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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15년 차별, '너무 서러워'

임재은( 1) 2003.04.19 11:57 추천:1

전북대학교 병원 용역노동자들(시설관리 56명, 미화 70명, 주차 등)이 지난 15일 파업 출정식을 갖고, 복지부분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생활임금 보장, 유급휴일 근로에 대한 법정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쟁의행위 5일째를 맞고 있는 19일, 병원과 용역회사측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요구 안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북대 병원 용역 노동자들의 요구는 '비인간적인 차별대우를 이제 그만 해달라'는 것이다.

초봉 45만원,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거 없어

병원의 시설용역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초봉이 기본급 45만원,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의 임금은 76만원,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98만원이다. 이는 정규직 임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다 노동부 고시 최저 생계비 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또 주휴일 및 법정 공휴일 등의 유급휴일이 따로 없어 해당 근무자는 법정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고, 병원으로부터 받는 정규직의 의료비 감면 등의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복지후생 차원에서 정규직에게 지급되는 교통비, 식비 등이 비정규직에게는 전혀 지급되지 않아 서로 얼굴 맞대고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훤히 눈에 보이는 차별대우에 모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용역 노동자들은 "병원에서 일을 하다가 다치면 정규직처럼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15년만에 처음으로 휴일 근무 거부한 용역노동자

병원에서 시설용역노동자로 일하고 있고, 일반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희성 씨는 "대부분의 용역 노동자들이 한달 임금 55만원 받는데 여기서 4대 보험료를 공제하고, 교통비, 식비를 제하고 나면 40만원을 손에 쥐는데 이 임금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자녀 교육을 시킬 수 있느냐"고 한탄한다. 이어 "이번 투쟁을 맞아 많은 용역 노동자들이 '이제는 참을 만큼 참았고, 여기서 싸우면 쫓겨나기밖에 더 하겠냐, 끝까지 싸우자'며 투쟁 의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예로 병원에서 휴일 근무, 주말 근무 등에 법정 수당을 받지도 못하면서 하루도 일을 빼먹지 않던 용역 노동자 열 세 명이 '주말 근무를 하지 않겠다'며 처음으로 병원 측에 개별 통보를 하고 쉬기로 했다고 한다. 이들이 병원에서 일해온 15년 동안 한번도 없었던 일이다.

한희성 씨는 "이번 용역 노동자들의 투쟁에 병원 직원들도 '용역노동자들이 지금까지 병원에서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고 있는 줄을 몰랐다'고 이야기하면서 이번 투쟁에 많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재 15일 출정식 이후 부분 파업과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21일 전북대 병원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들의 요구에 대한 병원측과 용역회사측의 답변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 주간인권신문 [평화와인권] 3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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