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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나는 초등학교 교사로 40여 년간 어린이들과 함께했던 70살의 할아버지입니다.

오늘 사랑하는 여러분이 평생 잊지 못할 뜻 깊은 체험학습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따라가고 싶고 출발하는 데라도 가서 박수를 치고, 팔이 빠지게 손을 흔들고 싶은데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렇게 아쉬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여러분을 참으로 올바르게 사랑하시는 자랑스러운 부모님과, 어떻게 하면 여러분이 좀 더 건강하고 바람직하게 자랄 수 있을까 걱정하는 선생님들과 주위의 여러분들, 그리고 여러분 자신의 지혜로운 판단과 용기 있는 결정으로, 아이들, 부모님, 선생님 모두를 고통스럽게 하는 전국 일제고사라는 이름으로 시험지를 푸는 답답한 일을 뿌리치고, 체험학습을 떠나는 여러분에게 온 마음으로 축하하고 기뻐하며 힘찬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열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열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고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생명의 강줄기 섬진강 체험학습’은 정말 멋지고 훌륭한 공부가 되고, 평생 기억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교육은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뒷바라지하는 부모님이나, 지켜보는 국민 모두가 즐겁고 신나는 가운데, 타고난 재능과 능력을 마음껏 길러서, 개인과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 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시험점수만 높으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잘못생각하고, 학생, 선생님, 부모님 모두를 힘들게 하는 점수 따기 교육만 이루어지고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공부하는 시간이 많으면서도 정말 중요한 창의성 교육과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이 부족하여 안타깝습니다.

‘유엔 아동관리 협약’ 31조에는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자신의 나이에 적합한 놀이와 오락에 참여하며, 문화생활과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분명한 유엔 가입국이지만 점수교육에 시달리느라고 98.6%가 성적 때문에 취미 동아리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부끄러운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오늘 시험지를 푸는 학생들보다, 신나는 체험학습을 통해 대자연속에서 산교육을 받는 여러분이 훨씬 더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학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다른 일은 조급도 염려하지 마세요.

오늘 출발에서부터 집에 돌아올 때까지, 안전하고 즐겁고 보람 있고 신나는 체험학습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일제고사야 물러가라! 체험학습 만세!


[덧붙임] 황민주 님은 前 전라북도 교육위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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