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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촛불의 힘, 당당한 내나라

문정현 신부( 1) 2003.06.17 19:17

2003년 6월 13일 금요일

북핵해결을 위해 미국의 비위를 맞추어야 해?
결국 미국의 의도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도 우리 군도 믿을 수 없다. 미군이 전쟁을 일으키는 날이면 정부, 우리 군은 미군에 편입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국민 스스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 그 방안은 무기가 아니다. 바로 “인간 방패”다. 전쟁을 몸으로 막는 것이다. 총을 쏘면 맞아 죽는다. 탱크도 비켜서지 않는다. 우리는 죽었어도 죽지 않는다. 50년, 100년 후에 다시 꿈틀거리며 살아 일어날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다.


촛불의 힘, 당당한 내 나라! -효순, 미순 추모 1주기

2003년 6월 13일 오후 5시 / 서울 시청 광장


끝간데 없이 미국에게 끌려가는 우리 정부 MD체제를 승인하고 미국제 무기를 사라는 대로다 구입하고 그냥 저냥 끌려만 가는 정부에게 우리의 목숨을 마낄 수 없다.

촛불시위가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 당선 후 즉시 촛불 자제하라고 하였다. 국민적 반대에도 이라크 파병을 강행했다. 굴욕적으로 한미.일외교를 펼쳤다. 이렇게 촛불자제론으로 한미 종속관계는 예나 다름 없이 시작되었고 계속해서 이어왔다.
이제 전쟁위협이 임박해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

촛불은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한다. 200일을 넘는 촛불추모가 오늘까지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오늘 꽃다운 여중생의 추모 1주기를 맞았다.
재판권 이양!
조지 부시 사과!
소파 개정!
아무 진전이 없다. 한 발짝의 진전도 없다.

“6.13 효순 미선 1주기 추모대회”
“자주 평화 실현 촛불 대행진”
일시: 2003년 6월 13일 오후 5시
장소: 서울 시청 광장
주최: 6.13효순 미선 1주기 추모대회 국민준비위원회

시청 앞 광장 무대 앞 좌우에 효순 미선의 대형 조형이 서 있고 푸른 바다에 하얀 한 반도가 떠 있다. 이 안에 인파가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200일 넘도록 촛불집회를 이어 왔어도 한 미 관계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모이는 사람 마다 한을 품고 있다. 변화는커녕 경찰의 제지가 있을 뿐이다. 저항의 함성이 시청 앞 광장에 가득했다. 이래도 저래도 죽을 것이라면 “가자! 38선으로.” “육탄으로 전쟁을 막자!” 저 마다 미국의 속셈에 분노하고 믿을 수 없는 정부를 규탄한다. 어떤 이는 “미국이 이런 국민적 여론에 밀려 한 반도에서의 전쟁을 12월로 미루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치 효순 미선의 상 앞에 헌화를 하고 전쟁마당에 나가려는 사람들 같았다.

서기상, 윤미진, 신해철, 안치환, 율동, 악단, 합창단, 풍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로 광장을 메꾼다. 저마다 비들기 모형을 흔들어 하늘을 나르게 하며 목이 터져라 평화를 외친다.

효순 미선의 부모는 죽은 딸들을 잊을 겨를이 없다. 기자, 정부, 미군이 잊을 수 없게 한다. 미군이 세운 추모비도 그렇다. 미 대사가 부모를 만나고, 국무총리가 뭐라 했다지만 입에 바른 소리(Lip Service)일 뿐이다. 실제 아무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촛불의 힘, 당당한 내 나라” 스스로 자주 국가를 이루려는 결의에 차 있다. 효순 미순의 장례식 모습, 엄마의 오열, 동료 여중생들의 아쉬운 이별, 또 오열, 영정.... 숙연한 분위기에 눈물을 흘린다. 눈물을 닥는다. 함성이 터진다.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친다. 촛불이 훨훨 타오른다. 촛불 바다를 다시 이룬다. 분노가 불처럼 일어난다. 저 마다 들고 있는 성조기를 태운다. 촛불이 탄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 앞에 맹세로 한 약속! 반드시 지킬 것이다. 국민의 힘으로 소파도 개정하고 전쟁도 막을 것이라고.
이관복 광화문 할아버지! 광화문의 촛불집회를 매일 지켜온 분. 충북 음성에서 광화문까지 출퇴근을 하듯 오고 가신 할아버지. 1주기를 맞이하러 수술을 했지만 참석하시지 못했다. 대장에 종양이 생겨 수술을 했는데 아마도 암 수술을 받은 것 같다. 안탑갑다. 영상으로 할아버지의 말씀을 따다가 영상으로 보았다. 처절하기 까지. 자주대한, 평화민국을 이루소서!

“사람이 또 죽었다.” “미군훈련 중단하라.” 북소리가 울린다. 우리의 심장의 고동소리가 뛴다. 우리의 슬픔이 종소리로 울린다. 우리의 가락, 우리의 숨결이 죽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의 혼불은 타오를 것이다.

자국의 이득을 위하여, 자국의 패권을 위하여 명분 없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을 막아낼 것이다. 전재의 음모를 기어코 분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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