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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군산대 이충렬(생물학과)교수가 발표한 논문 '새만금 일대의 어류서식 환경과 경제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그는 두 차례에 걸쳐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등 새만금방조제 안쪽 네 곳과 바깥쪽 한 곳 등, 다섯 곳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이 일대에서 서식하는 어류의 서식환경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1차 조사(90∼95년) 때에는 158종이 발견되었고, 2차 조사(97년 10월∼99년 4월) 때에는 107종으로 1차 조사 때의 158종보다 32%인 51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농어나 가자미 등, 경제성이 높은 어류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모두 13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차 조사에서는 88종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갯벌에서 서식하는 저서성 어류로 1차에서 확인 된 '짱뚱어'는 2차 조사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짱뚱어를 찾아서





짱뚱어는 그 어느 갯벌생명보다도 내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생물이다.

97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리아케해 이사하야만 간척지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자, 갯벌의 모든 생명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매스컴의 카메라 앵글은 살려고 몸부림치는 짱뚱어에 맞춰졌고, 이 처절한 장면을 목격한 국민들은 이사하야 만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는 방조제까지 인깐띠를 이어 짱뚱어 구출작전을 벌였다.

어린 학생들이 말라가는 펄 속에서 몸부림치는 짱뚱어를 들고 울면서 방조제까지 뛰어가는 모습이란..., 새만금의 운명을 보는 듯해서 울컥했었다. 우리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인 서해안의 갯벌들을 막대한 국고 쏟아 부어 가며 메우고 있을 때, 그들은 짱뚱어 살리기를 통해 개발지상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짱뚱어는 오염에 민감해 갯벌의 지표 종으로 삼는다. 짱뚱어가 뛰어다니는 갯벌은 곧 살아있는 생명의 땅인 것이다. 위의 조사자료 대로 새만금갯벌에서 짱뚱어가 사라졌다는 것은 곧 새만금갯벌이 죽어간다는 얘기이다. 일테면 시한부갯벌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몇 년째 새만금갯벌의 생태를 사진에 담아오고 있는 나로선 짱뚱어야말로 화급으로 찾아내야 할 대상1호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군산에서 부안까지 새만금갯벌 곳곳을 뒤졌으나 그 어디에도 짱뚱어는 없었다.



그래 오던 중 2001년 가을에 만경강 하구역인 군산 회현갯벌에서 짱뚱어와 만날 수 있었고, 2002년 7월에는 갯벌에서 뛰노는 모습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었다. 더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새만금갯벌에서 짱뚱어가 사는 곳은 이곳 한 곳 뿐일 것으로 여겨진다. 서식 범위도 매우 제한적인데다 개체수도 낱낱이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편이었다.



짱뚱어

농어목 망둑어과에 속하는 짱뚱어는 우리나라 서,남해안 갯벌에 서식한다. 예전에는 그야말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물로 생김새나 성육환경이 말뚝망둥이와 매우 흡사하다. 몸의 길이는 17~20cm 정도로 말뚝망둥이보다 훨씬 크며, 말뚱망둥이는 동물을 먹는 반면 짱뚱어는 갯벌 바닥에 있는 돌말류을 가늘고 날카로운 이로 갉아먹는다. 짱뚱어 역시 말뚝망둥이처럼 개펄에 굴을 파고 사는데. 썰물 때는 진흙 위를 기어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다가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구멍 속으로 뛰어 든다. 그리고 겨울엔 아예 그 속에 틀어 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산란철은 5월에서 9월 사이로, 이때가 되면 수컷은 암컷의 눈에 들기 위해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활짝 벌리며 높이 뛰어오르기를 하는데, 화려하면서도 처절한 구애작전이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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