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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 노동자 유가족들 질질 끌려나 "이건희 나와라"

우용해( cmedia@cmedia.or.kr) 2011.03.07 11:03

55일째 차가운 영안실에 있는 고(故) 김주현 씨의 영정을 부여안고, 고인의 부친 김명복 씨가 6일 서초동 삼성본관으로 향했다. 삼성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암으로 자식과 가족을 떠나보냈던 유가족들과 함께였다. 이건희 최고경영자와 김주현 씨 사망사건 해결을 위해 대화를 해자는 것. 하지만 유가족들이 삼성본관에 발을 딛자마자 경비들이 폭력적으로 이들을 맞았다. 삼성본관 앞에서 유가족들의 “이건희 사장이 나와 해결해라”는 절규가 메아리쳤다.

 

 

 

영정을 가슴에 안은 유가족들이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 본관이 가까워질수록 침묵이 흐르고 발걸음만 빨라졌다. 유가족들은 회전문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자마자 경비들은 회전문을 제지하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방금 유가족이 들어간 본관 안으로 그 누구도 들어갈 수 없었다. 짧은 시간 동안 본관 안에서는 유가족에 대한 경비들의 제지가 폭력으로 변질되고 있었다. 힘없는 여성과 노인인 유가족들에게 일방적인 폭력일 뿐이었다. 본관 회전문 안쪽은 금새 아수라장이 되었다.


본관에서 사지를 들린 채 끌려나온 고 황민웅 씨의 부인 정애정 씨는 “사람을 때리고 발로 차고, 사람들 안 보이는 곳에 있으면 죽일 것 같다.”며 “사랑하는 남편이 죽었는데, 집에만 가만히 있으라는 거냐. 사람이 수십 명이 죽었는데 해명을 해야지… 우리가 뭘 잘못 했길래 이토록 매몰차게 대하느냐. 이것이 대한민국이 맞느냐.”고 절규했다.

 

끌려나온 유가족들은 “이건희, 이재용 나와라. 언제까지 방관 할 건가. 수십 명의 죽음에 대해 잘못이 없다면, 없다고 해명이라도 해라. 왜 숨기려고만 하는가.”, “우리는 포기 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울부짖었다.

 

 

고(故) 김주현씨의 부친인 김명복 씨는 손에 피를 흘린 채 끌려 나왔다. “이게 삼성이 우리에게 해주는 답인가. 이건희 나와라.”며 피 흐르는 손을 연신 유리벽에 치며 오열했다. 정신과 육체적 쇼크를 받은 김 씨는 연신 가슴을 치며 그 자리에 쓰러져 급히 강남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얼마 뒤 삼성이 신고해 도착한 경찰은 삼성 측의 얘기만 듣고, 정작 다치고 상처 입은 유가족의 말은 듣지도 않았다. 유가족들이 경찰에게 항의하자 뒤늦게 경찰이 도착해 유가족에게 “불법집회를 하고 있으니 어서 돌아가라. 아니면 연행하겠다.”고 했다. 유가족은 “노동자 다 죽이고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은 가만두고, 대화 좀 하자고 온 우리한테 무슨 불법을 이야기 하는가. 우리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가. 여기가 정말 민주공화국 맞느냐.”며 항의했다.


결국 유가족은 삼성과의 어떤 대화도 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고 황유미 씨의 기일에 유가족들에게 남겨진 것은 부서진 영정사진과 찢겨진 옷가지들뿐이었다.


한편, 쇼크로 엠블런스에 실려 갔던 김주현 씨의 부친 김명복 씨는 현재까지 강남성모병원에 있다. 반올림 관계자는 "천안에 있는 아들의 장례식장 근처 병원으로 옮기길 원하고 있으나 혈액 검사 결과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어 강남성모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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