박탈감, 냉전 보수주의가 뒤엉켜있다"

이재규: 대체로 이런 반응이더라구요. ‘유시민 같은 공산주의자를 놔두면 나라가 망한다’ 말하자면 재벌 정책 등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이 안될 것이라는 보호 본능이 크게 작동했고 탄핵이라는 명분을 훨씬 뛰어넘는 자기 보호본능을 원색적으로 드러낸 것이죠. 영남권은 같은 경우는 그런 보호본능을 보인 분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주류의식의 박탈감과 냉전 보수주의가 엉키면서 이념적으로 동원된 지역민들이라고 느끼거든요. 그것이 뿌리깊이 있기 때문에 그 껍질을 벗기는 것이 어렵습니다.
한편으로는 조문익씨 의견에 약간 토를 달고 싶은데요. 한나라당이 이제 부자들을 대변하겠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제대로 서고 지지도가 넓어질 것인가는 의문이예요.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그렇게 안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소수정파가 되기 때문이예요요. 실제로 근본적으로 추동하고 있는 것이 그거라고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을 덮어가는 것은 보수 왜곡주의 냉전주의이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의수: 긴 미래로 보면 한나라당은 자유당 이런 정도를 표방하면서, 보혁구도에서 자기네들은 특권층을 대변하는 입장으로 본다는 측면에서, 조문익씨 생각이 맞는 것 같구요. 그러나 그들은 가능한 위장하려고 할 겁니다. 강남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국의 부자계층 그런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봅니다.


향후전망 : 민주노동당, 정치지형 변화에 잘 대응해야

사회자: 민주노동당이 10석을 확보해서 새로운 정치지형을 구성했는데 앞으로의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이재규 : 2014년 집권 목표이고, 다음 총선이 제 1 야당이죠. 이미 스케쥴이 나왔던데요?

김의수 :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신기현 : 의원들의 재산 명세표를 보면, 특정정당이 진보정당인가를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진보정당은 아닙니다. 대중정당이죠. 어떤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을 두고 보수 대 진보가 나타났다고 보는데,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에 속하겠죠. 민주노동당은 4년 전에 실패했다가 지난 지방의원선거에서 가능성을 엿봤고, 이제 1인2표제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정당투표 13.1% 이상 차지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지역에서도 그 정도 한명씩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9%이상 득표를 한 후보가 몇몇이 지역에 있습니다. 전북지역에서도 노동자가 많은 지역의 경우는 민주노동당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어서, 앞으로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정책 대결과정에서 너무 한쪽으로 간다든가 국제관계와 같은 복잡한 문제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는다든지, 정치지형도 변화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전준형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집행위원장
전준형: 민주노동당에서 정당득표율은 12.8%가 나오는데, 실제 후보 지지율은 안 나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가능성은 많이 열려져 있습니다. 이제 민주노동당은 원내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이 있습니다. 민주노총 투쟁과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원내에 들어 갔더니 달라진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안됩니다. 민주노동당은 대중조직과의 정치질서를 어떻게 잘 연결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도내 11개 선거구 열린우리당 석권, 어떻게 볼까

사회자: 도내 11선거구 모두 열린우리당이 됐습니다. 이것이 전라북도 도정이나 도의원 선거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신기현: 사실 전북지역에서 한나라당이나, 자민련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대거 내놓았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느낌이 있습니다. 일단 민주당의 추락은 3김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입니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는 광주보다 조금 자유롭게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볼 때 단순히 과거의 지역주의 매몰 정치보다는 나은 정치로 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북지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충청남북지역도 기반을 넓혀갔죠. 전라북도의 경우 무조건 지역주의는 매몰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다만 타 지역에서의 지역주의를 보고, 여기에서도 반사적인 지역주의가 태동한 것은 어쩔 수 없는 한국정치의 현실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번에 지역주의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고 봅니다. 다른 지역에서 보면 분명히 전북지역도 지역주의에 매몰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전북지역 사람들 정서 속에 차세대 주자가 있다는 것이 파고 든 것은 사실입니다.

김의수: 전국적으로 분당되거나 깨져서는 안되겠지만, 열린우리당 내에서 강력한 개혁을 주장하다가 나오는 사람이 있어야, 발전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을 하거든요. 모든 정치인 신념이 새만금 바다에 빠져있습니다. 여기로부터 빠져 나오는데 누가 역할을 할 것인가가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전라북도에는 정치가 없었습니다.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역현안 문제인 새만금, 부안 핵폐기장 문제가 전국적인 갈등상황이 된 것은 정말 지역에 정치가 없는 것을 보여준 거고, 부끄러운 상황입니다.

이재규: 이제야 말로 한국정치에서 진정한 훈련된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가 왔습니다. 이번 열린우리당의 내부 충원 구조를 보면 상당한 변화가 있습니다. 6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으로 계속 성장하고 훈련되고 지방정치 무대를 거치고 시민사회의 훈련을 겪어 가면서 왔거든요. 이런 과정에서 한국사회에서 정책 대결이 가능하게 하는 상당한 변화의 축이 작동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북지역에서 야당의 역할은?

사회자: 전북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씀해 주시죠.

오수연: 민노당이 원내로 10석을 얻었는데, 이걸보면 도내에서도 열린우리당의 일색에 민노당 세력이 약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개혁적인 세력들은 새로운 이슈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데, 민노당은 그 부분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회자: 민주당이 도내에서 국회의원 1석도 가지지 못했는데요. 앞으로 방향 어떻게 보십니까?

이재규: 3김 정치의 최종적인 파산을 확인한 거구요. 공중 분해되서 누가 복구할려고 나서지도 않을뿐더러 전북뿐만아니라 전국으로도 전망이 없습니다.

신기현: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타지역에 많은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이쪽 도지부에도 명분이 있는데, 민주당의 경우는 워낙 소수로 전락해서 원점에서 출발해야 됩니다. 어떠한 정체성을 가져야 할지 논의하겠죠. 그러나 소멸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역정치와 관련해서, 지방분권운동본부, 지역혁신협의회 이런문제가 나왔을 때, 지역정치권이 새만금문제나 방폐장 현안을 두고서 목소리를 낸 적이 없었습니다. 언론 시민단체, 지방정부 관계자, 정치인이 함께 모여 토론한 적이 없었습니다. 도민참여센터를 둬서 시민단체관계자, 언론인, 학자, 기업들이 들어가서 논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재규: 민주노동당을 아끼고 사랑하는 입장에서 비유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열린우리당은 잡탕을 하는데, 왜 민주노동당은 잡탕을 못하는 건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민주노동당은 세력을 잘 넓히지 못해요. 대중적 지지가 제도정당에 의해 막혀진 것도 있지만... 당 내부에서 후보를 선출할 때에도, 승부한다는 차원으로서 지지 폭을 확대하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민노당도 대중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의수: 대단한 애정으로 한 발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아까 민주노동당의 제1야당, 집권정당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그러려면 대단히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할 거다, 변절이라고 할 만큼 많은 변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그것과 현재의 진보성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 어느 것이 더 좋을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많이 변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17대 국회에 바란다

사회자: 앞으로 17대에게 국회에 바라는 것과 그것을 위해서 유권자를 어떻게 감시를 해야는지에 대해 마무리 발언 해주세요.

신기현: 이번 선거과정에서 인물 검증이나 정책 검증은 상당 부분이 소홀했습니다. 이 점에서 한사람 한사람의 후보들이 내걸었던 공약들, 지역 공약들, 전국적인 공약들 관심 있게 보고,지지해 줄 것은 지지해주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유권자 의식이 성숙되는 것이 우리의 책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의수: 열린우리당은 전국적으로 불안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라북도 의원들 중심으로 해서 열린우리당이 대오 각성해야 된다고 봅니다. 전북도민들은 지금 정치인들에게 속아왔다는 점을 강력하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준형: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희망이 국민들의 삶과 나를 배신하고 우리의 삶을 대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면 계속해서 정치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정말 정치권에 있는 사람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정말 앞으로 정치가 희망이고 활력이라고 봅니다.

조문익: 저는 40%정도가 투표에 불참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치가 어느 정도 불신을 가지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정치 불신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거든요. 대의제 권력이라는 것은 민중들이 권력을 위임한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선 17대 국회가 개원을 하면, 파병문제를 빨리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현안으로 부안 방폐장 문제를 조속하게 풀어갔으면 합니다.

오수연: 이번 17대 총선에서 여성이 약진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여성들의 깨끗한 이미지를 이제 정치권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여성 정치인이 대거 진출한 만큼,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이재규: 방송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정치인에 대해 축적된 데이터가 지역사회에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정치인들에 바란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개입하고 조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새만금, 방폐장 문제에 대해서도 학계 및 언론, 시민단체가 해법의 중간다리를 놓아야 된다고 봅니다.

사회자: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번 17대 총선은 한국정치사에 획기적인 총선였던 것 같습니다. 이 속에서 총선의 전국적인 의미, 전북지역에서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저희 독자들이 이번 총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고 생각을 하고 여기에 참여해주신 여섯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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