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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 삼보일배 영상(11)

문정현( 1) 2003.04.20 01:45 추천:1

삼보일배에 앞서 나의 아우 문규현 신부와 나는 비장했다. 둘이서 3월 28일 삼보일배에 앞서 90객의 어머님, 침대에 누워만 계신 어머님께 함께 갔다. 형님 댁이다. 형님 내외 분께는 삼보일배를 자세히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어머님께 작은 신부는 기도하러 멀리 간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님은 기도를 좋아하신다. 항상 기도하신다. 당신의 대녀들을 위해서, 아들 딸들을 위해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23일째 삼보일배 격려방문 - 2003.4.19


참 좋아하셨다. 기도하러가?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 그럼요. 어머님께서 우리 두 아들 신부에게 축복을 주시는 듯 했다. 그러나 아들 신부들의 축복을 참 좋아하신다. 둘이서 주의 기도를 어머님과 함께 바치고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어머님과 여기 있는 모든이에게 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하소서” 하며 십자가를 그으며 축복하였다. 어머님은 눈을 즈그시 감으시고 행복의 미소를 띄우셨다.

어머님은 골반이 무너져 수술을 받으셨다. 회복 후, 또 넘어지셔서 다리가 부러졌다. 수술이 어려운 연세, 의사 선생님도 대충 마추어 놓으셨다. 그러니 항상 침대에 누어계실 수 밖에 없다. 누워계신 어머님은 신부 아들들을 찾으신다. 작은 신부 어디갔어? 큰 신부는? 기도하러 간 사실을 잊으셨나보다. 아들이 보고 싶은 모성인가? 그 동안 문규현 신부는 23일 째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상상에서 물개처럼 수경 스님과 함께 푸북 기며 충남 광천까지 왔다.

어머님은 신장 결석으로 염증이 성하면 열이 난다. 고열로 병원에 입원하셨다. 생명에 위혐은 없다 해도 큰 고생을 하고 계신다. 전주 본 병원에 입원하셨다. 나의 형님은 동생인 나에게 조심스럽게 알려주셨다. 너무 죄송했다. 형님 죄송합니다. 이 말 끝에 나는 울음이 터졌다. 형님은 작은 신부의 삼보일배에 동생 수녀와 함께 다녀오신 터에 나의 울음을 이해하셨다. 형님!

알리지 말았어야 하는데 괜히 전화를 했나봐. 큰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도리어 나를 위로하셨다. 형님, 죄송합니다 라고 간신히 말하고 또 눈물로 코가 막혔다.

충남 광천, 조게종 총무 원장 법장 스님이 23일째 삼보일배를 방문하셨다. 24일이 일정인데 날을 바꾸어서 오신 것이다. 크신 분이라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대신 내가 고분 고분 어쩔줄 모르며 긴장하며 모셨다. 참 좋으신 분이었다. 수경 스님을 두고 일컷는 말이다. 수경 스님의 지금은 바로 불교의 일입니다. 수경 스님이신데, 그 분의 일은 바로 우리의 일입니다. 우리 일이 아니라면 옷을 벗고 나가라고 해야지요. 수경의 행동은 스님복을 벗어야 할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 불교의 일입니다. 깊은 말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법장 스님.

작은 자매의 집에 돌아왔다. 즉시 어머님 문병을 하였다. 어머님이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나를 탓하지 않으셨다. 작은 신부, 아직도 안 왔어? 신부는 기도해야지. 나는 말문이 막혔다. 작은 신부, 규현이는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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