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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진] "새 살과 생명으로 피어나도록..."

최인화( 1) 2003.03.02 01:17 추천:1

산을 깍아 갯벌을 메우는 새만금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안 해창 갯벌에 세워져 있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 각계의 기도의 집.

3일 천주교정의구현전주교구사제단 신부들과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이 기도의 집 앞에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미사'를 올렸다. 2001년 5월 기도의 집이 세워지며 종교인들의 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미사가 어느덧 100회를 맞은 것이다.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갯벌을 살리기 위한 기도를 갖고 새 정부에게 "새만금 사업 중단을 선행한 후 친환경적 발전방안을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새만금사업중단을 촉구하는 단체들은 오는 4일에서 6일까지 독일의 갯벌 전문가를 초청해 새만금사업 중단과 대책을 논의하는 한독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100회 미사에 참여한 사제단 신부들과 신자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기도


▲준비해 온 기도문과 성명서를 함께 읽고 있는 신자들




▲미사가 끝난 후 고기와 떡을 나누어 먹는 모습


▲밀물과 꽃샘추위로 파도가 높게 일은 해창갯벌과 새만금지킴이 장승 풍경


새만금 갯벌 살리기 기도문
--- 하느님 말씀으로 생겨난 모든 생명은 사람들의 빛입니다.(요한 4,4)


세상 만물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느님.
당신으로부터 너무도 멀리 떨어져 나온 저희를 용서하소서.
저희는 당신이 손수 빚으시고 "참 좋구나" 하시며 기뻐하신
조화와 평화의 세상을 저버려 왔습니다.
저희는 하늘과 땅을 갈라 놓았습니다.
어둠과 빛을 깨고, 낮과 밤을 흐리게 했습니다.
육지와 바다를 파괴했으며, 흘러야 할 것을 막고
창공의 새들과 온갖 고기의 씨를 말렸습니다.

세상 만물 속에 깃들어 계신 하느님.
당신의 육신을 끊임없이 상처내고 죽여온 저희를 용서하소서.
저희는 자연으로부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착취해 왔습니다.
그저 묵묵히 받아주길래 자연에 대한 고마움도
공존해야 할 필요도 몰랐습니다.
언제까지 원하는 대로 무한히 내주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당신께서 육화하신 그 피조물들 위에 군림하며,
그것들이 죽어가며 고통스럽게 외치는 소리를 거부해 왔습니다.

세상 만물의 숨결이신 생명의 하느님.
저희로 하여금, 저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 생명들의 허덕이는
숨소리를 외면하지 말게 하소서.
갯지렁이의 몸짓 하나에서도,
작은 조개 하나에서도, 또 도요새의 날개 짓 하나에서도
그것들이 품고 있는 거대한 생명의 신비를 결코 놓치지 않게 하소서.
대대손손 의지하며 살아온 삶터를 잃는 어민들의 눈물과 비탄 속에서

하느님, 당신의 고통을 보게 하소서.
갯벌을 잃고 함께 죽어 가는 육지와 바다와 산도 보게 하소서.
결국은 시멘트 건물과 아스팔트 위에 홀로 남아,
영혼의 외로움으로 죽어갈 인간의 미래 또한 부디 알게 하소서.

세상 모든 것을 조화와 평화로 이끄시는 하느님.
더 이상 파괴와 절망이 아닌,
새 살과 생명으로, 희망으로 피어나는 새만금 갯벌이 되게 하소서.
죽어가는 갯벌의 생명들이 모두 일어나 기쁨의 춤을 흐드러지게 추는
새만금 갯벌의 부활사건을 믿는 이 시간, 저희들이 되도록
그리하여 저희가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가는 백성이 되도록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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