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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저탄소 녹색성장? 원자력, 대안 아니다

허정균( 1) 2011.04.22 15:49 추천:9

원자력은 청정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빨간불을 끄는 기술은 아직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준위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는 방법은 여전히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못합니다.”

 

일본의 반핵운동가이자 시민과학자인 다카기 진자부로가 1992년 도쿄에서 강연 중에 한 말이다. 그의 이 예언은 20년 뒤 현실이 나타났다. 대지진 뒤에 덮친 후쿠시마 원전 비극의 핵심은 바로 끄고 싶어도 마음대로 끌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통제가 불가능한 불인 것이다.

 

이 책은 후쿠시마 대지진이 일어나기 두 달 전인 1월에 출간되었다.(환경재단 도요새) 원자력 이용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를 염원하는 7명의 젊은 생태사회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토론을 거쳐 내놓았다.

 

책은 2부에서 원자력의 네가지 의혹에 대해 답하고 있다. 원자력은 청정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은 반감기가 수만년이 넘는 방사성 물질인 폐기물을 남긴다. 따라서 에너지 문제 이전에 환경문제이다. 또한 전세계의 확인된 우라늄 매장량은 2007년 현재 297만톤으로 연간 세계 우라늄 수요량 6만9100톤으로 나누면 대략 50년 정도이다.

 

원자력은 경제적이지도 않다. 1980년대 후반 이후 구미 국가들이 새로운 원전 건설을 중단한 채 낡은 원전들의 수명 연장을 거듭하는 이유는 주로 그 지역 원전들이 사기업들이기 때문이고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1978년 가동한 한국의 원자력 발전 1호기인 고리원전도 수명을 2018년까지 10년 연장하였다. 원전의 경제성은 발전단계만이 아니라 우라늄 채굴과 정련, 부지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 단계도 따지고 관리비용, 천문학적인 원료 재처리 비용 등도 감안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도 다량 방출된다.

 

원자력은 안전한가? 안전하다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들의 어이없는 실상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게 한층 더 명백해졌지만, 그전부터 원전 인근지역의 유아 사망률, 선천성 기형아, 암 발생률 등의 통계수치들은 원자력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걸 이미 보여주었다. 그리고 원전 보유국들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한국도 2009년까지 원전 가동을 중지해야 할 정도의 사고가 423건이나 된다. 2007년에만 12회 가동 중지로 인한 손실액이 490억원에 달했다.


책은 ‘원자력 르네상스’를 원자력 ‘신화’의 르네상스라고 말한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쇠퇴하던 원자력산업이 다시 부흥한다는 주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손쉽게 달성하려는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원자로 20기가 가동 중이며 22기를 더 건설해 2030년도에는 원자력발전의 비율을 59%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기치가 등장한다.

 

책은 그렇다고 당장 원자력을 포기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그게 과연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할지, 대안은 없는지 등을 소수 공급자들간 담합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사회적 공론화 작업을 통해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기사제휴<부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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