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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주시내버스 2개사 노조(신성여객, 전일여객)와 회사가 7일 오전 11시 50분 노동부 전주지청(지청장 이성희)에서 조인식을 갖고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11시 50분경, 제일여객을 제외하고 신성과 전일여객이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서로 단체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전주시내버스 5개사가 지난 2010년 민주노총에 집단 가입하고 파업을 벌인 지 793일만이다. 단체협약에는 ‘징계위원회 구성 동수, 전임자 임금지급, 퇴직금 문제’ 등 지난 1일 합의한 잠정합의서를 기초로 하는 것이다. 이날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 민주노총 각 지부는 6일까지 찬반투표를 진행, 조합원 약 97%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당초 이날 신성, 전일과 함께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했던 제일여객 사업주는 6일 불참을 통보하고 조인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7일, 오전 10:00] 전일여객 대표만 나와, 단체협약 체결에 먹구름

 

민주노총과 신성, 전일, 제일여객 사업주들은 지난 1일, 노동부 전주지청장실에서 만나 5시간의 교섭 끝에 단체협약 잠정합의서를 도출하고 단체협약 조인식은 7일 오전 10시에 갖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약속된 7일 오전 10시, 조인식 장소인 전주지청장실에는 전일여객 문용호 대표만 나와 단체협약 체결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이런 우려는 전날 이미 감지되었다.

 

▲단체협약 조인식이 예정된 7일 오전 10시, 신성과 제일여객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조인식 현장은 무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늦은 신성여객 대표와 달리 제일여객 대표는 끝내 조인식에 불참했다.

 

이성희 전주지청장은 “지난 1일 5시간에 걸친 잠정합의 당시 민·형사상 고발과 관련된 것은 부속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는데, 어제 오후 갑자기 제일여객에서 불참을 선언했다”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 조인식을 갖자는 것인데”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전날 제일여객의 불참 선언은 민주노총에도 전해졌다. 정태영 공공운수노조 버스협의회(준) 사무국장은 “이번 주 월요일부터 팩스 도착 소리만 들으면 사측의 불참 공문은 아닐까 깜짝 놀라곤 했다”면서 “제일의 불참 소식에 조합원들의 분노는 상당했다”고 어제 상황을 전했다.

 

잠시 후, 10시 10분.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던 가운데 신성여객 이재성 대표이사가 조인식 현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제일여객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성희 지청장은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안 굳어지네”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창석 민주노총 전북본부 사무처장은 “오늘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오후 1시부로 4차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전하며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10시 20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신성여객 이재성 대표이사가 ‘통상임금과 임금체불’과 관련한 노조의 소송을 철회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부속합의서’를 제시하며 조인식을 잠시 뒤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부속합의서’는 노조의 통상임금과 교섭해태에 관한 손해배상 소송과 사측은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배상을 서로 취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조인식은 뒤로 미뤄지고, 신성여객 노·사는 현장에서 비공개 교섭을 이어갔다.

 

▲10시 20분, 신성여객 대표의 부속합의를 위한 비공개 교섭 제안으로 조인식은 뒤로 미뤄졌다.
 

 

이성희 지청장은 “지난 2010년 8월 복수노조 설립 벌어진 노사대립으로 고소고발이 이어졌다”면서 “단체협약에는 이를 정리하는 조항이 없어 부속합의로 따로 정리를 할 예정이었는데, 신성과 제일이 정리가 안된 것 같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신성 사측이 요구하는 통상임금 소송 취하는 근로자의 임금과 관련 있기에 노조가 양보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인식이 뒤로 미뤄지고, 신성여객 노사가 다시 교섭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이 초조하게 현장에서 기다렸다.

 

[7일, 오전 11시 50분]
신성, 막판 교섭 후 임금 제외한 소송 취하 합의
제일여객 사업주, “노·사 합의정신 거부하는 것 아냐. 빠르게 교섭 열고 합의하겠다”

 

신성여객 노·사의 막판 교섭은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되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막판 교섭을 통해 노조가 제기한 ‘임금 및 통상임금 소송’을 제외한 기타의 소송은 취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를 마련하였다.

 

그 사이 이성희 지청장은 제일여객 사업주와 전화 통화를 통해 설 명절 이전에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지청장은 “제일여객 사업주가 지난 1일 잠정합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안문제(전임자 임금과 운전자 보험금)만 정리하면 내일까지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내부 논의를 통해 11시 40분경까지 나타나지 않는 제일여객을 제외하고 신성과 전일만 우선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제일여객은 민주노총이 다수 노조로서 조합원에 대한 탄압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전일과 신성이 단체협약을 체결한 마당에 쉽게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성과 전일여객 대표가 단체협약에 도장을 찍고 있다.

 

조인식은 11시 50분경 시작했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이 단체협약을 위해 버스노동자들은 지난 3년간 힘겹게 투쟁했다”면서 “이제 새롭게 노사가 나아가자. 노동자는 시민의 발이 되고, 회사는 우리 노동자가 희망과 자긍심을 갖도록 도와 달라”고 전했다.

 

신성여객 김영호 분회장과 최정범 전일여객 분회장도 “그동안 일 잊고 상생하자”면서 “열심히 일 할테니 회사도 노조를 가족처럼 생각해달라”고 전했다. 문용호 전일여객 대표와 이재성 신성여객 대표이사도 “모두가 고생했다”면서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자”고 화답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이상무 위원장이 단체협약에 도장을 찍고 있다.

 

대표자들의 발언이 끝나고 신성과 전일여객 노·사는 단체협약에 각자의 도장을 찍고 서로 교환했다. 조인이 끝나자 주변의 박수가 이어지고, 남상훈 민주노총 버스지부장은 “793일만에 단체협약을 쟁취했다”면서 “전북고속, 호남고속, 시민여객, 제일여객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이번이 버스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희 지청장도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이번 합의가 전북지역에서 복수노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주시내버스 3개사 단체협약서

 

한편, 이날 불참한 제일여객은 8일 노조와 교섭을 열고 통상임금 체불과 각종 임금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교섭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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