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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익산갑 후보 '담합', 방송토론회 무산

편집팀( 1) 2004.04.08 16:19 추천:2

10일 오후 예정됐던 익산갑 지역 총선후보초청토론회가 참석하기로 했던 두 후보의 갑작스런 불참통보로 무산됐다.

익산갑 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최재승 후보와 열린우리당 한병도 후보 측은 9일 오후 방송기획을 주관하고 있는 CBS 전북방송 제작진에게 '부득이한 사정으로 토론회에 불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팩스로 보내왔다. 제작진의 항의에 양 후보자 측은 "여러가지 일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확한 불참의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CBS 전북방송, 새전북신문, 전북청년회의소(JC), 케이블TV, 열린전북 참소리 등 토론회 주최주관하는 단체 관계자들은 두 후보의 갑작스런 불참이 고의적인 '담합'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재승 후보 측 관계자는 제작진의 계속적인 답변 요구에 "지난 3월11일 익산 갑지역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CBS전북방송 시사진단프로그램 생방송 사람과 사람 진행자가 공정성을 유지하지 않고 문제의 내용을 방송해 피해를 입은적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 토론회도 그런 것이 우려돼 나가고 깊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일 오전 열린우리당 한병도 후보측은, 약속파기에 항의하는 공문을 보낸 전북JC에게 "우리는 참가할 생각이 있었으나, 민주당 최재승 후보 측이 자신은 방송토론 참가가 어려우니 함께 참가하지 말자고 제안해 왔고, 후보자가 둘인데 한 후보가 빠지면 토론도 힘들어지니까 함께 불참하기로 했다"고 자신의 불참사유를 밝히기도 했다.

두 후보의 '담합' 불참 배경에는,최 후보 측의 경우 겉으로는 사회자 문제를 제기했지만 실제로는 토론회에 나가서 잘해봐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고, 한 후보 측은 토론회가 부담스러웠는데 때마침 최후보측의 제안이 있었고 며칠 전 한후보측 캠프 참모가 선거법 위반으로 걸린 상황에서,방송토론이 자신들 양자에게 모두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토론회 주최단체 관계자들은 "한달 전부터 참석이 약속돼 있었고, 정식으로 계약 서류까지 지참돼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는 주최 측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방송토론을 기다리고 있는 유권자들과의 약속도 깨뜨리는 것이어서 후보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그간 토론회를 라디오생방송으로 내보내고 있던 CBS 전북방송은 무산된 방송시간을 서울 특집방송으로 대체하고 추후 공식적인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으며, 전북JC도 긴급회의를 소집해 법적인 대응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후보자들이 선거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방송토론에 불참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방송계에서는 아예 선거법에서 방송토론 참여를 의무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개정선거법에 따른 미디어 선거방식의 제도적 허술함에 대한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전날, 한 지역의 군소후보가 방송토론 참여자격이 정치신인에게 불리하게 적용돼,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며 항의유세를 펼치기도 했던 사례와 반대로, 방송토론의 기회가 보장돼 있는데도 고의적으로 약속을 파괴하며 불참한 이번 사례는 미디어 선거제도의 미비점과 함께 정치적 형평성의 과제를 심각하게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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