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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17일째 소식

편집팀( 1) 2003.04.11 23:17 추천:1

2003년 4월 13일(일), 삼보일배 17일째
구름은 없었지만 황사로 희뿌옇게 흐림. 낮에는 따뜻했지만 밤이 되면서 기온이 떨어짐

아침부터 약한 황사 때문에 온 세상이 희뿌옇게 보입니다. 먼지 때문에 숨쉬기가 불쾌하고 잔기침만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삼보일배 하시는 분들도 절을 하시면서 잔기침을 많이 하십니다. 힘겨운 모습으로 가쁜 숨을 쉬시는데, 마음 같아서는 방독면이나 산소호흡기라도 달아드리고 싶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셔야할텐데 아스팔트에 깔린 매연과 먼지를 계속 들이마시니 호흡기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다행히, 먹는 음식은 주변 성당과 사찰, 교당과 교회, 지역 시민·환경단체에서 정성껏 맛있게 준비해 주셔서 잘 먹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점심에는 멀리 경남 함양의 금선사 신도님들께서 순례단에게 한끼 식사를 대접해 드리려고 무려 세 시간을 자동차로 달려오셨습니다. 어느 분은 며칠전 모방송국에서 방영된 삼보일배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며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며 꼭 건강을 잘 살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헤어질 때에도 몇 분은 순례단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시며 눈물을 훔치시기도 했습니다.

환경연합 회원으로 구성된 노래단 '솔바람'도 점심 무렵에 순례단을 찾아주셨습니다. 어제 저녁 부안성당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새만금갯벌의 뭇생명과 함께 하는 생거부안 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순례단을 위해서도 '도요새',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거나 함께 불러 기운을 북돋워주었습니다.

▲환경연합 회원으로 구성된 노래단 솔바람도 순례단을 찾아주셨습니다. 어제는 부안성당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었고 오늘은 순례단을 위해 도요새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스님과 신부님도 솔바람의 노래를 들으며 즐거워 하셨습니다.


솔바람은 지난해 11월말에 '더 늦기 전에'라는 제목의 정기공연을 했었는데, 환경연합의 회원모임인 만큼 공연의 주제로 삼을 환경사안을 찾아 고민하다가 주제를 새만금갯벌로 정했다고 합니다. 마침 부안성당에서 매달 정기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기에 솔바람이 그 첫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어제 공연은 매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는데, 백여명에 가까운 주민분들이 오셔 박수도 많이 쳐주시는 등 호응이 좋아 노래불렀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기뻐하는 것같았습니다. 게다가, 유치원 아이들의 풍물과 수화노래까지 곁들여 더욱 흥겨운 자리였다고 합니다.

솔바람 회원들은 오늘 아침에 새만금방조제 공사가 시작되는 지점 바로 옆에 있는 해창갯벌에 들러 갯벌을 발바닥으로 느껴보기도 했다는데, 김성우 회원님은 그 갯벌을 보면서 "왜 막을까? 그렇게까지 개발하고 싶을까?" 한탄하면서 "인간이 얼마나 탐욕스런 동물인지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민명숙 회원님은 "스님과 신부님께서 이토록 힘든 고행하시면서 지키고자 하시는 것들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올해 처음으로 개구리를 보았습니다. 작고 예쁜 청개구리였는데, 개구리도 돌아다니고, 개나리·진달래·벚꽃이 활짝 피는 것을 보면 봄이 오기는 오는가 봅니다. 그런데, 저녁만 먹고나면 천막 안에 하얀 입김이 호∼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밤에는 춥고 낮에는 덥고, 한동안은 이런 일교차 때문에 계속 고생할 것같습니다.

▲자운영 꽃입니다. 봄이 되자 산에 들에 예쁜 꽃들이 많이 피어납니다.


하여간, 오늘도 휴일이라 많은 분들이 순례단을 찾아주셨습니다. 군산에서 여섯 시간을 밤새도록 걸어 순례단을 찾아오신 신유준님도 계셨고, 전남 장흥환경연합 위의환 의장님과 임원, 회원 등 여덟 분은 싱싱하고 맛있는 키조개를 가지고 세시간 반을 달려 순례단을 찾아오셨습니다. 풀꽃세상 회원 세 분과 미군장갑차여중생살인사건범국민대책위원회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님도 오셨고, 당진환경연합 김병빈 사무국장님도 가족과 함께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오후에는 부안성당의 수녀님과 신도 이십여 분도 순례에 참여하셨고, 문정현신부님도 순례단을 방문하여 격려해주셨습니다.
대신, 그동안 삼보일배 진행을 위해 많이 애써주셨던 이광재님과 문현옥님은 순례단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오늘 아침과 저녁은 보령 주교면의 세원사에서, 점심은 경남 함양의 금선사 신도님들께서 마련해주셔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순례에 참가하시거나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정리 : 마용운)



※오늘 온 길 : 충남 서천군 비인면 사무소 소재지 - 보령시 주산면 야룡리(7km)
※앞으로 갈 길 : 보령시 주산면 야룡리 - 웅천읍(4월 13일) - 대천(4월 17일) - 주교면(4월 18일) - 주포면(4월 19일) - 청소면 - 홍성군 광천읍(4월 20일) <일정은 날씨와 기타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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