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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철학나들이]두번째 여행

정종환( 1) 2004.05.15 13:21 추천:4

“도(道)는 언제나 하는 것이 없으면서, 또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에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에게 이긴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것을 세상 살아가는 데 실천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의 사물이 모두 강대한 것보다 유약한 것이 우위에 서는 것이다”
“도는 만물을 낳고, 덕은 이를 기르며, 물(物)은 모습을 갖추게 하고, 세(勢)는 이를 이룩한다. 그러므로 만물은 도를 존경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이 없다. 도와 덕이 존귀함을 받는 것은 그 누가 그렇게 시키지 않았지만 언제나 저절로 그렇게 된다.”
“어떤 일을 하고도 그 공을 믿지 않는다”
“길러 내기는 하되 주재(主宰)하지는 않는다”
“진실로 날로 새롭게 되고, 날마다 날마다 새롭게 되며, 또 새롭게 된다” - [노자의 어록]



생애

노자(老子)는 그가 가르친 사상처럼 삶도 신비로운 사람이다. 노자의 사상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은 무(無)이다. 그가 산 시기는 정확하게 일치되는 자료가 없다. 노자는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의 춘추시대 끝무렵에 살았다고 하지만, 노자 자신의 생존을 의심하는 사람도 많다. 역사서인 『사기』(史記)를 쓴 사마천에 따르면, 노자는 주(周 )나라의 사관(史官)이었는 데, 이름은 이(耳), 자는 백양(佰陽)이었고, 초(楚)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사마천의 『사기』에도 노담(老聃), 노래자(老萊子) 등 세 명의 노자가 나오는 데, 이 가운데 노담이 노자라는 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자는 무위(無爲)의 도(道)에 힘써 이름을 숨기고 지내다가 주나라를 떠나 은둔하려고 했다. 그런데 노자의 덕망을 알고 있던 관지기 윤희가 간절하게 가르침을 청하니, 도덕에 관한 5천여자의 문장을 남기고 ! 홀연히 떠났는 데, 그의 최후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유일한 저서라고 할 수 있는 『도덕경』(道德經)이 전해지게 된 유래이다.


사상

도가(道家)를 연 노자 사상의 특징은 도를 철학적 최고의 범주로 올려 놓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논증했다는 점이다. 그에게 도는 세계와 만물의 모든 근원이며, 전체 우주는 모두 이 도라는 최고의 실체에서 변화되어 나왔다고 보았다.

우주의 모든 부분들은 율동적 고동(진동) 속에서 조화되고 있다. 무는 정적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주기적 변화들에 따르고 전환된다. 이러한 생각은 창조에 대한 중국인의 관점을 대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신 존재는 하나의 정적인 것과 반대되며, 변화 그 자체는 체계화 되어 있고, 이해하기 쉬도록 명료하게 만들어졌다. 마치 『주역』의 오행과 64괘처럼. 여기서 변화는 일반적 흐름 속에서 근본적으로 정기적으로 되풀이 되는 무리들이다. 하나의 불변하는 통일체(영원한 도)는 다양한 풍경들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그는 보았다.

노자는 자연세계와 인간사회의 모순과 운동을 철학적으로 개괄하여, 소박한 변증법을 풍부하게 설명했다. 특히, 고대사회의 모순 이론을 발전시킨 점은 주목할만 하다.

여기서 노자가 지적한 것은 모순-대립되는 것들은 상호의존적이며, 모두 자기에게 대립되는 대상을 자기 존재의 전제로 삼으면서 하나의 통일체 안에서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크고 작음, 높고 낮음, 앞과 뒤, 삶과 죽음, 어려움과 쉬움, 전진과 후퇴, 옛날과 지금, 시작과 끝, 정과 반, 길고 짧음, 지혜로움과 어리석음, 교묘함과 졸렬함, 아름다움과 추함, 바름과 기이함, 강함과 약함, 굳셈과 부드러움, 주는 일과 빼앗는 일, 있고 없음, 손실과 이익, 음과 양, 화와 복 등을 들 수 있다) 또 모순된 대립물들은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변화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그는 말했다. 즉 자연세계에서 만물이 성장하면 ! 노쇠해지고, 나무가 강하면 꺾여지듯, 사회생활에서도 재난에는 복이 기대어 있고, 복에는 재난이 숨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은 자연세계와 인간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보편법칙을 인정하고 반대로 복귀하는 것이 도의 운동이라고 한 것과 같다. 다시 말해서 사물들이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은 법칙에 맞는 운동이라는 명제를 그는 제시했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은 사물의 발전에서 반드시 일어나는 중요한 마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의 변화의 철학은 세계의 모든 것들은 서로 관련되어서 변화하는 것이며, 분열과 통일, 대립의 무한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만물은 끊임없이 운동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 속에 있다고 그는 본 것이다. 이러한 무한한 변화의 관점에서 그는 사회보다 자연을 보다 근원적인 것으로 제시했다. 그래서 그는 변화하는 자연을 도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노자의 변화의 철학에서도 변화의 배경이 되는 도의 의미를 놓친다면 변화의 가치도 놓칠 수 있다.


영향과 비판

노자의 변화의 철학에는 끊임없는 전쟁과 민중의 고난에 찬 생활에서 벗어난 노자의 궁중생활, 특히 몰락을 두려워 하는 지배계급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노자의 변화의 철학이 오히려 보수적이고 복고적이며 퇴보적 이론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노자의 변화의 철학은 장자(莊子)에게 계승되어 발전했다. 장자는 노자와는 다르게 낭만주의적 분위기를 가지면서 문장의 흐름이 거침없이 자유롭고, 우화적 형식을 빌려 구체적으로 자신의 철학을 표현했다. 나중에는 열자(列子)나 한(漢)나라 황노(黃老)사상, 왕필 등의 사상이 형성되는 데 기여했다.


- 원광대 철학과 강사, 전북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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