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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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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은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걸어가는 길 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세상이 들어주지 않는 저 마다의 절박한 사연들을 몸에 새기고 걷는 천리 길에는 작년에 해고된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코레일 네트웍스 노동자들과 함께 걷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공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무책임하게 해고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다시는 노동자들이 생존을 빼앗기고 영혼마저 짓밟히는 일이 있어선 안 됩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36년 전에 해고되었습니다. 비록 어용노조였지만, 김진숙 지도위원은 대의원에 선출됩니다. 대의원대회를 다녀온 후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짧은 유인물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 유인물 사건으로 대공분실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해고되었습니다.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이 모두 복직되었지만, 김진숙 지도위원만 지금까지 복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해고는 국가의 책임입니다. 군사독재정부의 구조적 폭력에 의해 해고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가 기관인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는 두 번이나 복직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이 가로막힌 것은 역설적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한진중공업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 문제는 국가가 응답해야 합니다. 군사독재정부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삶을 복원해야 합니다. 군사독재정부에 의해 자행되었던 고문으로 일상의 삶이 파괴되었던 삶을 복원해야 합니다. 군사독재정부에 의해 유린됐던 인간다움을 복원해야 합니다. 군사독재정부에 의해 굴절된 역사를 복원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은 개인의 복직을 넘어 시대의 복직입니다. 국가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시대의 복직에 정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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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 다큐멘터리사진가. 사진집으로는 <밀양아리랑>과 <골매마을>이 있다. <우리교육>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탈핵신문> 등에 연재하고 있다. 현재 탈핵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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