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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너에게는 좋은 점이 참 많단다

김현규( icomn@icomn.net) 2020.06.12 13:23

선생님은 좋은 분이신 거 같아요

라며 그녀가 웃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았지?)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점을 보는 법이니까요. 저를 그렇게 보셨다면 선생님은 좋은 분이시군요

 

나도 같이 웃었다. 행복은 마주보며 함께 웃는 거라고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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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는 어떤 전문성을 가진 사람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나는 <학생의 장점을 찾아내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단점은 누구나 쉽게 찾아내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보인다. 자신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단점이라고 단정하기도 한다. 만약 교사가 학생의 단점만을 지적한다면 그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고 교직 생활은 너무나 우울하고 힘들 것 같다. 하루의 절반을 함께 지내는 사람에게서 계속 단점만 보인다니 맙소사!!

 

  장점은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여 찾으려고 애를 써야 비로소 보인다.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장점이 보이는 학생도 있다. 이런 학생은 장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런데 교사는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 더욱 큰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학생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학생 자신이 <단점>이라고 알고 있는 <특성>이 알고보면 <장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하면 어떤 특성이든 장점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면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당당해질 수 있다

 

  무엇이 행복인지는 사람마다 무엇을 통해 행복을 느꼈는지에 따라 다르다. 행복이나 사랑 같은 추상적인 개념은 사실 명확한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체험하거나 관찰한 <구체적인 사례의 원인이라고 추정되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행복이 무엇인가>는 대답하기 힘들어도 <무엇이 행복인가>는 누구나 대답할 수 있다

 

  학생은 공부하는, 즉 배우고 익히는 사람이다. 무엇을 배우고 익혀야 할까? 그것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이다. 부정적인 것은 저절로 스며든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배우고 익혀 부정적인 것과 균형을 맞춰 <객관적인 세계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게서 좋은 점을 찾아주고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주는 한 사람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안다. 교사로서 좋은 사람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그래야 학생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얘들아. 선생님이 너의 좋은 점을 얘기해 줄게. 너에게는 좋은 점이 참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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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 오늘도 학교에서 학생들과 지지고 볶으며 가르치고 또 배우며 사는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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