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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허철희의포토겔러리] 7월 달력

허철희( 1) 2004.07.02 10:57 추천:194

갯가에 가면 '퉁퉁마디'라는 풀이 있다. 퉁퉁하고 마디가 있는 풀이라는 뜻의 우리 말 이름이다. 이 퉁퉁마디가 지구상에서는 유일하게 소금기를 머금고 있는 식물이다. 그것도 16%의 염분을, 그래서 함초(鹹草) 혹은 염초(鹽草)라고도 한다. 또 몹시 희귀하고 신령스러운 풀로 여겨 신초(神草)라고도 한다.

소금기 머금은 '함초'의 신비

일본에서는 이 풀을 몹시 귀하게 여겨 1921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애지중지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또 프랑스에서는 어린줄기를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데 웬만한 사람은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풀이 머금고 있는 소금은 지구상에 있는 다른 어떤 소금보다도 생명체에 유익한 소금이기 때문이다.

퉁퉁마디는 소금기 많은 흙일수록 잘 자라면서도 다른 염생식물과는 달리 바닷물에 잠기면 금방 죽는다. 흙 속에 스며든 바닷물을 한껏 빨아들인 다음 광합성작용으로 물기만을 증발시키고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미네랄 성분만을 고스란히 남아 있게 하는 독특한 생리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풀 속에 들어 있는 소금은 우리 몸에 해로운 비소나 기타 다른 불용성분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양질의 소금인 것이다.

퉁퉁마디가 눈길을 끄는 것은 또 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줄기와 가지가 진한 녹색이다가 가을이 되면 빨갛게 단풍이 든다는 것이다. 10월경에 갯가에 가면 이런 장관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귀하고 환경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이 풀을 우리는 쓸 데 없는 독초쯤으로 여기고 천대해 왔다. 해남의 퉁퉁마디 연구가 박동인씨 부인 민경례 씨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남편이 퉁퉁마디로 요리를 해보라고 했을 때 독이 있을까봐 즙에 은수저를 몇 번씩 담가본 후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야 요리를 했노라고 했다. 지금은 누구 못지않은 퉁퉁마디 예찬론자로 변신했지만...

전라남도의 어느 지자체에서는 폐염전을 활용해 이 퉁퉁마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들었다. 다행한 일이다.

누군가 그랬다. 인간은 자연이라는 보물창고에서 단 2%의 보화만을 꺼내 쓸 줄 안다고... 그렇다면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한다는 새만금사업은 어떤가? 2%는커녕 보물창고를 통째로 박살내는 어리석음 아닐까?

*이용방법 : 그림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배경으로 지정'이라는 팝메뉴를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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