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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진] 돌배의 외침

최인화( 1) 2003.05.10 12:24

10일 평택까지 나아 간 삼보일배 행렬에 참가했다. 부안에서부터 시작된 삼보일배가 전북권을 벗어난 후론 도통 가볼 수 없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큰맘 먹고 따라나선 길.

주말이라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 길게 늘어선 행렬 중에 낯익은 그림이 그려진 깃발이 보인다. 만화 캐릭터인 짱뚱이, 돌배가 '새만금 중단하라' 외치는 그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끼고 살아온 터라 바로 "아~ 신영식 선생님의 그림이다!" 알아차렸다.


▲짱뚱이와 돌배를 그려넣은 깃발을 들고 삼보일배에 참여한 신영식 만화가

어린이 신문인 소년동아일보에 80년경부터 20년간 신영식 선생님이 그린 네컷만화 주인공이었던 돌배군 덕분에 난 네컷만화의 묘미를 접하고 익숙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어린이 신문을 벗어난 후 한참 후에 '환경'을 소재로 해 만화를 그린다는 선생님의 소식을 가끔씩 언론에서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96년부터 녹색연합이 발간하는 잡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짱뚱이'라는 오진희 동화작가의 글에 신영식 선생님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렸을 적 좋아하던 만화작가가 의식(!)있는 만화를 그린다는 것은 초등학교 동창이 연예인됐다는 소식만큼 괜히 내가 어깨가 으쓱해지는 일이었다.

삼보일배 하루 일정이 끝나고 평택의 한 성당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있는 것을 봤다. 그림만 그려서 보낸 줄 알았던 신영식 선생님이 조그만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있었다.

▲짱뚱이를 그리고 있는 신영식 선생님

▲삼보일배 순례단이 선물받은 짱뚱이와 돌배


실물을 보는 것도 처음인지라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무려 20여분(밥먹는 시간도 아껴가며)을 기다린 끝에 조그만 메모지를 내밀었다. "전북에서 왔어요. 선생님, 존경합니다"

고창핵폐기장 반대대책위 홈페이지( http://negohyang.or.kr )의 첫화면도 신영식 선생님의 만화라고 귀뜸해드렸더니 "내 만화가 그렇게 쓰이고 있는 줄 몰랐네"라며 함박 웃음을 터뜨리더니 내밀었던 메모지에 돌배를 그리고 글을 쓴다. "핵폐기장, 핵발전소, 새만금 공사 모두 취소하라!"

▲돌배의 외침 ""핵폐기장, 핵발전소, 새만금 공사 모두 취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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