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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화의포토에세이]정읍칠보 5일장에서

오병화( 1) 2004.05.15 15:43 추천:6

이곳은
5일장이 열리고 있는 시골 장터입니다.

장터를 찾는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아주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걷기엔 너무 멀고 그렇다고 버스를 타기에는
차비가 조금 아까운 거리
자전거는 이럴 때 정말 안성맞춤입니다.

간혹 자가용으로 시장을 찾는 이들도 있지만
좁은 장터 길을 다니기에 자가용은 조금 사치스러워 보입니다.
자전거를 가지고 장터 곳곳을 둘러보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그것들을 자전거에 싣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장터를 나오는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필수 운송수단입니다.

▲배추까지 다 실을 수 있을까? 아슬아슬했지만 아주머니 아저씨는 그들만의 노하우(?)로 어렵지 않게 해결하셨습니다. 대신 두 분은 집까지 다정하게 걸어가셨습니다.

▲시골 장에서 막걸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음료입니다.

▲퇴직 후 고향에 내려 오셨다는 아저씨는 항상 라디오를 싣고 장터를 찾으십니다. 오늘도 장에 울려 퍼지는 음악은 아저씨가 제공합니다.

사라져버린 풍경이 되어버린 것 같던
시골 5일장이지만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해오신
아주머니 말씀은 다릅니다.
“그래도 아직 5일장 찾는 사람들이 많아. 내가 산 증인이지. 여기서 20년 넘게 장사해오면서 자식들 대학까지 다 보냈는걸.”
아주머니 얼굴엔 뿌듯함으로 환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아주머니께 장터는 고마운 일터입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해 오신 아주머니께 장터는 삶의 터전입니다.

여기 시골까지도 할인마트가 많이 생겼지만
시골아주머니들에겐 이곳 장이 너무나 익숙한 곳입니다.
“사람하고 흥정하는 맛으로 장을 보는 거지. 안 그려? 마트는 내 체질에 안맞는당게.”
그래서 꼭 내 집 드나들 듯이
5일장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장을 보러 나오신 답니다.

5일장을 사진에 담으면서
오랜만에 사람 사는 소박한 향기로 행복했습니다.



오병화 / 사진작가

97년부터 3년간 <전북저널> 사진기자 활동을 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는 사진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으며, 월간 <열린전북>에서는 2002년도부터 약 2년가량 표지와 커버스토리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 현안부터 자연풍경까지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프레임 안에 담아 잔잔한 에세이 글과 함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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