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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유행했던 신민요는 당대의 보편적인 대중과 생산자들이 우리 것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려는 실험과 시도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라는 논문이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 신민요에 대한 연구는 암울한 시대상황에서 저항과 항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변질과 잡종으로 이해하는 것이 기존 연구의 대체적인 입장이었다.

장유경 교수(32·서울대)는 한국민요학회(회장 류종목·동아대) 제9회 동계전국학술발표대회에서 “지금까지 신민요 연구는 생산·수용과정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신민요 작사·작곡가들은 자생적인 민요와 대중의 생활 감정에서 조선의 모습을 찾고 순수하게 조선의 혼을 복원하려는 기획의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자생적 민요에서 조선의 혼 복원"

그 예로 시인 유도순의 ‘조선타령’·‘낙화삼천’(작곡 전기현/노래 강홍식)과 ‘이어도’(작사 김능인/작곡 문호월/노래 김연월) 등을 들며 “향토미와 조선색이 넘치는 이 노래들은 조선 국토에 대한 순수한 찬양과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신라와 백제에 대한 회고 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신민요는 토속민요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 한동안 토속민요를 발굴해 양악반주에 맞춰 재창조한 노래도 유행했다”며 “단순한 염원을 넘어 일제에 대한 일종의 재치 있는 반항으로 볼 수도 있다”고 제시했다.

15일과 16일 전북대학교 인문대학1관에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신한민보 수록 민요의 특성과 의의’(최은숙·경북대), ‘청춘가의 수용과 전승양상’(김혜정·남원국립민속국악원), ‘북한의 민요 수용태도와 통속민요의 행방’(한정미·강릉대) 등 신민요와 대중가요의 관계를 밝히며 20세기초 민요문화를 진단했다.

또 전지영·김인숙·이윤정·배인교(정신문화연구원), 이영일씨(전북대) 등이 모심는 소리·논매는 소리를 중심으로 각 지역 노동요의 문학·음악적 특징을 공연예술의 측면에서 고찰하기도 했다.

토론자로는 강등학(강릉대), 박애경(동국대), 이보형(문화재전문위원), 이창식(세명대), 명현(남원국립민속국악원), 정원호(서울대), 박위철(부산대), 김성식(전주역사박물관), 김경희씨(서울국립국악원) 등이 참여했다.

이번 대회는 특히 기존 연구에 일침을 가하는 젊은 학자들의 주장이 두드러졌고 구비문학적 시각뿐 아니라 국악·문학적 시각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져 한국 민요문화를 진단하는데 한 단계 앞선 모습을 보였다.


* 필자는 전북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 언론과 온라인을 통한 소통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전북일보 문화면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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