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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25일째 소식 - 서울팀

편집팀( 1) 2003.04.19 23:28 추천:1

2003년 4월 21일 월요일, 삼보일배 25일째
맑지만 찬바람이 불어옴

어제 부활절 하루를 쉬고 새로이 길을 나섰습니다. 지난 사흘간 내리 흐리고 비가 왔었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맑게 갠 날입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삼보일배 하시는 분들에게는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오늘도 진행팀 위주의 단촐한 행렬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순례단이 아침부터 힘을 낼 수 있는 기분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광천읍내를 막 벗어난 길가 소공원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공원 관리 공공근로를 하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허리춤에서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 장을 꺼내주시는 것입니다. 애 많이 쓰신다며 자신이 하루 종일 땀 흘리신 대가보다 많은 돈을 주셨기에 순례단은 어쩔 줄 모를 정도로 고마와했습니다.

▲허리춤에서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장을 꺼내주시는 아주머니

점심 무렵이 되자 점점 많은 분들이 순례에 동참하셨습니다.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김근자수녀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점심을 준비해주셨는데, 대구·마산·광명·서울·부평·부천·주암·익산·군산·전주 등 전국에서 오셔서 오후 내내 함께 하셨습니다.

홍성YMCA 장성순 이사장님을 비롯해 실무자 여섯 분도 오셨습니다. 장성순 이사장님은 "새만금갯벌을 살리시려는 이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도 천수만이 있는데, A·B지구 가 다 막혀 어류 산란지로서의 기능이 사라지고, 천수만 전체가 썩어버렸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당장의 이익 때문에 장기적인 이익을 버리는 것일 것이다. 천수만 A·B지구의 방조제를 터서 천수만을 살리고 지역주민이 더욱 잘 살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개발이 되면 이익이 돌아온다고 새만금 간척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걱정하셨습니다.

이수금 전국농민회총연맹 전의장님과 신태근·김영근 전농 전북도연맹 전의장님, 김용호 의장님, 부안·정읍·고창·익산·군산 농민회장님들께서도 오셔서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이수금 전의장님께서는 "신부님과 스님께서 종교의 차이를 초월하여 함께 고통을 나누시는데 이를 통해 종교간에도 더욱 화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도 종교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한 가지 이유가 된다.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서는 국민 전체가 이 사업이 초래하는 환경파괴와 정부의 약속 안 지키기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나라를 망치고 농민들의 희생만 초래되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원칙대로 파기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삼보일배에 참여한 기다란 행렬

천주교 마산교구 해바라기쉼자리에서도 석혜진 선생님과 이은지·임혜진 두 십대 소녀가 왔습니다. 새만금 문제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던 아이들을 갯벌에서 조개도 캐도 머드팩도 한다고 꼬드겨 왔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순례단과 함께 걷는 것을 힘들어하고 짜증내면서 언제 돌아가냐고 보챘다고 합니다. 새카맣게 얼굴이 그을리고 수염난 신부님이 무섭고 이상해 보여 다가가지도 못했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플래카드도 들고 가고 쉬는 시간에는 신부님과 스님의 팔다리를 주물러드리기도 하다가 은지는 하룻밤만 자고 가자며 선생님을 조르기까지 했습니다. 온갖 이상한 유흥문화에 노출되어 어긋나기 쉬운 아이들이지만 삼보일배 순례에 참여하고 나서 새만금갯벌과 환경파괴 만큼은 막아야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더욱 예쁘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김일회신부님과 문정현신부님,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사무국장이신 양골롬바수녀님, 서울 상봉동성당의 주영숙 베로니카수녀님, 공덕동성당의 박고르넬리아수녀님, 서산태안환경연합 이평주 사무국장님, 서산 석림성당 김루갈다수녀님, 홍성YMCA 이사이신 유요열·문양로목사님, 고광성 민주당 홍성지구당 위원장님 등 많은 분들이 순례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오늘 아침과 저녁 식사는 일락사에서, 점심은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에서 준비해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홍성군 농민회에서는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주셨고 유요열·문양로목사님께서는 딸기와 음료수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과일과 음료수 등을 제공해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온 길 : 홍성군 광천읍 광천성당 - 구항면 마온리(7.5km)
※앞으로 갈 길 : 홍성군 홍성읍(4월 22일) - 예산군 예산읍(4월 26일) - 아산시(5월 1일) - 천안시(5월 5일)
<일정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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