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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혁규는 아니다

최인( 1) 2004.05.27 10:40

정말 어지럽다. 노무현 대통령이 복귀하자마자 또 시끄럽다. 17대 국회는 시작부터 총리문제로 여야가 상생은 커녕, 어김없이 '이판사판 싸움판'이 재연될 전망이다.

왜 꼭 김혁균가라는 질문에서부터 ‘배신자’, ‘6학년때 전학온 애’ 등 김혁규 총리 카드에 대한 숱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야는 물론 여의 내부에서조차 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16대 국회가 막 내린 날, 참석자는 절반도 안돼 국회 사무처가 마련한 음식이 대부분 남아 처치 곤란하기도 했단다. 이어 시작되는 17대 국회의 한 단면을 보는 느낌이다. 어떤 이는 ‘대통령 노무현이 꼭 쓰겠다는데 왜 반대냐?’고 반문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김혁규가 누군데 하필이면 그냐?‘에서부터 ‘영남의 핵심인물을 빼가 총리에 임명하는 이유가 뭐냐?’, ‘총리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반박까지, 무엇이 옳은 말인지 헷갈린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출범부터 시끄러웠다. 결국, 국회의 탄핵 소추안 발의까지 이어져 대통령 권한이 수개월동안 정지되는 국가 초유의 비상사태까지 유발시켰다. 탄핵소추안이 기각되고 17대 국회의 개원과 함께 국민이 원하는 정치가 펼쳐지는가 싶더니, 17대 국회 시작부터 또 다시 진흙탕 싸움을 벌어질 태세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2기 총리는 최고경영자형 총리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혁규 전 경남지사를 총리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금 국민들은 IMF때보다 더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이런 극한적 어려움 속에서도 상층부 몇몇 기업 총수들은 나랏돈 빼먹어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혈안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기가막혀 말이 막히고 손발이 떨린다. 솔직히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 일이다.

정치권 역시 그에 못지 않았다. 입만 열면 상생, 상생의 정치하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너 죽고 나 살자는 놀부 심보만 가득한 그들이다. 김혁규씨가 참여정부 2기 국가경영을 책임질만한 최고 CEO로서의 능력을 지녔는지 알 수 없지만 노대통령은 철썩같이 '그렇다'면서 밀어 부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 일부에서조차 김혁규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그냥 두지 않을 태세다.

도대체, 국민들은 누구 말을 믿고 국가경영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 차라리, 상생이라는 말을 꺼내지 말 것이지. 상생은 자기들끼리 만나서, 만남의 의미만 부각시키기위한 ''위선'였단 말인가?

우리의 정치에 양보는 없다. 왜 양보가 있을 수 없는지 그들은 안다. 양보는 곧 자신이 속한 정치세력의 약화로 이어진다는 강박관념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TV사에서 도박관련 드라마가 히트를 치자 “올인”이라는 말을 그대로 정치판에 인용하기 시작했다.

누구를 위한 “올인”인가? ‘상생’은 양보의 미덕이 살아날 때 가능할 것이다. ‘김혁규’가 지금의 한국 정치,사회의 화두가 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 도시빈민 농촌 및 경제 살리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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