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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여섯째날 소식

편집팀( 1) 2003.03.31 23:29 추천:1

2003년 4월 2일(수), 삼보일배 6일째
옅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많이 덥지는 않았으며, 바람이 세차게 붐

삼보일배 엿새째인 오늘도 무사히 일정을 마쳤습니다. 김제시 죽산면에서 성덕면 소재지까지 5.3킬로미터의 길을 왔는데 다행히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다니기에는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삼보일배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새 신을 신고 길을 나서셨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엿새만에 신에 구멍이 나고 앞꿈치가 닳아 오늘은 삼보일배 하시는 성직자 다섯 분께 새 신을 사드렸습니다. 장갑도 한 분이 하루에 한두 켤레씩은 손가락에 구멍을 냅니다. 길바닥에 엎드리고 절하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일인가 봅니다.

지금 순례단이 지나고 있는 김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만경평야와 김제평야, 너른 두 들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그 들판을 보면서 들과 논과 쌀을 생각했습니다. '만'경평야와 '김'제평야와 같은 넓은 들을 '새'로 만들겠다는 사업이 바로 '새만금' 간척사업입니다.

간척사업으로 인한 쌀 증산이 최대의 과제였던 과거의 농업행정이 낳은 것이 바로 새만금 간척사업입니다. 쌀이 남아돌아 돈을 줘가면서 논을 놀려야하는 처지인데, 10년도 더 전에 논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새만금 간척사업을 수조원을 더 들여가면서 강행하겠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그 대가로는 또다른 귀중한 식량자원인 수산물 생산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말입니다. 또한 그 갯벌에 의존해 살고있는 어민과 동물들은 어떻게 살아야할 지 그것도 걱정입니다.

김제 들판을 보면서 뒤숭숭한 생각에 잠겨있는데, 예쁜 꼬마천사들이 나타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성심유치원 아이들 25명이 수녀님과 함께 왔는데, 신부님을 보자마자 달려와 손에손에 들고온 귤과 토마토를 드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신부님 다리도 주물러드리고 힘 내시라고 노래도 불러드리자 신부님은 한결 기운차 보입니다.



오후에는 김제에 있는 대안학교인 지평선중학교 학생 20명이 선생님들과 함께 와서 삼보일배에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새만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왁자지껄하던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다섯 성직자들의 삼보일배를 직접 지켜보고서는 조용히 행진에 참여하면서 쉬는 시간에는 다섯 분의 팔다리를 주물러드리기도 했습니다. 사람다운 배움을 찾아 집을 떠나온 이 학생들은 지평선이 탁 트인 김제에서 공부하며 '맑고 밝고 훈훈하게'라는 학교 교훈처럼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을 보살필 줄 알도록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많은 아이들과 학생들, 성당과 교당의 성직자와 신도 등 80여분이 삼보일배 순례에 참여하셨습니다.

아침·점심·저녁을 다 부안성당에서 마련해 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많을 때에는 50여명이 함께 밥을 먹기도 하는데 이를 준비하느라 애쓰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또, 많은 분들이 음료수와 과일, 빵 등도 을 전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쟁은 막고 새만금은 살리고!



오늘 온 길 : 김제시 죽산면 - 성덕면
앞으로 갈 길 : 김제시 성덕면 - 김제시 만경읍(내일) - 김제시 청하면 - 군산시 대야읍 - 충남 서천시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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