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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촛불집회가 전북에도 상륙했다. 4일 저녁 전주시내에 있는 오거리광장에서는 ‘민주주의 유린, 국정원 규탄 전북지역 촛불집회’가 열렸다. 장마의 영향으로 오후부터 쏟아지는 비는 촛불집회가 예정된 저녁에도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번 촛불은 전주권에서 열린 첫 집회였다.

 

 

이번 촛불집회에는 약 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쓰고 촛불에 불을 밝혔다. 페이스북 그룹 ‘마실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의 모임 마실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주시민 이은(가명, 42)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정원의 범죄와 박근혜 정부의 태도에 자존심이 상했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범죄는 국민이 알고 일어서야 할 문제”라면서 촛불집회 참가 동기를 밝혔다.

 

 

중2와 초4학년의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소개한 최기정(46)씨는 “촛불을 든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에게 반칙없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떳떳한 부모가 되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대선개입을 본인이 한 것도 아니면서 아이에게 왜 부끄러움을 느끼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씨는 “나도 학창시절 독재와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것을 보고 기성세대를 많이 비판했다”면서 “지금 내가 기성세대가 됐는데 학생 때 비판했던 그 시절을 돌려준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소 혼란이 있어도 정의가 바로서야 한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이 확실히 밝혀진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 아니면 정중히 사과라도 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교사들도 많이 동참했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송욱진(29)씨는 “학급에서도 권위를 내려놓고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국가정보기관이 민주주의를 헤치는 것을 보면서 걱정이 돼서 참여했다”고 소신있게 밝혔다.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송효은(가명, 50)씨는 “최근에 아이들이 ‘서울대에서 시국선언을 했는데 방송에 안 나와요’라며 물을 만큼 관심이 많다”면서 “최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뉴스를 오히려 쉽게 접한다. 학생들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관심 없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약 1시간정도 이어졌다. 집회에 앞서 전북여성단체연합은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과 진실을 밝히는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검은 우산에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달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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