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사회 삼보일배 31일째 소식

편집팀( 1) 2003.04.26 01:02 추천:1

2003년 4월 27일 일요일, 삼보일배 31일째
구름이 옅게 끼어 조금 흐리다 맑음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삼보일배는 쉬지않고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이희운 목사님은 주일을 지키시느라 삼보일도(세 걸음 걷고 한번 기도하기)를 하지 않고 오전에는 예배를 드렸으며 오후에는 순례단을 따라 걷기만 하셨습니다.

▲땀을 닦는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김경일 교무. 그리고 주일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오전에 예배 드리고 걸으며 함께 한 이희운 목사.

목사님이 쉬시는 동안 푸름이기자단 몇몇 아이들이 성직자들을 따라 삼보일배를 직접 해보았습니다. 삼보일배 하시는 모습이 아이들 딴에는 재미있고 흥미있게 보였었나 봅니다. 어제 새만금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고, 새만금갯벌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으니 너도나도 새만금갯벌을 살리는데 동참하겠다며 삼보일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 이삼십분쯤 해보더니 얼굴이 새빨개지며 힘들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한비는 절을 몇십번 하고는 "이렇게 힘든데 저분들은 어떻게 버티시는지" 걱정합니다.

▲푸름이기자단 몇몇 아이들이 성직자들을 따라 삼보일배를 해보았습니다. 한 이삼십분쯤 해보더니 얼굴이 새빨개지며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성직자들이 그렇게 힘든 삼보일배의 고행을 잘 견디시는 것은 새만금갯벌에 살고있는 뭇 생명들을 살려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며 주변에서 지켜봐주시는 따뜻한 눈길과 격려 덕분일 것입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더욱 많은 분들이 순례에 참여해주시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오전 10시 45분쯤 아산시 신창면을 향해 가던 순례단 앞에 지나가던 차량이 한 대 섰습니다. 그리고는 차에서 한 분이 나오시더니 '신부님 힘내세요'라는 쪽지와 홍삼음료 한 상자를 길가에 내려두고 바로 사라지셨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를 지켜보는 순례단의 가슴에는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햇살이 나고 기온이 올라갔습니다. 네 성직자께서 흘리시는 땀방울도 많아졌을뿐만 아니라, 봄 햇볕은 얼굴도 그을리게 하고 눈에도 심한 피로감을 줍니다. 직접 내리쬐는 햇살도 눈부시지만 도로와 차창에 반사되는 빛도 매우 강렬하여 맑은 날에는 눈이 시리고 욱신거려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태어나서 한번도 색안경을 쓰고 돌아다녀본 일이 없는 저도 삼보일배를 지원하러 내려온 서울의 동료에게서 거의 뺏다시피 색안경을 빌려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님의 경우에는 시력이 매우 좋지 않으셔서 압축했어도 상당히 두꺼운 안경을 쓰시는데, 햇빛과 같은 강렬한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색안경을 쓰셔야 합니다.

'색안경'을 쓴다고 하면 괜히 부정적인 느낌을 주며,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세상도 색다르지만 색안경을 쓴 사람을 보는 시선도 색다르기 쉬운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인데 그늘 하나 없는 도로 위를 지나가는 삼보일배 순례단이 색안경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종교의 화합> 이희운 기독교 목사님과 천주교 수녀님 두 분 불교 신자님 두 분이 함께 어우러져 스님의 팔과 다리를 주물러드리고 있습니다. 각 종교 사이의 화해와 평화는 삼보일배 순례단에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제부터 순례에 참여하신 천주교모임의 장영예님과 풀꽃세상 회원 여러분은 아침부터 진행팀 일을 여러 가지 도와주셨고, 원불교 중앙총부 방길튼 교무님과 월간 원광의 오정행 교무님, 김현길 교무님, 박혜훈 교무님, 원불교 전북교구청의 오광선 교무님께서 오셔서 순례단에 힘을 주셨습니다.

문정현 신부님도 오셔서 순례단을 격려해주셨고, 조계종 중앙포교사단 자연보호실천위원회 이차환 위원장님등 열다섯 분이 순례에 참여하셨으며, 아산 용화동성당 조규식 신부님과 십여 분의 교우님들, 온양온천본당성당 최석용 신부님과 송엘리사벳 수녀님, 이십여 분의 교우님들, 전주에 계신 '우리는 선우' 회원 열다섯 분도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전주 '우리는 선우'의 오종근 교수님은 순례를 마치시고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먼 미래를 바라보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판단을 해야한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우리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늦은 오후에는 부안성당 교우들께서 삼십여 분 넘게 오셨는데, 거의 매주 문규현 신부님을 뵈러오셨다는 송명숙님은 "처음에는 삼보일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갈 길이 너무 멀고 시간이 많이 걸려 매우 안타까우며, 다른 교우들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정호승 시인은 '신도 외롭다'고 이야기했는데 신부님도 얼마나 외롭고 힘드실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신부님의 안부를 걱정하셨습니다.

오늘 아침은 예산 수덕사 선수암에서, 점심은 수덕사에서, 저녁은 예산 향천사에서 각각 마련해주셨습니다. 조계종 중앙포교사단 자연보호실천위원회와 용화동성당, 전주 우리는 선우에서는 과일과 물, 음료수, 아이스크림, 녹차 등을 후원해주셨습니다. 순례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정리 : 마용운)



※오늘 온 길 : 아산시 도고면 - 신창면 (5km / 새만금 해창갯벌에서 178.5km)
※앞으로 갈 길 : 아산 시내(온양, 4월 28일) - 천안 시내(5월 3일) - 성환읍(5월 5일) - 경기도 평택시(5월 7일) - 오산시(5월 11일)
<일정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