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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21일째 소식 - 전북팀

편집팀( 1) 2003.04.17 10:19

4월 17일 목요일, 삼보일배(도) 수행 21일째 전북순례 9째 하루정리

오늘은 여름날 아침처럼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아침입니다. 그동안 아침이면 겨울철 잠바를 입었는데 오늘은 입을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오늘 아침은 부지런을 떨어 천막을 걷고 짐을 정리합니다. 제대로 씻지도 않은 얼굴로 춘포교회에서 마련해 준 아침식사를 합니다. 사택이 있기는 하지만 목사님이 거주 하시지 않고 공주에서 예배 보실때만 잠시 왔다 가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정성들여 아침식사를 일찍이 준비하신 할머니의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약간 맵기는 했지만 김치와 홍어탕이 별미였습니다.

짐정리가 다 되기도 전에 같이 도보순례에 참여할 여러분들이 찾아왔습니다. 오기주 민주노총 익산시지부장, 이승엽 만도노동조합 수석부지회장, 안효득 원광의대병원 사무장, 김은숙 민주노총 익산시지부 사무차장, 이석재 현대자동차 판매본부 익산분회장, 이성주 건설노동조합 익산지부장, 윤양금 전교조 익산시지회장과 춘포초등 교사 2명 등입니다. 여전히 조성천 교무님도 일찍 오셔서 짐정리를 하십니다.

8시 25분경, 삼보일배는 16명의 도보순례자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학교에 등교하던 초등학생 4명은 학교선생님이 도보순례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장난기 어린 얼굴로 쳐다보다가, 같이 걸어보라고 하자 도보순례에 참여합니다. 원불교 전북교구 오광선 교무님도 온 종일을 내어 참여하고, 농발게 홈페이지 운영자이신 허정균님도 출장이 끝나는 길에 잠시들러 사진촬영에 열심입니다.

노동일보 기자였던 이화정씨도 보입니다. 휴가를 내어 몇일동안 삼보일배에 참여한 후 다시 회사에 출근하였는데 사표를 내고 왔답니다. 삼보일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을까 걱정이 듭니다.

삼보일배 기도수행이 계속되는 곳은 농경지가 넓게 펼쳐진 전형적인 농촌지역입니다. 녹색의 보리밭이 주변에 펼쳐져 있습니다. 간간히 차들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그렇게 분주하지는 않습니다. 익산-삼례간 도로가 만들어 지면서 대부분의 차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은 조용하다 못해 삭막하기만 합니다. 몇몇 농민들이 나와 분주히 아침일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나이드신 어른들만 계십니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던 마을 주민 몇분이 삼보일배 수행을 보고 무슨 말인지 오고 갑니다. 이희운 목사님의 사모께서 새로운 바지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하십니다. 조용 조용 말이 오갑니다.

▲이희운목사님이 삼보일도 도중에 쉬고 있습니다.머리위에 선 핏발이 얼마나 힘든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떤곳을 바라보고 계시는 그 눈빛이 애절하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더운 시간인데도 삼보일배 기도수행은 계속되었고 휴식시간에 스님에게 수행하는데 편한 신발을 신형록씨가 사서 드렸습니다. 그동안 운동화가 불편하셨던지 얼굴에 화색이 도십니다. 기도수행 길에 익산천을 가로지르는 익산교를 건넙니다. 익산천은 돼지집단사육지인 왕궁축산단지에서 흘러나온 폐수로 인해 만경강 지류 중에서도 가장 오염된 하천 중의 하나입니다.

대략 한시간을 진행한 후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사천마을 주민들의 하락을 받고 2층 높이의 함례정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익산노회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먹었습니다. 단비교회 전병생 목사님이 직접 운전을 하시고 식사를 배달해 오셨습니다. 생산지가 정선인 쥐눈이 콩과 서리태 라는 검은 콩을 섞어 만든 흑두부와 순두부가 입맛을 돋굽니다. 이 두부는 '향약순두부'라는 곳에서 만드는데 지장수를 부어가면서 콩물을 만들고 간수로 바닷물을 이용하여 두부를 만든다고 합니다. 두부, 콩국수, 두유를 만들어 삼인당한의원 등에 판매하고 아토성피부 환자의 면역성을 높이는 둥 해독성분이 있다고 합니다. 뜻있는 분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잠시 만경강에 자전거를 타고 가보니 강물은 제수문에 의해 갖혀 있습니다. 낚시꾼들 모습과 아직 남아있는 철새들의 소리만이 들립니다. 67세의 할아버지께서 열심히 들께를 추리고 계십니다. 한가로운 모습입니니다.

식사 후 낮잠과 휴식을 취하고 1시 58분경 다시 오후 일정을 시작합니다. 오후부터는 완주경찰서에서 교통통제를 해줄 것입니다. 익산-삼례간 도로로 올라와 한 차선을 점유하며 삼보일배를 진행하는데 문정현 신부님이 급하게 달려오시더니 비디오촬영에 바쁘십니다. 거의 매일 잠시라도 들르셔서 비디오 촬영을 하십니다. 여러 활동을 하시면서 직접 촬영과 편집을 하시고 인터넷 신문 '참소리'에 올리는 등 대단히 정력적인 활동을 하십니다. 삼보일배 기도수행자들의 손을 힘있게 잡으시고 말씀을 나누십니다.

해전교차로를 건너 호남고속도로 지하도를 지나 삼례역앞으로 진입합니다. 무더운 날씨여서 잠시 땀을 닦기도 하면서 수행을 계속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시는 지도 모르고 삼보일배는 계속되었습니다. 무아지경 속에서 하시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참가했던 군산노동자의 집의 여은정씨도 다시 삼보일배를 찾았습니다.

4시 50분경, 삼례역에 도착한 후 삼보일배 하루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삼례역은 동학농민전쟁때 동학군이 모여 들어 삼례봉기를 했던 곳으로 아직도 이를 증명하는 비석들이 남아 있습니다. 삼례역앞에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우리 일행을 지켜봅니다. 저 분들에게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비쳐질까. 할일 없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보여질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우리의 뜻을 이해하려 하실까.
▲삼례역 도착 기념사진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오늘의 숙소인 원불교 삼례교당에 들어섭니다. 조경수로 심어 놓은 여러 나무들이 반기고, 소정인 주임교무님과 정용선 교무님, 고석성 교도회장님과 고문님들께서 반가이 맞아주십니다. 전교조 완주군지회 박명호 지회장님이 직접 딸기 두박스를 사가지고 오셨습니다.

저녁식사는 문정현 신부님이 제공하셨습니다. 전화로 세분의 성직자님들에게 안부를 전하십니다. 식사 후 젊은연대 소속 강인애 한의사와 전북청년한의사회 소속의 송기율 한의사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찾아와 치료를 해 주었습니다.

성직자들은 숙소에 찾아온 우석대 학생 5명과 함께 녹차를 나누어 먹고, 이후 성직자님들끼리 종교에 대한 열띤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정리 : 주용기 새만금사업중단전북사람들 상임집행위원장)



※수행구간 : 익산시 초포교회 - 해전교차로 - 완주군 삼례역(6km)
※숙소 : 원불교 삼례교당
※내일 구간 : 삼례역앞 - 삼례전주간 도로 - 전주시 동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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