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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부안주민은 성인군자가 아니다

최형재( 1) 2003.11.20 12:48 추천:9

부안은 지금 계엄상태라느니 무질서의 극치라느니 느낀대로 또는 정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떻게 표현하든 분명한 것은 부안 사람들이 극도로 분노에 차 있으면서도 인내로써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부안 사람들의 초인적인 인내가 언제까지 유지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니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폭발 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관공서가 타고 화염병이 난무하고 부상경찰을 호송하는 구급차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부안 사람들인데 인내는 무슨인내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부안 사람들은 무책임한 정부 때문에 4개월이 넘게 생업을 포기한채 거리로 내몰려야 했고 2만3천명정도가 사는 곳에 무려 8천여명의 무장경찰이 투입되어 심리적 압박을넘어 공포속에 살고 있다. 그야말로 물반 고기 반인 셈이다.

여기에 그치지않고 언론에서는 진실은 외면 한채 부안 사람들은 폭력적이고 파렴치한 사람들로 보도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야기해서 백번을 사과해도 부족할 정부당국자들은 사과는커녕 기분 내키는대로 언행을 해서 주민을 자극하고 있다.

대화에 불러놓고 얘기거리를 내놓지않고, 주민투표를 해자 해서 고민 끝에 수락하면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 거부하고 이 때문에 대화를 포기하겠다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도하 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겨놓고 총리를 통해 연내투표도 할 수 있다고 하다가 대통령이 나서 어떤질서를 말 하는지 모르지만 질서회복후 대화를 하겠다고 한다.

불법 대선자금을 조성하고 전달 받은 조사 과정을 보면 여야와 재벌들이 공모한 공범임이 드러 났다. 그럼에도 재벌들의 이익단체인 전경련 회장대행이라는 사람은 수사 책임자를 만나 조속히 수사를 종결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공범자 일 수 있는 각당 대표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는 초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법을 집행해야할 정부는 구경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유독 생존권과 민주적 절차를 지키라는 노동자 농민 부안사람들에게는 국법질서를 운운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부안주민들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싸워왔고 무모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수구언론과 싸워온 대통령후보를 90%이상 지지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었기에 일말의 책임감과 기대가 있어 초인적인 인내로 자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의 최고 정점에 오른 뒤 대통령은 지역감정과 수구언론을 향해 발휘했던 무모함을 이제 그를 지원했던 세력에게 돌리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렇다 세상이 달라졌다. 변방의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정도로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 기대가 컸다.

그런데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자주적 대민관계를 주장하더니 미국의명에따라 파병을 결정하고, 노동자 농민에게는 1001부대를 동원에 폭력을 행사하고, 수구적인 언론사 간부들을 만나 친하게 지내자고 한다.

민주적 절차를 지키라며 정책에 참여하는 부안 주민들에게는 한가구당 1.5명의 경찰을 배치해 보호(?)를 해주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보호하기위해 법에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고 끝까지 추적하여 발본색원 하겠단다. 이럴지경이니 현 대통령을 노태우대통령이라고 혼동하여 부르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하루빨리 부안주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가을 걷이를 끝내고 이웃들과 막걸리도 마셔야하고 도시에 나가있는 자식들에게 자신이 지은 농산물도 나눠주고 싶다. 곰소에서 젖갈을 사다 김장도해야 한다. 어민들은 그물을 정비하며 1년농사 손익을 따져봐야한다.

이들을 왜 거리로 내 모는가? 부안주민들은 성인 군자가 아니다.대통령은 빨리 결단을 내려 예측 할 수 없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최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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