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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고속 파업투쟁 409일, 전북고속 버스노동자에게 두 번째 설이 찾아온다. 지난 1월 20일 금요일, 설을 앞둔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는 전북고속 파업 해결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지난 11월부터 꺼지지 않는 촛불. 설 명절이라고 쉬는 법은 없다.

 

 

“면목이 없고, 염치도 없어 가족들이 기다리는 설 명절에도 우리는 이곳을 지킬 것이다. 아직도 법에서 인정한 파업과 노조인정 판결도 무시하고 버티면서 노조원들 회유하고 노조를 파괴하려는 황의종 사장 때문에 또 설을 천막에서 보내게 된다는 것이 원망스럽다.”

 

황태훈 전북고속지회 사무국장은 마이크를 잡고 설 명절에도 가족에게 가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다른 날보다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으로 바쁜 전주시외버스터미널, 그 분주한 모습 때문에 전북고속 노동자들의 촛불은 더운 쓸쓸해보인다.

 

 

▲황태훈 사무국장

“1년이 넘어간다. 재작년 추운 겨울 시작한 이 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함께 살고, 함께 나누는 평등세상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함께 투쟁을 시작한 6개 버스회사는 모두 해결되었는데, 전북고속은 뭐가 잘났다고 이렇게 노동자를 힘들게 하냐”

 

버스파업 시작부터 노구의 몸을 이끌고 현장과 거리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잡아주신 이석영 선생님이 설을 앞두고 촛불문화제 현장을 찾았다. ‘평등세상’을 강조하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시고 노동자들에게 한다. 그러나 선생님의 시선은 전북고속 사무실이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에 가 있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소박한 요구와 소박한 삶을 살아온 버스노동자들이다. 인간이라면, 사람이라면 황의종 사장은 추운 겨울에도 이렇게 촛불을 들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서 따뜻한 물이라도 한 잔 대접해야하지 않느냐?” 

 

이석영 선생님의 말에 모두가 숙연해진다.

 

▲이석영 선생님

 

작년 말, 단체교섭 관련 재판에서 전북고속 노동자들을 또 한번 승소했다. 법원은 여전히 전북고속 버스노동자들의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을 인정해줬다. 그러나 1주일에 한 번씩 단체교섭을 하자는 전북고속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북고속 사측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설 연휴로 인해 바쁘다”

 

이런 말로 교섭을 회피한다는 전북고속, 이 말을 듣는 버스노동자의 심정을 어떨까?

 

 

민족 대명절 설이다. 수 백만대의 차량이 사람들을 고향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중에는 버스노동자들도 있다. 설 연휴도 반납한 채 버스를 모는 노동자들, 그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명절은 더욱 풍족해진다.

 

그렇게 수 십년동안 명절을 도로에서 보냈던 버스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위해 파업을 선택했다. 그 대가가 1년 이상동안 천막에서 보내야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가 노동자들에게 너무 야박한 것은 아닐까? 

 

▲버스노동자에게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소중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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