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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32일째 소식

편집팀( 1) 2003.04.27 13:07 추천:1

2003년 4월 28일(월), 삼보일배 32일째
맑고 더운 날씨

오늘은 지난 3월 28일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출발한 삼보일배 순례단이 180여킬로미터나 되는 먼길을 이동하여 4월의 28일을 맞는 날이며, 또한 김경일 교무님의 생신날이기도 합니다. 교무님의 생신을 맞아 순례단은 아침에 아주 소박한 깜짝 생일잔치를 마련해 드리고 다 함께 축하드렸습니다만 이런 날에도 교무님은 쉬시지도 못하고 더운 날씨에 삼보일배를 하시느라 하루종일 땀을 많이 흘리셨습니다.

▲조그맣게 준비한 생일케익과 축하박수를 받자 기뻐하는 김경일 교무님

원불교에서는 88년전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원불교를 새로 여신 오늘을 대각개교절이라는 최대의 경축일로 삼고 있습니다. 원불교 교도들은 이날을 생일로 삼는데, 이에 대해 원광대학교 대학법당에 계시는 김현 교무님은 "태어나는 것은 누구나 태어나는 것이며, 참으로 태어나는 것은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정신의 생일인 오늘은 다 함께 축하받아야 한다"고 그 이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저녁에는 온양 용화동성당 마당에서 대각개교절 기념식과 문화행사가 있었습니다. 사물놀이패 '동남풍'가 신명나게 흥을 돋군 다음 여러 분들의 축하말씀과 노래·설장고·흙피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진행되었습니다. 원불교가 열린 후 88년만에 천주교 성당 마당에서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성직자들이 다 함께 축하해주는 가운데 열린 이런 경사는 처음이라며 경축사를 시작하신 김현 교무님은 "20세기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물질문명의 개벽이 있었다면 21세기에는 정신도 개벽해야한다. 과학과 물질문명은 삶을 유용하게 하지만 이에 너무 정신을 빼앗기면 집착이 생기고 고통이 따른다. 그러므로 21세기에는 인간이 과학을 선용하며 상생·평화·통일·생명이 조화되는 새로운 문명세계가 열려야 한다. 20세기의 온갖 병폐가 뒤엉켜 시작하는 21세기를 맞고 있지만, 새벽이 오기 위해 더 깊은 어둠이 있듯 결코 절망해서는 안되며, 삼보일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보아야 한다. 삼보일배를 하시는 분들의 정신이 건재하는한 21세기는 희망이 있으며, 삼보일배는 문명의 새로운 개벽을 여는 장정이 될 것이며 생명의 예언적 거사가 될 것이다. 새만금 간척을 강행하고 핵에너지에 의존하는 국가정책과 전쟁으로 약소국을 위협하고 새로운 살상무기로 인류평화를 위협하는 강대국 등이 새로운 각성에 의해 문명이 전환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축사를 하신 문규현 신부님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모든 종교가 자신을 버리고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온 세상 생명과 평화를 기원하며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지 못했던 우리 종교인들의 모습을 참회하고, 개벽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가 나섰다. 모든 생명의 아픔을 우리의 아픔으로 끌어안기 위해 마침내 종교가 깨지고 있다. 원불교 생일을 성당에서 축하하는 새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의 시작이며, 하나된 믿음으로 섬김과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세상을 열어가는 위대한 신앙, 원불교가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대각개교절을 축하하셨습니다.

원불교의 이런 행사를 성당 마당에서 거행하도록 허락해주신 용화동성당의 조규식 신부님은 "우리 성당에서 원불교의 가장 중요한 기념일 행사를 여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대종사님의 훌륭하신 뜻과 상생과 평화 정신을 잘 발전시키고 가르쳐 우리사회에 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여러해 동안 외국에서 지냈는데,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자연의 신비가 가득하고, 게·조개 등 각종 생물이 살고 있는 새만금갯벌은 다른 나라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갯벌이다. 이미 건설된 서해안의 방조제들은 차를 타고 빨리 가기에는 좋겠지만 엄청난 투자로 우리 국토를 파괴한 것이다. 방조제를 건설하고 공장을 세우는 등 가장 가치있고 아름다운 바닷가를 간척하고 있는데,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는 이를 원상회복해야할 과제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오늘의 삼보일배 순례에 참여해주셨습니다. 군산 성모양로원 정가밀라 원장수녀님과 신성국 신부님, 월간 원광 조정행 교무님, 아산 공세리성당 오남환 신부님과 교우 세분, 천안아산환경연합 이윤배 의장님과 이광영 도시환경위원장님, 차수철 사무국장님과 실무자 여러분, 인드라망생명공동체 백남석 집행위원장님과 이정호 사무처장님을 비롯한 실무자와 회원 여러분, 서울 문정동성당 마르첼리나 수녀님과 제대봉사자 일곱분, 매리놀외방정교회 하유설 신부님, 아산 용화동성당 조규식 신부님과 교우 사십여분, 당진환경연합 안효권 사무차장님, 전북대학교 교수노조와 민교협 고홍석·유제호·이중호·서윤석 교수님, 아산YMCA와 아산시민모임 실무자 여러분, 원불교 교무 이십여분 등 많은 분들이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사제로서의 양심과 신앙에 따라 3월 26일부터 4월 22일 사이에 이라크와 요르단에 다녀오신 신성국 신부님께서는 새벽에 오셔서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바그다드가 함락되기 직전까지 그곳에 계셨던 신부님은 "전쟁의 참상과 진실을 현지에서 가까이 볼 수 있었으며 후세인 동상을 무너뜨리고 환호하는 이라크 국민들의 마음에는 미국에 대한 강한 분노와 울분이 함께 존재한다며 미국이 전쟁에는 이겼지만 이라크 지배에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미국에 대한 진실을 올바로 알아야 한다. 미국이 전세계, 특히 중동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지 알아야 한다. 미국의 세계 지배 전략은 결코 세계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국의 정치적 권력과 경제적 이익만을 위한 것이다. 미국은 폭력적 방법을 사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가난한 나라의 자원을 착취하여 자신의 탐욕과 이익을 추구하는 나라이다.

UN의 승인도 받지 않고 독선과 독단·독재적 방식으로 전쟁을 일으켜 다른 나라를 지배하려는 미국이 어떻게 이라크의 후세인 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가져오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후세인이 이라크의 독재자라면 미국은 전세계의 독재국가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도 평화를 위해 단합하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어 한반도 평화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한다"며 미국을 강력히 비판하셨습니다.

새만금갯벌 살리기에 대해서는 "이라크에 있으면서도 늘 마음은 삼보일배 하시는 분들과 함께 있었으며, 이에 동참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었다. 이라크 침략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건물이 파괴되었는데, 파괴된 건물은 재건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연은 한번 파괴되면 복원이 불가능하다. 새만금갯벌을 살리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가치있는 일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전지구 공동체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반드시 중단되고 후손과 미래를 위해 새만금갯벌이 보전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하유설 신부님은 "여러 종교가 함께 하는 것이 제일 큰 의미가 있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던 지구를 존경하고 함께 지켜야하는데, 아름다운 하늘과 아름다운 지구에게 고맙고 존경한다는 뜻으로 절을 하시는 것같다. 우리는 지구 덕분에 살고 있으며, 우리가 지구를 지키면 지구도 우리를 지켜준다. 새만금갯벌에 대해서는 그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진짜 안되는 일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는 일이며, 많은 살아있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으면 그 자연 안에서 관광도 하고 즐길 수 있으므로 자연을 죽이는 것보다는 자연과 함께 살아야 경제도 발전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삼보일배 32일째인 오늘도 네분은 삼보일배 수행에 매진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은 예산 탈해사에서, 점심은 홍성 용봉사에서, 저녁은 새만금생명살리는원불교사람들에서 각각 마련해주셨습니다. 아산 용화동성당, 당진환경연합, 정음선 보살님께서는 과일과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후원해주셨습니다. 순례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오늘 온 길 : 아산시 도고면 - 신창면 (6km /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184.5km)
※앞으로 갈 길 : 아산 시내(온양) - 천안역(5월 3일) - 성환읍(5월 5일) - 경기도 평택시(5월 7일) - 오산시(5월 11일)
<일정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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