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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 삼보일배 영상(21)

문정현( 1) 2003.05.09 03:01 추천:2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 삼보일배 수행길을 지켜보고싶었다. 많은 비가 퍼붙듯 내렸다. 우의를 가져갈까? 아니다. 비가 오면 수행길도 중단하겠거니 생각했다. 혹시 강행한다 해도 비를 흠벅맞을 각오를 하였다. 비를 맞으며 푹푹 기어가는 성직자를 지켜볼진데, 그까짓 비를 맞으면 어떠하리.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논산-남천안 고속도로를 빗길를 헤치듯 달렸다.


친환경? 방조제 공사가 완성되면 끝...

삼보일배 40일 째 / 2003년 5월 7일 / 성환성당 출발



긴 터널을 뚫고 나왔다. 어찌된 일인지! 구름은 잔득 끼어있었지만 비는 오지않았다. 옳커니 삼보일배는 진행되되겠구나. 마음이 급해진다. 차를 달려 서둘렀다. 성환성당에 다다르니 체조를 하고 있었다. 비올 것을 대비하고 있는 듯 수행팀들이 바쁘게 서성거렸다. 오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 여기도 틀림없이 비가 올 것이다. 이 말에 사람 마다 빠짐없이 비옷을 챙렸다.

나는 비를 맞으리라. 고행을 하자. 비옷채비를 차리고 나서는 모습이 나의 가슴을 건드린다.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눈물을 감출 수가 없다. 한쪽으로 돌아섰다. 남몰래 한참을 울다보니 이미 한 참을 앞서 나아갔다. 언제 울었냐는듯 절뚝거리며 선두를 겨우 따라잡았다.

찰영. 한 발의 자국도 놓치고 싶지않다. 아, 인공위성에 고성능 촬영기를 달아놓으면 이렇게 뛰지않아도 될 것인데! 못된 생각이었다. 못되게 쓰고 있는 것들을 내게 필요하단 말인가? 망발이다. 대열을 앞서고 뒤서서 바쁘게 촬영을 하였다.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잘 찍으려 나가 먼져 없드렀다. 무릎을 꿇고 손을 내밀며 엎드리는 모습을 조준하였다. 그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난다. 흐느낀다. 촬영기가 흔들린다. 흔들려도 촬영을 계속한다.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하여 뒹굴듯 기르을 비겨난다. 이 처절한 모습을 담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자. 손에 쥐어주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녀님, 영화 감독 배우, 더 가까운 사람을 만나면 가까울 수록 더 눈물이 난다. 이 사람들을 살려주세요. 생명을 살린다고 생명을 죽이 죽어가고 있어요. 어떤 이는 따라서 운다. 심정은 마찬가지겠지? 그러다가 호의를 베프는 사람을 만나면 용기가 백배로 솟는다. 멀직이서 박수를 친다거나. 물한컵을 정성스럽게 주는 분들게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또 운다. 나의 눈물 주머니가 터졌나봐?

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나타났다. 아무 대안도 없이 내려왔단다. 아침 국무회의에 대통령도 마음아파했단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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