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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지에 몸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어려움

오체투지순례( 1) 2009.03.31 08:42

오체투지 순례는 마음의 삼독을 내려놓고 나를 바로보고 바로 행하기 위해 내면을 살피는 과정이다. 계산 없이 몸을 내려놓는 과정이 어렵고 두렵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바라볼 수 있다면, 타자와 공동체에 대한 애정을 가진다면 그 길이 사람이 가야 할 길입니다.

<정말 추웠습니다.>

추웠다는 소식부터 전합니다. 하루가 정말 추웠습니다. 도로 자체가 바람 길이기도 하였지만 오늘은 날이 전체적으로 추웠습니다. 특히 심하게 부는 바람과 지나는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아졌습니다. 그나마 잠시 순례단을 감싸주는 햇살이 감사했습니다. 세분의 성직자뿐만이 아니라 전체 순례 참여자들이 추위에 고생하여 오늘은 순례를 약 30분정도 일찍 종료하였습니다.


오늘은 23번 국도 계룡면 진입 지점인 봉명교차로에서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이 길을 따라 당분간 순례단은 계속 공주 방향으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오늘 아침 순례의 출발은 순례단과 공주지역 시민이 함께 하였습니다. 오후에는 여러 지역에서 오신 분들이 참여하여 순례인원이 좀 더 늘었습니다.


요즘 순례단에서는 혜수 스님(공주 영평사)께서 죽비와 징을 사용하여 순례단의 속도를 조절하는데,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모든 존재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진행팀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또한 “현대인은 자기성찰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괴롭습니다. 참자아를 반조하지 못하기 때문에 괴롭다는 것이죠.


사람들이 자신의 삼독심(三毒心)을 들여다보고 바로 알아차리면 삼독심은 사라지고 세상은 행복해 질 것입니다. 제가 수행자라서 그런지 인간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은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행이란 바로 알아차림(觀 위빠사나-관찰)입니다. 번뇌와 망상이 생김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생각을 늦게 알아차림을 두려워하라고 하신 옛 조사님들의 말씀처럼 매순간 바로 알아차리면 세상을 행복해 질것입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공주지역에서 참여하신 송성영 선생님은 대전에서 살다가 덜 소비적이며 인간적인 삶을 위해 12년 전에 귀농하였다고 합니다. 송 선생님은 "현대사회의 문제는 개개인에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욕심과 과소비 행위가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다. 결국 개개인이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며 “욕심을 줄여야 해요 내면의 성찰이 이루어 져야 합니다. 우리의 내면이 변하면 위정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순례중의 생각>

오체투지 순례는 어쩌면 매우 단순한 행위입니다. 몇 걸음 걸음에 몸을 낮추어 대지에 귀의하고, 짧은 호흡의 순간이 끝나면 다시 몸을 곧추세워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매우 단순한 동작의 반복입니다. 순례에 참여하는 참가자 중에는 이 단순한 것처럼 보이는 과정의 복잡다단함에 놀라고 또 어떤 분들은 매우 느릿한 걸음이 촌각처럼 흘러감에 놀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순례자들은 계산하려 하면 할수록 몸은 무겁다며 그지없이 온 몸을 대지에 던지기를 주문합니다.


오늘 참여하신 조성일(공주) 님은 "엎드려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한량없이 엎드려 있고 싶습니다.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으니 평안합니다. 땅도 평탄하고…. 오체투지는 욕망을 다 내려놓는 것입니다. 다 비우고 그 마음으로 감사하고 공경하는 마음입니다."라며 순례의 느낌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공주 교동성당에서 참여하신 박광수 님은 "오체투지하면서 많이 참회합니다. 용서를 청하는 기도를 합니다. 오체투지는 하느님께 최대한 나를 낮추고 세상의 용서와 저 자신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는 느낌을 주셨습니다.


전주 평화동 성당에서 오신 김순희 님은 천주교의 사순절에 대한 의미를 말씀하시며, "새 하늘 새 땅, 그렇게 살길 원하는데 욕심 때문에 단결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욕심을 비우는게 쉽고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전쟁도 미움도 없고 사랑 하나로 일치단결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용서 못하고 이웃을 짓밟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만우절 희망 뉴스 만들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이 전격 금지되었다. 정부 당국자에 의하면 향후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결정에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과거 광우병 논쟁 당시 국민의 정당한 의사표현을 가로막은 것에 대한 사과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을 밝혔으며, 정치권 차원의 식품안전 규제 정책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서기로 하였다.


비용 대비 생산성이 워낙 낮고 할 일이 별로 없어 완전 무급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국회는 이번 달 임시국회를 통해 과거 결정된 대형 토목사업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재평가하기 위한 정책검증단을 가동하기로 하였다. 이번 임시국회에는 과거 4대강 정비 사업 및 경인운하 등 경제적 타당성이 부재하고 환경적 재앙을 불러일으킨 사업 결정 당시 책임자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정치권은 향후 대규모 토목사업 위주의 경제정책 대신 교육 및 문화, 복지, 의료 등 삶의 질 중심 예산 편성을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사회 보장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공복지 지출비율의 GDP 대비 15% 달성을 약속하였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약 60%까지 도달하였던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OECD 평균인 25%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 의하면 최근 기업과 노조의 일자리 나눔 정책 등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낮아지면서 파리 목숨보다 가볍게 여겨지던 노동자 고용 안전을 둘러 싼 분쟁은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이번 주 특이사항으로는 전국의 초중고에서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던 체험학습이 일제히 진행된다는 소식이다. 과거 학생들을 배타적인 경쟁의 구도에 내몰던 일제고사가 자연체험학습으로 변경된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에 의해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의 목적이 인격의 완전한 발전과 인권 및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의 강화를 목표로 수정 된 이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교육목표의 수정에 발맞추어 입시 고통과 학벌사회 해소를 위해 국공립대학 통합운영과 학력차별금지법의 도입을 결정하였다.

한편 남북 정부 당국은 이번 주에 '한반도 평화번영 기반 조성을 위한 국방비 동결과 병력 감축 등 능동적 군비감축'을 상호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한반도 냉전 질서는 급속도로 완화될 전망이다.<끝>

어떠신가요? 이상 소식은 만우절에 그려본 몇몇 희망이었습니다. 그렇게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해소되는 세상을 만나고 싶습니다. 이러한 소망이 꿈이 아니라 거짓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 수브라(프랑스) / 정수 스님(영평사) / 박광수(교동성당 공주) / 조성일, 송성영(공주) / 여관영, 이상원(공주) / 이윤경 외 2명(공세리성당 아산) / 이재윤 외 13명(평화동 성당 전주) / 임정숙 외 2명(나바위 성당) 등이 순례에 동참해주셨습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김 모씨(공주시 계룡면 주민), 공주 계룡 주유소, 김정헌(공주영상정보대학. 화가), 김혜영(노심초사). 전주교구익산북지구 여성분과회, 박현희(노심초사), 영평사 님이 후원해주셨습니다.
- 공주경찰서에서 순례단의 안전을 위해 차량통제를 지원해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9. 4. 1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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