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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철학나들이] 열번 째 여행-베이컨의 세계관

편집팀( 1) 2004.07.10 10:53 추천:3

엘리자베스 여왕 때 대법관으로 활약한 니콜라스 베이컨의 막내 아들로 태어난 베이컨. 그는 13세 때 캠브리지 대학에 입학해 학내에서 뛰어난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철학을 공부하면서 중세 스콜라 철학을 거부하고 자연과학과 문학을 연구하는 데 관심과 열정을 기울였다.

1576년 프랑스 주재 영국대사를 따라 프랑스로 가서 공부했고, 1579년 아버지 죽음을 알고 영국으로 돌아왔다. 그 뒤 하원의원과 같은 관료 생활을 하고 지내다가 1617년 대법관이 되었다. 1621년에는 왕으로부터 산트 오리반즈라는 자작의 칭호를 받는 영광의 세월을 보냈으나, 뇌물 사건에 연루되어 런던 탑에 갇히기도 했다. 1623년 감옥을 나온 베이컨은 많은 연구를 한 끝에 지금까지의 스콜라 철학을 벗어나 실제적이며 산업적 눈으로 자연철학을 연구하여, 실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경험론 철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어록

“우리는 신성한 법칙에 대하여 항의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복종해야 하듯이, 우리의 이성이 신의 말씀으로 충격을 받아도 그 말씀을 믿어야만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는 모든 지식을 나의 연구대상으로 생각한다.”

“엄격한 검토를 거친 뒤 모든 경솔한 견해는 제거되고 자연의 밑바탕에 놓여있는 참되고 확실하게 정의되는 긍정적 형식이 남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고유한 동굴 때문에 자연의 빛을 굴절시키거나 또는 변색시킨다. 이것은 본성이나 교육, 심신의 기분 내지 상태에 따라 형성된 각 개인의 성격이다. 어떤 마음은 날 때부터 종합적이어서 도처에서 유사점을 본다. 또 어떤 성격은 낡은 것을 한없이 찬미하고, 어떤 성향은 새로운 것만 열심히 받아들인다. 다만 소수의 인간만이 공정하게 중용을 지켜 고대인이 정확하게 수립한 것을 파괴하지 않고 근대인의 정당한 혁신을 멸시하지도 않는다.”

“인간이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다면, 그는 회의로 끝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가 기꺼이 회의로 시작한다면, 그는 확신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우상에 빠지는 경향을 충분히 경계하면서 감각기관이 알여주는 것에 성실히 귀를 기울여라. 그것만이 모든 지식의 원천이다. 단지 수동적으로만 자연에 접근하지 말고 한발 앞서서 실험하라. 실험이란 자연을 고문하여 죄상을 자백받는 일이다. 과학은 감각에 의해서 주어진 사실에 합리적인 방법을 부여함으로서 성립된다. 관찰, 실험, 비교, 분석, 귀납-이것이 합리적인 방법의 중요한 요건이며, 그것에 의해서 우리는 자연으로 돌진하여 자연에 담겨 있는 진리를 밝히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사상

영국의 정치가, 수필가였던 근대 철학자의 아버지였던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새로운 과학 정신을 의식적으로 추구했다. 그는 인간으로 하여금 정신에서 과거의 낡고 잘못된 관념들을 깨끗이 제거하여 편견없는 태도로 연구하게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인간이 관찰하고 관찰한 결과들을 모두 모았을 때, 인간은 세계의 사건과 대상 가운데서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발견한다고 그는 보았다. 이러한 방법으로 그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의 작용을 설명하려고 했고, 이러한 설명에서 필요한 법칙이나 일관성을 확립하려고 했다.

특히, 베이컨은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의 종교적 관념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종교적 관념과 주의 깊은 과학적 관찰에서 얻은 결과가 모순되는 경우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두 관점들은 다 믿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베이컨은 어려움에 부딪쳤다. 그리고 그는 세계의 탐구와 그 비밀을 밝혀서 정복하는 일이 매우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래서 베이컨은 학문이나 과학의 목적은 사회에 유익하도록 자연과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은 사물의 본성을 통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인식을 방해하는 모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한다. 여기서 베이컨은 편견을 우상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저서인 『신기관』에서 우상을 4가지로 구분했다.

1) 종족의 우상

종족의 우상은 인간의 류적 본성에서 나오는 우상이다. 지성과 감각은 인간적 척도에 따라서 현실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지성은 자신의 본성을 사물의 본성과 뒤섞고, 이것을 통해서 사물의 본성을 왜곡하려는 경향을 가진, 표면이 고르지 못한 거울과 같다. 인간 본성에서 유래되는 오류들. 인간으로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신뢰할 수 없는 감정들과 지각 능력을 부여받은 종족이다.

2) 동굴의 우상

동굴의 우상은 개인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즉 개인의 교육, 성질, 습관, 경향 등으로부터 나오는 우상이다. 개인의 경향으로부터 유래하는 오류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이해한다. 개인으로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물을 이해하는 동굴을 가지고 그 안에서 살아간다.

3) 시장의 우상

시장의 우상은 언어 자체가 의미를 잘못 부여하므로서 인간을 오류에 빠지게 한다. 말이 사물의 앞에 위치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말과 이름에 대한 논쟁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습관에서 유래하는 오류들. 우리는 서로 소통하면서 종종 참이 아닌 것에 동의한다. 우리는 사회적 가치가 있어 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사고 판다.

4) 극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은 혼란된 증명 방법을 사용하고, 순전히 지어낸 이론에 의거한 철학 학설을 통해서 전승되는 오류이다. 철학적 권위에어 일어나는 오류. 철학자들은 자신이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때조차, 지혜를 나누어 주는 현자인 것처럼 연기하고 잘난 척 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베이컨은 이러한 우상을 제거하고 편견과 오류에서 벗어나는 참된 인식에 도달하는 방법을 귀납적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방법은 실험적 방법이며, 연속적 일반화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일반적 형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관찰된 것들을 수집하고 비교하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방법이다. 이 때 귀납법 은 우연히 경험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 있는 지각과 목적있는 실험을 통해서 계획적으로 진행된다.

영향과 비판

웹스터는 베이컨은 청교도의 가치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반독재주의, 귀납주의, 공리주의 철학 등을 정확하게 체계적으로 기술했다고 말했다. 데카르트와 갈릴레이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18세기 계몽주의 운동에 의한 과학적 진보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초 스코틀랜드의 상식 철학자들은 그를 무조건 찬양하다시피 했다.

베이컨의 가장 큰 영향의 업적은 과학이 인류의 발전에 봉사할 수 있음을 통찰했다는 점과 저술을 통해서 지식의 전영역을 탐구하려는 무한한 열정과 희열을 후대에 전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업적이 20세기에 와서는 환경문제를 일으킨 서구문화의 철학적 배경이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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