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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북의 4월은 연극의 계절

토로( 1) 2003.04.11 21:13

전북의 4월을 연극 무대가 화사하게 밝힌다.

군산과 익산을 무대로 활동하는 두 극단이 이번 주 올해 첫 작품을 올리며 관객을 만나고, 제19회 전북연극제에 참여한 다섯 극단도 16일부터 20일까지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매일 저녁 새로운 작품을 올린다. 지난 겨울 한껏 몸을 움츠렸던 전주시립극단도 26일과 27일 온 몸을 재끼고 기지개를 쫙 편다.


공연날짜 | 장소 | 극단명 | 작품명 / 작가 / 연출
14일∼30일 | 군산 근로자복지회관 아트홀 | 놀이터 | 아기돼지 삼형제 / 제이콥스 / 최균
15일∼18일 | 익산 솜리예술회관 소극장 | 작은소·동 | 돼지와 오토바이 / 이만희 / 송유억
16일(수) |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 명태 | 사로잡힌 영혼 / 이상현 / 최경성
17일(목) |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 황토 | 막차 탄 동기동창 / 이근삼 / 박병도
18일(금) |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 토지 | 하얀 목련­창작초연 / 최솔 / 최솔
19일(토) |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 하늘 | 봄이 오면 산에 들에 / 최인훈 / 조승철
20일(일) |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 창작극회 | 상봉­창작초연 / 최기우 / 류경호
26일∼27일 | 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 | 전주시립극단 | 소시민의 결혼 / 브레히트 / 장성식


■ 아동극 ‘아기돼지 삼형제’


군산 교육극단 ‘놀이터’는 14일부터 30일까지 근로자복지회관 3층 아트홀(군산 산북동)에서 제이콥스의 명작동화를 재구성한 아동극 ‘아기돼지 삼형제’(최균 연출)를 올린다. 지푸라기 집, 나무 집, 벽돌 집에 사는 아기돼지 삼형제와 늑대의 이야기…. 뻔한 이야기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관객과 함께 율동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오프닝과 마술, 손가락 인형, 풍선불기, 난타 등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소품을 준비했다.

아기돼지 삼형제 역에 박지윤·김성진·김영희씨가 출연하고 엄마돼지와 늑대 역은 심선영, 편성후씨가 맡았다. 평일 공연은 어린이 집·유치원 등 유아단체 예약공연 위주로 진행되고(11시·13시) 토·일요일 공연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14시·16시) 이번 공연 일정이 끝나면 김제·부안·서천 등을 돌며 순회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시간 40분. 문의 063)468-2130

■ ‘돼지와 오토바이’


익산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극단 ‘작은소·동’(대표 이도현)도 15일부터 18일까지 솜리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극작가 이만희씨의 대표작 ‘돼지와 오토바이’(송유억 연출)를 제14회 정기공연작품으로 올린다.(매일 늦은 7시 30분)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괴롭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중년 사내의 이야기다.

사내 역에는 이문구씨가, 사내의 처는 안혜영씨가 무대에 서고 극단 대표인 이도현씨가 의사·간호사·원장수녀·술집여자·검사·변호사·박경숙 등 일인다역으로 출연한다.

이번이 첫 무대인 이문구씨(45)는 이리중학교 물리교사. “극중 배역인 중년사내가 영어교사인 점을 착안 평소 연극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이씨를 모셔왔다”는 이도현 대표는 “아직 감정을 풀어내는데 차고 모자람은 있지만 열정만은 경력배우 못지 않다”며 익산에 근사한 중년 연기자가 탄생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연출 송유억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실패한 삶을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어하지만 과거의 상처로 망설이고 있는 인간의 연약한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의 016-650-9832/011-9921-9177

■ 제19회 전북연극제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매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제19회 전북연극제(대회장 박병도). 올해 참여한 극단은 ‘명태’(대표 최경성)‘황토’(대표 박병도)‘토지’(대표 최솔)‘하늘’(대표 조승철)‘창작극회’(대표 류경호) 등 다섯 단체다.

지난해보다 한 개 극단이 줄었지만 연극인력 부족과 빠듯한 제작비 등 예년에 비해 악재가 많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성의껏 무대를 꾸려낸 극단들의 수고에 우선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창작초연 작품은 ‘하얀 목련’(토지)과 ‘상봉’(창작극회) 두 작품이다.

첫 무대를 장식할 명태의 ‘사로잡힌 영혼’(최경성 연출·이상현 作)은 몰락해 가는 조선 왕조와 근대화라는 과도기 속에서 많은 기행에 관한 일화를 남긴 화가 오원 장승업의 예술적 고뇌와 깨달음을 보여주는 작품. 명태의 첫 역사극이다. 윤태원·정상식·성상희·이지순·강지애씨 등 14명의 배우가 무대에 선다.

황토의 ‘막차 탄 동기동창’(박병도 연출·이근삼 作)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밀려난 두 노인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성찰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강성호·김은호·김희영씨가 출연한다. 초연작품인 토지의 ‘하얀 목련’(최솔 연출·作)은 종갓집 맏며느리 삼대가 삼십 년에 걸쳐 겪게되는 애증과 화해에 초점을 맞췄다. 공경선·최애규·최희영씨 등 세 배우가 삼대로 출연한다.

하늘의 ‘봄이 오면 산에 들에’(조승철 연출·최인훈 作)는 문둥병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와 오해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소외돼 깊은 산 속에 숨어사는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 안대원·박선영·권오현·신유철씨 등 11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마지막 작품은 초연작품인 창작극회의 ‘상봉’(류경호 연출·최기우 作). 북으로 송환된 비전향장기수의 남쪽 가족들이 갖게 된 또 다른 그리움과 이 땅에 사는 이들의 채 가시지 않은 아픔을 담고 있다. 유영규·홍석찬·김영주·김순자·공동규·이영경·이혜지·주서영씨 등 14명의 배우가 무대에 선다.


박병도 회장은 “지난해 전국연극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전북이 이번 연극제를 통해 다시 한번 지역 연극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을 수상한 극단은 6월 충남 공주에서 열리는 제21회 전국연극제에 전라북도 대표로 출전한다. 시상식은 21일. 아쉽게도 올해는 티켓을 할인해 주는 사랑티켓제도가 시행되지 않았지만 각 극단의 관극회원으로 가입하면 할인된 값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문의 063)277-7440

■ ‘소시민의 결혼’

4월에 피는 꽃 중 물망초(勿忘草)라는 풀꽃이 있다. 잊지 말라는 풀! 화려한 색도 없고 그렇다고 좋은 향도 없는 꽃이지만 홀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소녀와 같이 부드럽고 연연하다. 애연한 이름부터 사랑스럽다.


전주시립극단도 4월의 끝머리에 아름답고 싱그러운 꽃으로 관객과 소통을 시도한다. 하늘빛 그 꽃은 교육극·서사극으로 알려진 브레히트의 ‘소시민의 결혼’(연출 장성식).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일 이 달 26일과 27일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에서 피울 올해 첫 정기공연 작품이다(오후 4시·7시, 4회 공연). 한동안 얼어붙었던 흉금을 털어 내고 피우는 꽃이기에 더 값지다.

브레이트의 초기작인 ‘소시민의 결혼’을 선택한 것부터 연극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배우들의 모양새가 돋보인다. 선택된 작품은 “연극이란 관중을 즐겁게 하는 예술”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것, 그리고 이와 결부되어 삶의 즐거운 면이 독특하게 부각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주된 내용은 소시민의 결혼식 축하연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국영숙·백민기·서유정·안대원·염정숙·전춘근·정경림·최균·홍자연씨를 비롯해 지난 3월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식구로 결합한 김영주·김정영·이병옥씨 등이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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