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피니언

[마라톤일지]꾸준한 달리기

고동호( 1) 2004.04.20 16:13 추천:4

작년 8월 20일부터 10월 21일까지는 종아리 부상과 바쁜 업무 때문에 한 번도 달리지 못했다. 달리기를 할 때는 항상 부상에 유의해야 하는데, 부상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종합적으로 언급하기로 한다. 10월 22일부터 다시 조금씩 달리기를 재개했는데, 12월 말까지의 운동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 달에는 비교적 꾸준히 달리기 시작한 올해 1월의 달리기 일지를 공개한다. 1월의 달리기 결과를 요약하면 15회에 걸쳐 15.77시간 동안 177.7km를 평균 시속 11.27km의 속도로 달렸다. 필자가 한 달 동안 달리는 거리의 1차 목표는 200km이고 2차 목표는 250km인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1월 1일 15:00~16:16:13 (학교 순환도로에서 14Km 지속주

휴일 오후라 학교가 조용하다. 점심 때 자장면 먹고 오후에 순환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는데, 자장면 먹은 속이 조금 거북했다. 처음에 조금 빨리 달렸는지 2랩과 3랩이 특히 힘들었다. 4랩부터는 비교적 편히 달렸고, 마지막 랩은 몸을 식힌다고 생각했는데, 속도가 늦추어지질 않아서 덤으로 달린 셈이 되었다.

2km/11:01+2km/10:38+2km/10:51+2km/11:03+2km/10:44+2km/10:51+2km/11:05=14km/1:16:13


2004년 1월 2일 17:00~17:50:13 (건강 방에서 10Km 트레드밀)

학교에서 집까지 천천히 달리고 걸으면서 몸을 덥힌 후, 건강 방에 가서 대충 스트레칭을 한 다음, 10.5km/h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400m마다 0.5km/h씩 속도를 높여 가다가 12.5km/h의 속도로 2km, 13km/h의 속도로 2km를 달린 후, 힘이 들어서 속도를 늦추었다. 그 다음에는 마음대로 달리다가 800m를 남기고 스퍼트했다. 마지막 300m 정도는 15km/h 속도였는데, 숨이 컥컥 막혔다. 달리기를 마치고는 꼼꼼하게 스트레칭을 한 후, 귀가했다.


2004년 1월 3일 17:00~17:55:10 (학교-집, 건강 방에서 11Km 지속)

아침에 우유를 먹은 게 잘못되었는지 하루 종일 속이 불편했다. 저녁 무렵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주고, 학교에서 건강 방까지 달려가는데 몸이 영 말이 아니다. 오늘은 대충 달려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트레드밀에 오른다. 처음에 10.5km/h부터 시작하여 조금씩 속도를 높여서 1.6km부터는 12km/h에 맞추어 놓고 달렸고, 5km부터는 12.7km/h의 속도로 8km까지 달린 다음 오늘의 달리기를 마감했다. 달리는 도중에 배는 괜찮아졌는데, 다시 배가 아파 와서 달리기를 그만 두었다. * 트레드밀의 시계가 40분에 10초 정도 빠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2004년 1월 5일 16:00~16:57:46 (종합운동장, 건강 방에서 11.8Km 조깅)

오전에 보름 정도 집중해 왔던 일이 끝났다. 해방감에 젖어 오후에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며칠 전에 새로 우레탄을 깔고 레인까지 그어놓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장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우레탄 트랙 위를 달릴 수 없다고 한다. 굳이 개장식을 해야 하나?

할 수 없이 종합운동장으로 가서 8레인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안쪽 레인에서는 여주중학교 유니폼을 입은 학생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달려도 별로 신이 나지 않는다. 11바퀴를 달리고 귤 한 개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 후에, 4바퀴를 달려도 컨디션이 별로 여서 그냥 집에 왔다. 집에 와 보니 아무도 없어서 건강 방에 가서 트레드밀에서 5km를 좀 강하게 달리고 오늘의 달리기를 마쳤다.

5km/27:17+1.8km/10:19+5km/20:10=11.8km/57:46 * 트레드밀 위에서 1.6km를 7분20초대로 두 번 달림.


2004년 1월 6일 15:00~17:00:0 (건강 방에서 23.6Km 지속)

점심 식사 후 귀가해서 이발하고 건강 방에 갔다. 작년 춘천 마라톤에 신청만 해 놓고 달리지 못해 입어보지 못한 기념품 셔츠를 입고 스트레칭 후 트레드밀에 올라갔다. 어제 집에서 맥주를 3병 마셨고 잠도 조금 모자랐으므로 컨디션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10.5km/h의 속도로 출발하여 400m마다 0.5km/h씩 속도를 올리다가 10분이 경과한 후에 12.1km/h에 고정시켜 놓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이 속도로 60분을 달려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40분이 지나도 별로 힘들지 않아서 하프 거리까지 힘껏 달리고 그 후에 몸을 식히는 LSD로 예정을 바꾸었다. 약 13km를 달린 후에 다시 속도를 12.6km/h로 올리고 하프 거리를 달려 보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7km를 지나고 나니 힘들지만 오늘 하프 기록을 갱신해 보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13km/h로 올리고 달리다가 약 2km를 남기고 다시 13.5km/h로 올리고 마지막 500m 정도는 14.5km/h 정도로 스퍼트를 했다. 하프 거리 기록은 1:44:30(트레드밀 시계가 조금 늦으므로 실제로는 아마 1시간43분대일 것 같다). 보름 전의 하프 주보다 거의 7분을 단축했다.

트레드밀 위이기는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빨리 달렸다. 하프 거리가 지난 후 물 마시고 11km/h의 속도로 두 시간을 채운 다음, 7분 정도 걸어서 오늘의 달리기를 마감했다.


2004년 1월 08일 17:00~18:00:53 (학교 트랙에서 11.9Km 템포런)

학교 운동장 트랙이 완성되어서, 저녁에 트랙으로 갔다. 비록 6레인까지만 있고, 우레탄 두께가 1cm도 안 된다고는 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4km(21:58): 몸을 덥히기 시작하여 조금 천천히 달림 2km(09:04): 강하게 달림 400m(02:50): 천천히 달리면서 숨을 고름 2km(09:00): 강하게 달림 3.5Km(18:01): 천천히 달리면서 숨을 고른 후 달려서 귀가 * 4:30/km 페이스로 2km를 두 번 달림.


2004년 1월 9일 06:00~06:45:30 (건강 방에서 8Km 조깅)

공개 정보 : 서울 출장이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건강 방에 갔다. 역시 부지런한 몇 분이 운동을 하고 계신다. 아침에 일어나서 달리는 것은 아마 작년 6월 이래 처음인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야행성 생활을 오래 해 와서 그런지 몸이 무겁고 어지럽기까지 해서 대충 달리고 마무리했다.


2004년 1월 10일 17:00~18:06:30 (학교 운동장에서 12Km 조깅)

어제 서울로 출장을 갔다가 고속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유성의 목욕탕에서 하루를 묵었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행선지 안내 방송을 내보냈으면 좋겠다. 목욕탕에서 잠을 설쳐서 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달리기를 거를 수는 없어서 운동장으로 갔다. 처음에 상의는 타이즈 후드풍 티셔츠 위에 얇은 트레이닝복, 하의는 롱타이즈만 입고 달리려 했으나 너무 추워서 타이즈 위에도 얇은 트레이닝을 입고 달렸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학생 몇 명만 눈에 띌 뿐,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달릴 때 처음에는 괜찮았으나 땀이 조금씩 식어가면서 춥기도 하고,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아서 대충 달리고 달리기를 마감했다.

2km/11:08+2km/10:54+2km/11:22+2km/11:23+2km/11:11+2km/11:32=12km/66:30 * 달릴 때 속도를 너무 늦추어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2004년 1월 12일 19:00~19:59:30 (건강 방에서 12Km 템포런)

내일부터는 중국의 흑룡강성 출장이다. 요즘 낮 최고 기온이 영하 12~15도라는 연락을 받고 출장 중 달리기는 포기했다. 그래서 오늘은 트랙에서 조금 강하게 달리기로 했는데, 저녁에 갑자기 눈이 쏟아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건강 방에 갔다. 10.5km/h부터 400m마다 0.5km/h씩 속도를 올리다가 13km/h의 지속주를 시작했다. 31:40 정도 버티다가 무리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금 걸은 후 13.5km/h의 속도로 1.2km를 달린 다음 걷고, 14km/h의 속도로 1.2km를 달리고 16km/h의 속도로 스퍼트를 하고 나서 속도를 낮추어 오늘의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달리면서 계산을 해 보니 13km/h의 속도를 계속해서 달리면 10km를 45:30 정도에 달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언제쯤 그 정도의 스피드를 낼 수 있을까?


2004년 1월 19일 22:00~22:48:17 (학교 운동장에서 8.8Km 조깅)

중국 출장을 다녀와서 거의 1주일만에 달렸다. 출장 중에 잠깐이라도 달리려고 했지만, 영하 26도의 추위에서 3분 정도 달리니 손끝과 발끝이 얼얼해져서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힘들면서도 상쾌하게 달렸다. 첫 설중주(雪中走)이기는 했지만, 1주일 동안의 공백이 아주 크게 느껴졌다.

0.8km/04:36+2km/11:21+2km/10;29+2km/10:10+2km/11:41=8.8km/48:17
* 설 연휴에는 고향의 날씨로 미루어 달리기가 힘들 것 같다.


2004년 1월 24일 17:00~18:14:11 (학교 운동장에서 12.6Km 템포런)

설 연휴를 고향의 눈 속에서 보내고 어제 평소의 생활로 되돌아왔다. 연휴 기간은 매서운 바람과 눈 때문에 달릴 엄두를 못 냈고, 어제도 저녁에 도착했기 때문에 그냥 보냈다. 오늘 아침에 저울에 올라가 봤더니 체중이 66kg이다. 작년 초에 운동 시작할 때보다 5kg이 줄었지만, 여름에 한창 달릴 때보다는 6kg 정도 불었다. 작년 12월부터 조금씩 달리기 시작할 때의 체중이다. 체중이 줄어드는가 할 무렵에 중국 출장 및 설 연휴 기간의 방만한 생활 때문에 오히려 늘어나 버렸다. 이제부터 다시 체중 조절을 시작해야 하겠다.

학교에 나갔더니 사람이 없어서 썰렁한데다 며칠째 계속되는 한파로 학교 안이 매우 추웠다. 화장실 공사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고, 마실 물도 간신히 구했다.

오후 늦게 집에 돌아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학교 운동장까지 천천히 달려간 다음, 1.6km를 빠르게 3회 달렸다. 중간 구간은 충분히 쉬었다. 오늘 정도의 기온이라면 타이즈 및 티셔츠 위에 얇은 트레이닝 정도 준비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겨울에는 모자보다 귀마개가 더 좋은 것 같다.

18:34/3km+07:04/1.6km+07:08/0.8km+07:12/1.6km+08:29/1.2km+07:17/1.6km+18:28/2.8km
* 평균 7:11/1.6km(=1:47/400m) 속도로 3회 달렸지만 속도가 점차 늦어졌다. 처음부터 속도를 조금 늦추고 일정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2004년 1월 25일 18:00~19:02:47 (학교 운동장에서 12Km 지속주)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장으로 가서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간 손이 시렸지만, 2km 정도 달리고 나니 장갑을 두 개 낀 것이 효과를 발휘해서 손 시린 것은 없어지고 뺨에는 추운 기운이 있다. 2km는 조깅, 2km는 약간 속도를 올린 다음, 4km는 5분/km의 속도로 달리다가 다시 속도를 낮추어 2km, 약간 속도를 올려 2km를 달린 다음, 몸을 식히고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옷을 껴입어서 그런지 km/5분 페이스로 4km 달리는 것도 힘이 들었다.

2km/11:02+2km/10:25+2km/09:59+2km/09:55+2km/10:59+2km/10:26=12km/62:47
* 전체적으로 약간 빨리 달린 결과가 되었다. 앞으로 조깅은 km/05:30보다 빨리 달리지 말자.


2004년 1월 26일 17:00~17:49:14 (학교 운동장에서 8.6Km 조깅)

처음부터 오늘은 천천히 달리려고 했다. 그렇지만 천천히 달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물론 엄청나게 힘들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다. 처음에 대략 400m/2:20 속도로 달린 후 400m/2:12 속도로 2km를 달리니 배도 고프고 너무 힘들었다. 점심을 떡국 한 그릇으로 때워서 그런가? 아무튼 다시 속도를 낮추어 2km를 달리면서 숨을 고른 후, 마지막 2km는 200m 정도 빠르게 달리고 200m 정도 천천히 달리고 하면서 오늘의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그 후 집까지 오면서 달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걸어왔는데 얼어죽는 줄 알 정도로 몸을 확실하게 식혔다.

2.6km/16:08+2km/10:59+2km/11:27+2km/10:39=8.6km/49:14
* 달리기는 역시 정신이 큰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천천히 달려도 힘들고 조금 빨리 달려도 힘들다. 그래도 속도를 늦추어서 그런지 무릎이나 다리 근육의 뻐근함은 많이 없어졌다.


2004년 1월 27일 16:00~17:03:33 (학교 운동장에서 11Km 템포런)

오늘에야 템포런과 스피드/인터벌의 차이를 알았다. 점심 식사하고 나서 양 선생님께 가서 오후에 함께 달리자고 하니 흔쾌하게 응낙하셨다. 어떻게 달릴까 의논하다가 템포런과 스피드 훈련의 차이를 물었더니, 원래는 시간으로 따져야 하지만 실제로 시간으로 따지기는 어렵기 때문에, 템포런은 2km 정도를 10km 레이스 페이스로 달리고 다음 400m는 약 30초 정도 속도를 줄여서 달리는 것이 한 세트이고, 스피드 훈련은 800m 정도를 템포런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것도 모르고 지금까지 달렸으니...

오늘은 일단 템포런을 해 보되, 처음이니까 1.6km/07:20초를 목표로 2~3세트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약속 시간에 내가 늦는 바람에 대충 몸을 덥히고 스트레칭 없이 바로 빠른 달리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첫 바퀴를 01:40초에 달린 것이 더욱 안 좋았고, 점심 때 한 반주 때문에 오늘 달리기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빠른 달리기의 속도로 점차 늦어졌고 2랩이 끝나고 나서는 아예 걸었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겠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달리기를 마친 후 그저께까지보다는 다리 근육의 통증이 훨씬 완화되었다는 것이다.

1.8km/11:30+1.6km/07:17+400m/02:16+1.6km/07:32+400m/04:16+1.6km/07:40+400m/02:46+1.6km/08:11+1.6km/12/03=11km/63:33 * 템포런의 속도는 400m/01:55가 적당한 것 같다.
* 몸을 충분히 덥히고 스트레칭도 꼭 하자.



2004년 1월 28일 05:00~06:02:6 (학교 운동장에서 10.4Km 조깅)

어제 초반에 무리해서 내내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은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다른 선생님들과 오후 네 시에 만나기로 하고 조금 일찍 가서 스트레칭을 비교적 많이 하고 나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400/2:30 속도로 달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3랩까지는 비교적 잘 되었다. 4랩은 일부러 조금 속도를 높여서 달린 후, 맨바깥 레인의 끝을 따라 거꾸로 돌면서 몸을 식힌 후 오늘 달리기를 마감했다. 여기에 적응되면 곤란하겠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편하고 즐거운 달리기였다. 덕분에 오른쪽 다리 뒤쪽의 찌릿찌릿한 느낌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2km/11:46+2km/11:42+2km/11:49+2km/11:06+2.6km/15:43=10.4km/1:02:06
* 천천히 달리기 연습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욕심을 버리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 고동호 전북대 국문과 교수
- 월간 <열린전북> 3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