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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다섯째날 소식

편집팀( 1) 2003.03.30 22:30 추천:4

2003년 4월 1일 화요일 삼보일배 5일째
오전에는 흐리다가 오후부터 갬, 오후에는 더위를 느낄 정도임

어느새 삼보일배 닷새째입니다. 수경스님은 다리를 계속 저시지만 무릎이 어제보다는 약간 나아졌다고 하십니다. 다른 분들은 큰 이상 없이 삼보일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는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진행팀원들도 사흘·나흘을 지나면서 조금씩 지쳤습니다. 발도 아프기 시작하고 아무데나 앉으면 잠이 쏟아집니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것도 이렇게 피곤한데, 삼보일배하는 것은 초인적인 일일 것입니다.

어김없이 오전 6시에 일어나 세수하고, 천막 걷고, 아침을 먹은 순례단은 8시에 새로운 길을 나섰습니다. 10시가 조금 지나 동진강을 지나 김제시 죽산면으로 들어왔습니다. 드디어 삼보일배의 시작인 부안구간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동진대교를 지날 때 마침 썰물 시간이었는지 동진강 하구의 넓은 뻘이 멀리 드러났습니다. 그 위로 일찍 우리나라를 찾아온 도요새 무리가 가끔씩 날아다닙니다. 부리가 길쭉하게 아래로 휜 마도요도 보입니다. 이들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3박4일을 쉬지않고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에 찾아온 귀한 손님들입니다. 시베리아에서 짝을 짓고 알을 낳아 번식하러 가는 길에 쉬어가는 새만금갯벌이 이들에겐 가장 중요한 중간기착지인데, 새만금 간척사업이 강행되고 갯벌이 사라지면 도요새들은 어디에서 지친 날개를 쉬어갈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부안을 지나다보면 곳곳에 '아름다운 부안'이라는 대형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말로는 아름다운 부안을 이야기하지만, 가만히 두어도 충분히 아름다우며, 세상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자연환경, 새만금갯벌을 생돈을 쏟아부으면서 파괴하다가도 또 무슨 아름다운 부안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우스운 노릇입니다.

오전 늦게쯤에는 세계 3대 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국제본부(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 리카르도 나바로 의장님이 오셨습니다. 이전에도 문규현신부님과 수경스님을 뵌 적 있는 나바로 의장님은 여섯 성직자님들의 초인적인 삼보일배 고행에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고행은 너무나 놀랍고 경이로운 행동입니다.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이 환경보전을 위해 이토록 헌신하고 있으니 새만금갯벌은 반드시 지켜지리라 믿습니다. 이에 참여하면서 제가 큰 힘을 얻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국제적으로도 매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새만금갯벌은 국제적으로도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캠페인을 통해 함께 지켜나갈 것"이라고 나바로 의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김제시 죽산면 소재지에 천막을 치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7킬로미터 가량 왔는데, 삼보일배를 수행하신 성직자들께서 많이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특히, 오늘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전 공동대표이셨던 김제 요촌성당 주임신부이신 김진용신부님께서 오셔서 하루종일 삼보일배를 함께 하셨고, 인근 천주교 성당과 원불교 교당의 성직자와 교인들을 합하여 80여분이 삼보일배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아침과 원불교 부안교당에서 준비해주셨고, 점심은 계화도 등대횟집 사장님께서, 저녁은 전주 우아동성당에서 마련해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음료수와 과일, 빵, 계란 등을 전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온 길 : 부안군 동진면 - 김제시 죽산면
앞으로 갈 길 : 김제시 죽산면 - 김제시 만경읍(내일) - 김제시 청하면 - 군산시 대야읍 - 충남 서천시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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