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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대표:이석채)가 낙하산 인사에 대해 비판한 직원에 대해 보복성 인사를 하며 또다시 직원들의 비판을 받고있다.

 

KT 을지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해관(48)씨는 지난 1월 8일 이석채 회장 자택 앞에서 낙하산 인사를 규탄하고 노동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KT전국민주동지회(이하 민주동지회)가 주최한 집회에서 그는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던 김은혜씨가 회사 전무로 영입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당시 이씨는 ‘(기존에)없던 전무자리를 만들어서 김은혜씨가 온 것이다’, ‘대졸 사원이 20년 이상 근무해야 전무가 될 수 있는데 (IT분야) 경력이 없는 사람이 전무가 되었다’는 규탄발언을 했다. 또한 이러한 인사에 대해 KT 노동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씨의 발언과 민주동지회의 집회장면은 1월 25일 MBC PD수첩의 ‘공정사회와 낙하산’편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MB정권이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기업 등에도 낙하산 인사가 단행된 것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출처= 인간다운 KT를 만드는 사람들] 2011년 1월 8일에 있었던 이석채 KT회장 사택 앞 민주동지회 집회

 

그러나 집회 이후 이해관씨는 2월 21일을 기해 약 1년간 해왔던 영업직에서 전화 고장 업무를 담당하는 기술직으로 인사 이동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씨는 자신의 인사조치가 표적인사이동이라고 밝혔다.

 

KT에서 정기적인 인사 이동의 경우 연말에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2월의 인사이동은 특이한 경우로 알려져 있다. 이해관씨 역시 작년 연말 인사 과정이 마무리 된 상태에서 맡은 업무를 한달 반 이상 진행하고 있었다. 특별한 사유가 없었는데도 갑작스럽게 인사발령이 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업직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를 기술직 등으로 직무 전환하는 것도 문제다. 이씨는 입사 이후 현장 AS와 같은 기술직 업무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KT노사합의에 따라 직무전환은 희망자에 한해 인증시험을 거친 다음 결정되어야 함에도 일방적으로 인사조치가 된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들을 참고하면 이씨에 대한 인사조치는 회사 경영을 비판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전에도 KT는 부당한 회사조치를 비판하는 직원이나 적극적으로 노조활동을 한 직원 등에 대해 일방적인 직무전환을 통해 노동자들을 탄압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2004년에 기술직, 영업직을 가리지 않고 배치하여 해당직원 퇴출을 목표로 만든 상품판매팀이었다.

 

문제는 비판적 직원에 대한 보복성 인사조치만이 아니다. 이번 문제를 불러오게 된 원인인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그것이다. 김은혜 전무만이 아니라 이석채 회장을 비롯해 이사, 전무, 사장 등의 주요 직책에 8명의 MB정권 인사들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작년 12월에 문방위원회 국회의원들은 사기업인 KT가 정권의 전리품인양 낙하산 인사 집합소로 전락했다는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KT 경영진은 KT가 공기업이던 한국통신 시절의 안좋은 모습을 버리지 못했다며 경영혁신을 자주 언급했다. 이석채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기업 색채가 강했지만 이걸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상 KT가 낙하산 인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식의 발언이다.

 

현재 이해관씨는 부당한 인사조치에 대한 해명과 내부조사를 촉구한다는 내용으로 김은혜 전무에게 편지를 보냈다. 또한 이번 인사 조치에 대해서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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