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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허철희의포토갤러리]지구의 날 대학로 스케치

허철희( 1) 2004.04.24 10:48 추천:1

"노령산맥의 한 줄기가 북쪽으로 부안에 이르러, 서해 가운데로 쑥 들어간다. 서쪽과 남쪽 북쪽은 모두 큰 바다다. 산 안에는 많은 봉오리와 깎아지른 듯한 산마루, 평평한 땅이나 비스듬한 벼랑을 막론하고 모두 큰 소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나서 햇빛을 가리고 있다. 골짜기 바깥은 모두 소금 굽고 고기 잡는 사람의 집들이지만, 산중에는 좋고 기름진 밭들이 많다. 주민들이 산에 올라 나무를 하고, 산에서 내려오면 고기잡이와 소금 굽는 것을 업으로 하여, 땔나무와 조개 따위는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된다."

위의 글은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오는 부안 관련 대목이다. 이중환이 소개했듯이 부안은 3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먹거리가 풍부하다. 기후마저 온후하니 자연 인심도 순하다. 그런 이유로 부안을 일컬어 '生居扶安'이라고들 한다. 거기에 산자수려하여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땅이다. 그런데 이 생거부안땅이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 환경문제의 최정점에 있는 '부안핵폐기장'과 '새만금'이 바로 그것이다.

부안핵폐기장 문제가 불거진 후 부안은 도탄지고(塗炭之苦)에 빠져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부를 배제한 채 주민들만의 주민투표를 실시해 참여 72%, 반대 92%로 주민들 마음을 표했건만, 정부는 불법 운운하며 백지화선언을 하려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생업으로 복귀했다고는 하나 불안한 하루하루다.

새만금은..., 사업을 시작할 때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울산만한 산업단지를 만들고, 부산항만한 항구를 만든다며 주민동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새만금엔 산업단지도 항구도 없는 100% 논 만드는 사업일 뿐이다. 한 때 식량안보론을 펴며 중단되었던 사업을 강행했지만, 현실은 쌀과잉으로 농촌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또한 현재 2.7킬로미터 정도 남기고 있는 방조제가 막히는 날, 계화도 주민들도 삶의 터전을 잃고 내몰려질 판이다. 이렇듯, 농민을 어민을 파탄지경으로 모는 새만금사업은 오직 정치권(표심몰이)과 개발업자(개발이익 챙기기)들이 한통속이 되어 국민혈세 축내는 망국사업일 뿐이다.

25일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대학로에 다 모였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한민국 환경문제의 최정점에 있는 '부안핵폐기장', '새만금'을 껴안고 있는 부안도 몇몇 주민들이 참여하여 대학로에 반핵기도 꽂고, 계화도 주민들은 백합을 서울시민들에게 맛보이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백합이 서식하는 새만금갯벌은 살아야 한다'며 새만금사업 중단을 외쳤다. 또한 이날 대학로 행사 주 무대는 부안 반핵영상팀이 장비를 부안에서 싣고와 직접 설치했다.

▲지구의 날 주 무대를 부안반핵무대팀이 꾸몄다. 부안반핵투쟁 노하우 나드리1호다.ⓒ2004부안21

▲계화도 주민 고은식, 염정우 님이 백합을 한 트럭 싣고 와 '풀꽃세상' 회원들과 함께 홍보전을 펴고 있다.ⓒ2004부안21

▲'새만금 짱뚱어는 살고 싶다' 걸개 앞에서의 평화바람유랑단 공연ⓒ2004부안21

▲같은 날 펼쳐진 지구의 날 거리행사. 식량주권지키기를 취지로 모내기 행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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