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노동/경제 현대차 아산 비정규직 197명 공장밖으로 내몰려

정재은( cmedia@cmedia.or.kr) 2011.03.23 14:01

현대차 아산공장 사측의 2차 대량 징계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없는충남만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22일 오전11시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싹쓸이’ 징계를 규탄함과 동시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같은날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는 온양온천역 광장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현대차 10여개 하청업체는 지난 3월 3일 자행된 1차 대량 징계에 반대해 4일간 전면파업 및 부분파업에 동참한 비정규직을 2차 대량 징계했다. 1차 징계 당시 정직, 감봉을 받았던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해고, 정직으로 징계 강도를 높였다.


이로써 1, 2차 징계자는 해고 39명, 정직 158명으로,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절반 이상이 중징계를 당해 공장 밖으로 내몰렸다.


회사측의 중징계 방침은 징계 수용과 노조 탈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방식으로 진행돼 더 문제가 되고 있다. 노조 활동을 전면 부정함과 동시에 불법파견을 인정한 법적판결을 무시하는 현대차 사측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조합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공장안 노조 사무실 출입은 물론 공장 출입까지 모두 통제해 ‘자본의 철옹성’을 만들겠다는 현대차 사측의 의지를 드러냈다.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비정규직 사원증은 파란색인데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사원증은 모두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정문에서부터 징계자의 공장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또 홍보물 배포와 같은 최소한의 노조 활동조차 막고, 심지어 노조 탈퇴자에게 반성문까지 쓰게 한다. 암흑의 공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현대차 3개(아산, 울산, 전주) 비정규직지회가 낸 ‘1차 집단소송’이 29일 1차 심리를 앞두는 등 소송이 본격화되자 집단소송의 힘을 빼기 위해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내하청지회 간부는 “회사는 노조를 탈퇴해도 소송은 계속될 수 있다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회사 관리자가 집단소송을 포기하면 변호사선임 비용을 물어주겠다며 조합원을 흔들고 있다는 제보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불법파견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정당한 파업에 어찌 불법이란 낙인을 찍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두 길거리로 내몬단 말인가”라고 분노하며 “사내하청 노동자 대량부당징계 철회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충남 도민 서명운동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전개하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투쟁을 엄호하고, 현대차를 시작으로 현대판 노예제도인 간접고용제도와 비정규직이 철폐되고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유령 집회’ 신고 이제 그만
아산경찰서 ‘중재안’이 경찰서 밖 가건물 민원실?


한편 아산경찰서 앞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집회 신고를 하려고 집단적으로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신청일로부터 30일 후까지의 집회를 신고할 수 있고, 전일 밤 12시가 지나는 순간부터 직접 방문 접수해 선착순으로 받자 노사가 집회 신고를 위해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다.


이같은 진풍경은 집회를 하지 않는 사측이 사내하청지회가 집회를 못하게 ‘유령 집회’ 신고를 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내하청지회와 사측이 정규직 전환을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지회가 집회를 열자 사측에서 사전에 집회 신고를 내 이를 차단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아산경찰서의 결정이 문제가 되어 지역 노동계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집회 신고를 둘러싸고 노사간 마찰이 벌어지자 민주노총충남본부측과 경찰서측은 면담을 통해 비정규직의 집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중재’를 위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경찰서측은 결국 경찰서 밖에 CCTV를 설치한 가건물 형태의 민원실을 만드는 것으로 그쳤다. 이같은 결정은 집회 신고를 위한 노사간 마찰을 ‘중재’하기보다는 방치하거나 더 큰 갈등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일례로 집회신고를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비정규직이 추위를 못 이겨 가건물 민원실 옆에 천막을 치자 경찰서측은 21일 아침7시30분경부터 천막을 철거하라며 경고 방송을 하고, 전투경찰까지 동원했다. 다행히 마찰은 없었으나 사내하청지회와 경찰측과의 마찰은 3시간가량 계속된다. 사내하청지회는 당일 오후4시경 천막을 철거했지만 집회 신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내하청지회 송성훈 지회장은 “아산경찰서는 사측의 유령집회가 아니라 비정규직이 집회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경찰측 편의대로 할 것이 아니라 민원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지회는 집회 신고 투쟁을 계속 할 것이다.”고 전했다.


사내하청지회는 현재 충남 지역에서 곳곳에서 선전전을 이어가고 주 1회 촛불문화제를 한다. 또, 아산경찰서 뿐만 아니라 양재동 현대차 본사앞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줄지어 서 매일 집회 신고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