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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ㆍ중ㆍ동종편, 우리에겐 무슨 일이...

박민( malhara21@hanmail.net) 2011.01.17 17:51

구제역파동으로 어수선했던 지난 12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전체회의를 열어 종합편성채널사업자로 매일경제티브이(매일경제) 채널에이(동아일보) 씨에스티브이(조선일보) 제이티비씨(중앙일보)를, 그리고 보도전문채널사업자로 연합뉴스TV(연합뉴스)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미디어법 처리과정의 불법성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권한쟁의심판청구에 대해서는 기각하는 정치적 판결을 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편사업자 승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던 조중동종편은 드디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여론시장 장악에 혈안이 된 이명박정부로서는 환호성이 터졌을 법 하다. 하지만 과연 그 환호성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다수의 언론학자들이 ‘승자의 저주’를 예견하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어찌됐든 조중동종편의 현실화는 언론계 전반에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특히 여론시장의 불균형 심화가 우려된다. 조선, 중앙, 동아를 포함하여 매일경제까지 모두 4개의 신규종편이 등장하고, 역시 정권의 충직한 나팔수를 자임하는 연합뉴스의 보도채널 진출까지, 하나같이 보수일색이기 때문이다. 이미 신문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조중동이 지상파방송에 버금가는, 오히려 여러 가지 특혜를 통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 종편시장에 진입했다는 사실은 지상파방송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든 현 시점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산업으로서의 미디어시장 자체의 격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사실상 전적으로 광고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방송영역에서 새로운 경쟁사업자의 등장은 기존의 광고시장 쟁탈전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예견되는 변화는 시청률경쟁의 가속화다. 방송영역의 공익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미 조중동 종편에게 부여될 각종 특혜-특히 심의규제 완화는 지상파에게까지 공익규제를 해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시청률이 담보되지 못하는 각종 공익프로그램들은 시장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각종 광고규제완화-중간광고, 광고규제품목 해제 등-는 시청자의 시청권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다. 

 

또 하나는 상대적 약자인 취약매체의 문제다. 극심한 시청률경쟁과 약탈적 광고시장 환경에서 지역방송 등 취약매체의 위기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이들의 생존기반을 잠식하는 일련의 변화가 진행된 마당이다. 다매체환경과 미디어랩 체제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으로 민영미디어랩의 도입은 현행 KOBACO 본사에 의한 연계 판매 분 35.6%를 연차적으로 완전 감소시킬 것이 뻔하다. 여기에 막강한 여론영향력을 무기로 한 복수 종편채널의 등장은 기존 지상파방송의 광고시장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소 약 8.53%에서 최대 36.80%까지 기존 채널의 광고수입이 줄어든다는 거다.

 

더 큰 문제는 서울에 있는 지상파방송3사가 줄어든 광고매출을 충당하기 위해, 상대적 약자인 지역지상파방송사에게 전파료 수익배분이나 광고수익배분에서 우월적 지위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노예계약에 가까운 네트워크 협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역방송의 미래는 이제 바람 앞의 촛불이다.

 

그렇다고 조중동 종편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매체수는 늘어나지만 광고시장은 커지지 않는, 전체 산업규모에 연동되는 광고시장의 비탄력성 때문이다.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이 승자의 저주를 예견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조중동종편의 미래가 아니다. 그들로 인해 초래될 언론 생태계의 파국이 문제다. 한번 훼손된 공익적 가치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 조중동 종편에게 주어질 각종 특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의규제 완화, 중간광고 등 지상파와의 각종 비대칭규제는 말할 것도 없고, 황금채널, 종편 먹거리용 수신료 인상 등 온갖 불법적, 탈법적 특혜를 막아내는 데 관심과 힘을 모을 때다.

 

[덧붙임] 박민님은 전북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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