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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6일 한진중공업 김진숙 조합원의 85호 지브크레인 고공농성, 2월14일 금속노조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 한진중공업지회 채길용 지회장의 CT-17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등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선 투쟁이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김진숙 조합원의 고공농성도 70여일이 지나고 두 임원의 고공농성도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지난 1월17일 부산지법은 크레인에서 철수하지 않은 김진숙 조합원에게 1일 100만원의 벌금을 결정했고 한진중공업은 1억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14일 현장조합원 172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중 두 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정리해고자는 170명이다. 400여명의 정리해고 대상자들 중 230여명은 이미 2월14일 이전에 희망퇴직을 한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14일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고 곧바로 직장폐쇄와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다. 탄압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 2월22일 금속노조부양지부 문철상 지부장, 정혜금 사무국장, 한진중공업지회 채길용 지회장, 정홍형 조직부장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250여명의 조합원들을 '가택무단침입죄' 등의 명목으로 고소하고 소환장이 날아들고 있다. 또 채길용 지회장을 비롯한 노조간부 11명을 상대로 51억8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진중공업지회는 산자와 죽은자 구분 없이 현장거점농성에 돌입했다. 거점농성에는 전체 조합원 830여명 중 67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간접부서 인원과 산재자들을 빼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거점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지회는 매일 오전 9시 조합원 보고대회, 시민선전전과 기자회견, 전체 조합원 교육, 매주 월,수,금 오후7시30분 고공농성장 앞에서 야간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3월7일에 이어 14일부터는 2차 서울 상경투쟁에 돌입하면서 18일 예정된 한진 주주총회와 19일 '한진중공업 분쇄, 책임자 처벌, 부산경제살리기 부산시민대회'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한진 조합원들 "집행부는 이 투쟁을 돌파할 수 있는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민주노총부산본부는 16일 한진중공업 CT-17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장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어 "한진중공업이 아무리 회유하고 협박해 분열을 획책해도 우리는 단결한다"며 "노동자의 정과 깡다구로 정리해고 분쇄 투쟁의 마지막 남은 1부 능선을 넘어 승리의 장엄한 순간을 크레인 동지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민주노총부산본부가 모금한 1454만원 투쟁기금이 한진중공업지회에 전달됐다.


민주노총부산본부 윤택근 본부장은 "제게 날아온 고소건이 8건 정도 된다. 한진중공업 전체 조합원들에게 소환장이 날아들고 있다. 또 돈 가지고 조합원들을 우롱하고 이게 안되니까 아파트 퇴거, 직장들 동원해서 명품회식 등으로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있다"며 "한진자본이 아무리 회유하고 협박 해 분열을 획책해도 우리는 단결한다. 승리의 9부 능선은 이미 넘었다. 노동자의 정과 깡다구로 1부 능선을 넘어가자"고 호소했다.


이어 "아깝게 놓쳤던 소중한 우리 동지들을 모으자. 전화해서 모이도록 하자. 민주노총이 승리의 1부 능선을 함께 넘겠다"며 "19일 부산시민대회에 모든 역량을 투여하겠다.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서 마지막 남은 1부 능선을 넘어 정리해고 분쇄의 장엄한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크레인 동지들과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하철노조 박양수 위원장은 "부산지하철 조합원들은 한진의 역사가 투쟁의 역사고 승리의 역사라고 기억하고 있다"며 "투쟁의 화신이 크레인에 올라가 있다. 한진 조합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연대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이 투쟁 반드시 승리하리라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우리가 힘들어하는 것 이상으로 저 위에서 매일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매일 아침마다 기상해서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그래도 지상에 발이라도 딛고 자유롭게 다니면서 푸념이라도 늘어놓고 있다"며 "매일 이렇게 지도자들을 생각하고 그 이상으로 투쟁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그런 마음으로 간다면 이 투쟁은 승리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85호크레인 앞으로 이동, 율동과 노래, 결의발언으로 이어졌다.


부산노보텔노조 정주희 부위원장은 결의발언을 통해 "김진숙 동지가 열 번 스무 번 생각날 때 한 번 온다. 민주노총 4만 조합원들이 이 자리에 한 번만 온다면 이 싸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지들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동지들이 승리해야 백화점이나 마트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우리 써비스직 노동자들에게 화내지 않고 인상쓰지 않고 수고한다고 격려할 것 아니냐? 제조업 노동자들이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에게 힘내라고 웃어주는 것이 연대고 동지애"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김진숙 조합원의 힘찬 구호를 함께 외치며 마무리됐다.


85크레인 아래에서는 크레인 사수대 조합원들이 이 투쟁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고 있었다. 임원들 간담회 때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한 조합원은 "5월에 암벽에 있는 배가 나가면 우리는 이 크레인만 지켜야 한다. 뭔가 이 투쟁을 돌파할 수 있는 전망을 집행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 조합원은 "해고자 170명을 살려내기 위해 우리가 투쟁하고 있지만 집행부는 남아 있는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조남호는 정말 가정파괴범이다. 3월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4월이 되면 내 마음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분쇄 투쟁의 돌파구와 전망을 집행부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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