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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허철희의포토갤러리]4월달력

허철희( 1) 2004.03.31 08:55 추천:1

갯벌하면 농발게가 먼저 떠오른다. 여름날 갯벌에 나가면 농발게가 갯벌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이 다가가면 일제히 구멍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농발게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인내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참을 숨죽이고 구멍 앞에 앉아 있다보면 서서히 굴 밖으로 나와 활동하기 시작한다.

영역다툼 하는 놈, 열심히 먹이활동하는 놈, 집게다리를 하늘로 쳐들고 너울너울 춤추며 구애작전을 펴는 놈..., 그러다가 인기척을 느끼면 재빠르게 구멍 속에 몸을 숨긴다. 농발게를 생포할 기회는 바로 이때다. 자기 집을 못 찾고 남의 집 앞에서 서성이는 놈이 있기 마련이다. 어렸을 적에 이렇게 해서 잡은 놈의 집게다리에 실을 매어 하루 종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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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발게는 기수역의 갈대나 염생식물 군락지 주변 진펄갯벌에 40~50cm 깊이 구멍을 파고 산다. 몸은 앞이 넓은 사다리꼴이며 큰 것은 너비가 3~4cm정도이다. 눈자루는 2cm 정도로 길며, 안테나처럼 접었다 폈다 하는 게 특이하다. 암놈은 집게다리가 모두 작으나, 수놈은 집게다리 하나가 과장되게 크며, 붉다. 다른 농발게들이 자신의 활동영역에 들어오면 큰 집게다리를 이용하여 서로 싸우기도 한다.

▲농발게의 학명은 ‘농게’다. 그러나 부안사람들은 농게라고 부르지 않고 농발게라고 부른다. 농발게는 집게다리 하나가 자기 몸체보다도 더 큰데, 농발게는 이러한 특성이 잘 나타난 이름 같아서 더 정감이 간다. 매년 4~5월이면 짝짓기철이며, 이 때는 암수 모두 몸의 붉은 색이 짙어진다. 이 시기에는 수놈은 마치 춤을 추듯 집게발을 하늘 높이 들었다 내렸다 하며 암놈을 유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밖으로 나오지 않고 굴속에서 겨울을 난다.

▲농게의 영역싸움

▲농게가 굴밖으로 나오려다 인기척을 느끼고 경계를 펴고 있다.

▲흰발농게(Uca lactea lactea, 달랑게과)
조간대 상조선 부근의 모래가 섞인 비교적 딱딱한 갯벌에 수직으로 내려가다가 구부러진 구멍을 파고 산다. 농게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 너비가 2.5cm로 농게보다 훨씬 작다. 엷은 회색에 점무늬가 많이 나있고 집게발은 붉지 않고 흰색을 띠고 있어서 흰발농게라고 부른다. 물이 빠지면 굴 밖으로 나와 먹이활동을 하는데, 가끔 춤추듯 다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기도 한다.(부안 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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