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정부가 파업시 사법처리와 손해배상 등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철도 노동자들의 20일 총파업이 다가오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익산 기관차 노조가 지난 16일부터 익산역 뒷켠에 천막을 치고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며, 조합원 사복착용. 아침 대국민선전전 등을 진행하고 있어 현장을 방문했다.

'국민철도 사수, 생존권 사수'라는 글귀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천막농성장에 모여 파업투쟁일정을 논의하고 있던 조합원들은 파업투쟁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기염을 토한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그냥 난게 아닙니다. 차량 뒷부분에 기관사를 태우지 않는 1인승무제만 아니었다면 피해가 그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10년 사이 절반가량의 인원감축과 1인승무제 실시의 여파는 익산 기관사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몇년사이 기관사 인원은 30여명이 감축돼 현재 170여명. 오히려 늘어난 열차 운행을 위해 실질적으로 의무화되고 있는 1인승무제는 기관사들의 피를 말린다.

▲익산역. 몇년사이 철도수는 늘어났지만 철도기관사는 100여명 가까이 인원이 단축됐다.

게다가 24시간 맞교대로 가족들과 휴가 한번 제대로 갖지 못하는 노동자들. 오늘 새벽 2시에 출근해서 오전 7시에 일이 끝났지만 밤 12시에 또 일을 나가야 한다는 한 노동자는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가득하다. 지난 14일 과로사로 사망한 한 대구기관차 노동자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철도안전운행과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 그리고 인력감축과 민영화에 반대하며 예고되고 있는 철도노동자들의 총파업에 정부와 철도청은 작년 2월 약속했던 이행사항도 어겨가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일의 총파업 투쟁은 피해갈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16일부터 익산역 뒷켠에 세워진 천막농성장


▲오전 10시 익산역 앞의 대국민 선전전


▲ 김영만 지부장
전국철도노조 익산 기관차 김영만 지부장 인터뷰

▲ 익산철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어떻습니까?

현재 노동자들의 인원은 기관차 170여명, 차량 85명 등 운수, 시설 노동자들을 제외하고는 약 250여명 정도입니다.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하고 있어서 여가시간 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연가 사용권도 거의 실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 노동강도가 높은데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시설 부분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근골격계질환을 많이 호소하고 있고, 차량 부문과 승무 부문 노동자들은 쇳가루가 날리는 환경이기 때문에 소화기와 호흡기 장애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특히 승무 쪽은 청각장애가 많은데요. 퇴직자들 중에는 청각이상으로 장애등급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현재 철도노조의 요구안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의 요구는 크게 ▲ 1인 승무철회 및 현장 부족인력 충원 ▲ 철도안전 위협하는 외주 용역화 철회 ▲ 해고자 복직 ▲ 가압류, 가처분 등 노조탄압 중지 ▲공공철도 건설 다섯가지입니다. 이 5대요구안 인력충원 등 세개 사항이 작년 파업 후에 합의한 거지만 실시가 안되고 있습니다.

▲ 이번 투쟁에 정부가 강경대응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등으로 승객의 안전마저 위협하는 열악한 노동조건이 많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측면에서 우리의 요구가 설득력을 많이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투쟁에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노무현 정부의 개혁의지의 시험대로 판단합니다. 투쟁을 가로막는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전에 발언한 것들. 새정부의 국정과제 등의 내용이 허구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 20일까지 투쟁일정에 대해 말해주세요.

18일까지 3일간 천막농성, 사복착용투쟁, 대국민 선전전 등을 전개한 후 19일 총파업 전날에 전국 5개의 지방본부에 거점별로 집중해 20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가 있다면...

우리의 투쟁은 임금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며칠 전에도 대구 기관사 한명이 사망했습니다. 현장인력이 부족하고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입니다. 기관사들의 과로와 열악한 인원은 국민들의 안전한 철도이용마저도 어렵게 만드는 일입니다. 국민을 위한 공공철도로 거듭나기 위한 저희들의 투쟁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