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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04년 6월 23일. 참으로 비통했다.

바로 그 전날인 22일에 이라크에서 우리의 선량한 젊은이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세력에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날 대통령은 테러를 자행한 무장세력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표명했다.

자국민에 행해진 테러에 대해 비난과 응징은 대통령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소식을 접하며 뭔지 모를 씁쓸함과 분노가 치솟는 것은 왜일까?

파병을 주장하며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무장세력이 수차 예고하지 않았는가? 마치 우리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그리고 예상도 못했는데 테러리스트가 갑자기 그런 일을 저질렀는가? 그래서 파병을 증강해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시키는 것을 보며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이후 전해는 피랍관련 소식들은 이 나라가 과연 국민들을 얼마나 생각하는 정부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민의 생명보다 더한 국익이 과연 있을까?

왜 정부는 이 전쟁에 참여하지 못해 안달하고 있는가? 이미 이 전쟁은 잘못되고 부도덕한 전쟁임이 판명되지 않았는가? 혹자는 국익을 이야기하고 한미동맹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보다 더한 국익이 과연 있을까?

우리는 불과 수 십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였다. 얼마나 많은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고통을 받았는가! 일제의 조선침략이 그랬듯 미국의 석유자원 확보와 세계패권을 위한 이라크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이라크 민중과 세계민중들이 도탄에 빠져있는가?

정부에 묻고 싶다. 오늘 김선일씨가 왜 죽었는가? 그것은 바로 미국의 신제국주의 전쟁에 동참하려는 정부의 책임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분명히 단언컨데 아무런 명분없는 이 전쟁에의 참여는 우리를 포함한 약소국 국민들의 헛된 죽음과 희생만을 강요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제침략기에 같은 조선인에게 태평양전쟁 참여를 독촉하고 모든 물자를 뺏어가던 친일파의 행태를 왜 지금에 와서도 우리는 목격해야 한단 말인가?

파병반대는 우리의 양심을 찾는 것이다

파병론자들이여! 미국의 패권이 영원할 것이라고 보는가? 왜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선린우호와 세계평화국의 이상을 포기하려 하는가? 왜 정의를 포기하려 하고 역사를 무시하려 하는가? 왜 국민들의 혈세를 부도덕한 전쟁에 바치려 하는가? 무슨 이유로 우리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몰고 죽음을 강요하는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사회정의를 말하고 준법을 말할 것인가?

우리는 일제 이후 60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민족을 배신했던 자들에 대한 역사적 심판마져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정의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또 그렇기 때문에 강대국에 당당하게 정의를 말하는 것이 어려운지 모른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 정의라는 것은 기꺼해야 친일 수구기득권 세력들의 입에 발린 헛된 구호였는지 모른다.

우리가 평화의 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절망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역사는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민들이여! 이제 거짓된 구호에 현혹되지 말자. 진실은 항상 이름없이 살아 움직이는 민초들의 양심속에 있다. 양심이 살아있는 민족에게는 반드시 미래가 있을 것이다. 파병반대는 우리의 양심을 찾는 것이다. 그것이 민초들의 정의에 대한 갈망이며 이 나라의 진정한 주권을 찾는 길이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경험했던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 세계민중들과 평화롭게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평화의 중심국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고조선의 "홍익인간"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바로 세계인류와 공존공영하고 정의와 평화를 이룩하라는, 민족이 우리에게 주는 숭고한 교훈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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