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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내 아들 죽인 삼성의 사과 받아 낼 것”

윤지연( newscham@newscham.net) 2011.02.21 19:24

돈 이면 다 되는 줄 알아? 돈이면 이건희가 주현이 살려낼 수 있어?”


천안 삼성전자 LCD 노동자로 일하다 지난 1월 11일 자살한 고 김주현 씨의 유족들이 강남 삼성 본사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경찰과 삼성, 그리고 노동부 까지 막강한 권력 앞에서 그들의 소리는 사회에 크게 전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참세상]

 

더군다나 그들은 40일간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시신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또한 오는 28일은 김주현 씨의 49재이지만, 사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유족들은 21일 오전, 1인 시위를 위해 삼성 본사를 찾았지만 건물 앞을 지키는 경비들과 실랑이가 붙어 또 한 번 상처를 입어야 했다. 김주현 씨의 누나는 “삼성이 내 동생을 죽였다. 너희도 동생이 죽는다면 가만있을 수 있겠느냐”며 “삼성이 사과만 했어도 이렇게까지는 안 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지난 40여 일동안, 천안 삼성 공장을 비롯한 길거리에서 1인 시위와 선전전을 진행 해 왔다. 또한 노동부와 면담도 해 보고 집회도 개최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은 사건 은폐에만 힘을 쏟고 있으며, 경찰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 역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주현 씨의 모친은 “분명 삼성은 과실치사와 자살 방조 등의 책임이 있지만, 사과는 커녕 책임을 방조하고 있다”며 “또한 삼성은 출퇴근 카드조차 주지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김주현 씨는 기본급 100만원에, 잔업특근으로 월 3~400만원을 수령해오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 하루 12~15시간의 근무를 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휴무를 보냈다.


때문에 그는 생전이었던 작년 11월 초부터, 직장 상사로부터의 스트레스와 장시간 업무를 호소하며 “밥도 제때 먹지 못할 정도로 일이 힘들다”며 토로해 왔다. 심지어 감광제 등의 화학물질을 취급하며 발과 다리에 피부질환을 앓기도 했다. 유족들은 삼성에 김주현 씨의 죽음에 회사의 과도한 업무와 산업재해 등이 연관 있다고 보고, 삼성 측에 김주현 씨의 출퇴근 카드를 요구했지만 삼성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삼성은 김주현 씨가 자살을 시도할 당시의 CCTV 일부만 편집해 공개하고 있으며, 사망 당일 고인의 부친을 모텔로 데려가 위로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에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유족들은, 삼성의 사과가 선행되지 않을 시 지속적인 투쟁을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씨의 모친은 “삼성전자 공장장이 뒤늦게 조문에 왔지만, 사과 한 마디 없었고 경찰은 제대로 된 수사에 착수하지 않으면서 빨리 합의를 보고 끝내라고 이야기한다”며 “우리는 삼성이 과실과 자살방조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본사 건물 안에 들어가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는 “이것은 주현이만의 문제가 아닌, 여기 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닥칠 수 잇는 문제”라며 “피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를 개처럼 취급하고, 돈을 쌓아 올리는 삼성에게 끝까지 사과를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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