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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저 오폐수를 보라!

문정현 신부( 1) 2003.07.09 18:17 추천:4

몸이 몹시 편치 않았다. 사무국장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수요집회참석을 못하겠다고 하였다. 완주 군산 농민회, 한총련 회원들이 대거 참석하다고 한다. 하는 수 없다. 몸을 끌고라도 가야지. 현지에 도착하고 보니 몸아픈 것도 잊었다. 신이 난 것이다. 나는 캠코더로 열심히 촬영을 하며 연설들의 내용을 귀담아 들었다.

나는 젊은이들을 믿으며 그들 한테서 많은 것을 배운다. 구구절절 맞는 말들이다. 저 똑똑한 학생들을 누가 이적단체라 이르는가! 저들을 그렇게 매도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역적인가? 나는 이 젊은이들을 믿는다.


민족 자주를 향하여...
완주 군산 농민회, 한총련 통일 한 마당(5분 30초)


2003년 7월 9일 수요일 오후 2시 제289차 군산 미군기지 수요집회 / 군산 미군 기지 정문



완주 군산 농민회, 한총련, 군산 미군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 회원들이 제289차 군산 미군기지 수요집회에 시간을 마추어 모였다. 400여명, 오랫만에 많은 참가자들이 모였다. 매주 수요일 집회 때 마다 견딜 수 없이 화가 치미는 것은 바로 남 수라 바다 쪽 오폐수다. 평시에는 역부족이라 집회를 그냥 끝내곤 했다


저 오폐수를 보라! 뻔뻔한 미군! (8분 20초)



"저 오폐수!"
"아주 막아버렸으면."
"어떻게 해야지?"
"속수무책이로구나!"
"우리가 이렇게 무기력할 까?"
이런 울분이 가슴에 찬다.
"오랫만이 많은 사람이 모였으니 한바탕해야지."

그래서 서해안 쪽으로 향했다. 경찰도 이미 알고 있었나보다. '통일 한마당'이 끝나자 마자 병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경찰의 취만 따랐다. 군산 공항 쪽에 이르니 병력 이동으로 요란하다. 미리 배치된 병력이 활주로 확장공사장, 오폐수 쪽으로 급히 이동하고 있었다.

경찰 버스 두대가 온다. 저 버스는 연행된 사람을 싣는 차다. 기분이 좋을 이 없다. 병력이 논 길을 급히 걸어간다. 시위대가 활주로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인의 장막을 쌓는다.

활주로 연장공사가 구조물로 갯벌 쪽으로 뻗어나갔다. 사실 우리는 영문도 모른다. 군산 시장이 허가했는지, 갯벌 쪽은 해양수산부장관이 허가했는지. 하여간 공사가 많이 진척되어 윤곽을 알 수 있었다.

▲오폐수 하수장에서의 시위

전투경찰이 이미 배치되어 오폐수가 흘러나오는 하수구를 지키고 있었다.
"하수구를 지키냐?"
하도 기가 차서 한 소리다.
"오전에는 그래도 맑은 물이었는데, 지금 왜 더 새까만 물이 흐르지?"
어디 누구인지는 모르나 전화통화를 이렇게 하고 있다. 경찰도 할 말이 없는 모양이다.

병력을 언덕 뒤로 빼냈다. 시위대가 도착했다. 모두가 착잡하다. 우리의 성난 머리위에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지나간다. 저걸 떨어뜨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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