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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의 조합비 유용과 현대차의 무차별 대량 징계 등 가장 어렵고 힘든 조건 속에서도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그동안의 혼란을 딛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투쟁을 위한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23일 오후 6시 지회 교육관에서 29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지회 운영과 2차파업을 이끌어갈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4박5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대의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비상대책위 "신임 임원 당선 전까지 2차파업 지도, 교섭권 없고 주요 사안 대의원대회에서 결정"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이상수 전 지회장은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지회장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규칙에는 지회장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대의원들의 동의를 거쳐 윤석원 사무국장이 임시의장을 맞아 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지회 임원 보궐선거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임 임원 당선 전까지 지회 운영과 2차파업을 이끌어 갈 비상대책위원장을 인준하며 비상대책위원은 사업부 2인으로 한다"고 결정했다.


비상대책위 위원장에는 이웅화 4공장 부대표가 선출됐고 각 사업부에서 1인의 비대위원을 선출했다. 나머지 1인은 조합원들의 의견과 사업부 회의를 거쳐 선출하기로 했다.

 

"우리의 투쟁방향은 8대요구안 쟁취다"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수락연설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연행될지는 모르겠다. 끝까지 간다. 자본가들의 꼬리를 절대 놓지 않겠다 다짐했다. 어떤 투쟁 전술이든 여러분들과 함께 믿고 결의하고 투쟁했으면 좋겠다"며 "4대 의제에 얽매이는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고 우리의 포기할 수 없는 투쟁 방향은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8대 요구안 쟁취다. 8대 요구안은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우리 절박한 요구이고 900만 비정규직의 이해를 대변하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고 징계를 철회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의 투쟁도 이에 맞춰 강고한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조합원들이 많이 어렵고 흔들리고 있는 시기인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동지이고 운명공동체다. 내가 무너지만 동지가 무너진다. 사쪽의 이탈 공작에 흔들리지 말고 노조로 강고하게 뭉쳐야 한다. 제가 많이 모르지만 비대위원들과 함께 8대 요구안 쟁취를 위해 모든 노력과 희생을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지회 임시대의원대회는 선관위 구성을 결정하고 선관위 구성과 선거일정은 비대위로 위임했다. 선관위 구성과 선거일정이 비대위로 위임됨에 따라 선거일정은 불법파견 철폐투쟁의 향방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비대위는 보궐선거를 통해 신임 임원이 당선되기 전까지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2차파업을 준비하고 지도하는 투쟁지도부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또 이상수 지회장이 사퇴함으로써 일체의 권한이 비대위원장에게 넘어오지만 교섭권은 없다고 결정했다.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4박5일 양재동 상경투쟁 치열한 토론 끝에 결정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4박5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두고 대의원들 사이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현장조합원들과 충분한 소통 없이, 조합원들 사이의 통일된 방향 없이, 현장의 동력을 끌어올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상경투쟁은 무리다"는 견해와 "사쪽에서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 대응하지 않고 상경투쟁조차 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할 것이다. 회사가 모든 것을 동원해 탄압하고 있는데, 회사가 싫어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징계자들만 올라간다고 해도 인원이 많고 그 인원으로라도 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상경해서 싸워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섰다.


논쟁은 징계 국면을 돌파해가는 하나의 수단으로 상경투쟁을 조직하자는 쪽으로 모아졌다. 현대차의 무차별 징계가 평조합원들까지 확대되고 있고 조합원들과 노조간부들이 분리되고 있으며 현대차의 물리력에 의해 기본적인 현장활동조차 봉쇄되고 있는 상황이 조합원들의 동의를 끌어냈다.


최우정 조합원은 "총회 때는 징계가 시작되는 초기였다. 상경투쟁 빌미로 징계 확대될까봐 우려했다. 선진적인 부위가 공장 밖으로 쫓겨나는 것이 손실이기 때문에 반대했다. 하지만 징계가 확대되고 있다"며 "제 생각은 상경투쟁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고려할 것은 현장이 공동화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상경투쟁에 해고된 60여명의 동지들, 정직자들 해서 충분한 대오가 형성될 것이다. 이 동지들을 중심으로 상경투쟁을 조직하자. 일반 조합원에게 상경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다. 분열이 커진다. 상경투쟁을 결의하되 그 중심은 공장 밖으로 밀려난 동지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응효 대의원은 "해고자 중심으로 해야 되는지 묻고 싶다. 가겠다는 조합원도 있다. 이들을 막을 수 있는 권리는 없다. 갈 수 있는 조합원들을 제재할 수는 없다"며 "전체 조합원들에게 공지했으면 좋겠다. 갈 수 있는 조합원들은 상경투쟁 가야 한다. 25일 상경투쟁이 현장과 분리되지 않는 상경투쟁이 될 것이다. 상경투쟁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다. 갈 수 있는 조합원들은 결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윤석원 대의원은 "스스로 자기결의를 밝히면서 양재동 상경투쟁에 가는 것이다. 다수의 대의원들이 상경투쟁 가자고 하고 있다. 사업부 대표 동지들이 각 업체 파악하고 부담없이 이야기 듣고 상경투쟁의 방식과 전술은 비대위원들이 모여서 구체적으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서울 상경투쟁 결정하고 세부적인 전술은 비대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대의원들의 동의를 물어 만장일치로 4박5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결정했다.

 


금속노조 특별회계감사 요청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19일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합비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회 임원은 23일까지 모든 사실을 공개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를 위해 노덕우 수석부지회장, 최정민 사무국장, 이상수 지회장을 면담했다"며 "이상수 지회장은 노래방 1번, 매곡 임대아파트 입주시 부족한 보증금을 조합비로 사용한 후 변제했고 생활비 부족으로 조합비를 일부 사용했으나 70만원을 변제하지 못한 사실을 금속노조와 박민호 법규부장에게 밝힌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덕우 전 수석부지회장은 20일 면회에서 조합비 1400만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정민 전 사무국장은 20일 오후 면담에서 노덕우 수석부지회장 1400만원, 이상수 지회장 70만원, 정대세 조합원 25만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회 임원은 횡령에 연루된 지회장을 배제하고 전체 조합비와 투쟁기금 사용 내역을 22일 저녁에 수령해 검토했으나 조합비 통장거래 내역을 확인하지 못한 결과 횡령과정에 대해 전반적인 보고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회는 "임시대의원대회에 이은영 사무차장이 2월18일까지 정리한 투쟁기금 사용 내역과 최정민 전 사무국장이 정리한 조합비 사용 내역 전체, 통장거래내역서 사본 전체를 공개하고 대의원 동지들의 검토를 거쳐 조합비 횡령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확인하고자 한다"며 " 또 이미 자체적인 감사로 이번 횡령 의혹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금속노조의 특별회계감사로 철저히 밝혀내고 감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제기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임시대의원대회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금속노조에 특별회계감사를 요청하고 감사 결과를 전 조합원에게 공개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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