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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동사목 식구들! 그냥 가족이다. 대구, 부산, 전주, 부평, 부천, 인천, 서울, 대구, 마산, … 멀건 가깝던 각처에서 삼보일배 현장에 모여왔다. 점심을 장만하여 먼 길을 왔다. 서천에서 한 수녀님이 오셨다. 부활 대축일을 지내고 이곳에 힘을 모으기 위하여 오셨다. 그냥 오신 것이 아니라 여기가 최 우선, 모든 것을 버리고 오셨다. 각각 다른 수도원에서 각각 다른 수녀님들이 다른 일정을 버리고 이 곳을 찾아오셨다.


삼보일배 25일째 : 광천-홍성 4월 21일 (3분 18초)



빈 손이 아니었다. 무언가 가져오셨다. 배낭에, 트렁크에 싣고 오셨다. 필요하겠다는 것, 그것을 장만해 오셨다. 약속도 없이 약속이나 한 듯 한 자리에 오신 분들 서로 만나니 반갑다. 성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금방 통한다. 이렇게 모인분들, 성체회, 성형 흠숭회, 성심회, 살트르 바오로회 … 대전에서 홍성에서 환경 운동가들이 모였다. 여기, 삼보일배에 뭐가 도움이 될까? 뭐든 돕고싶어 왔다. 아낌없는 마음으로 왔다. 뜨거운 마음은 기본이다.

생명을 살리자! 어떤 생명이든 해롭게 할 수 없다. 살리자! 생명을! 죽어가는 생명이 살려달라는 소리를 듣고 온 분들이다. 급히 오신 분들이 무엇을 준비했을까? 닥치는 대로 들고 왔다. 와서 보니 불필요한 것, 필요한 것… 이럴 줄 알고 가져왔어. 왜 이걸 가져왔자? 이렇게 온 사람들이다. 놀랍다. 나의 한 걸음이 아깝지 않았다. 서둘러 왔다. 죽는 생명을 구하러 왔다.

개부랄 꽃, 말이 좀 험하다. 문규현 신부가 삼보일배를 하다가 아스팔트 틈에서 이 꽃을 보았다. 아스팔트! 그 틈에 생명이 살아 있었다. 뿌리가 뻗을 수 없는 그 곳에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 꽃을 피웠다. 이 질긴 생명들…. 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이 이 지경일 것이다. 이 생명을 위하여 걷고 있다. 절하고 있다.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둘은 갇은 마음이었다.

사람마다 밥도 해주고 싶고, 잠자리도 주고 싶고… 가진 것 다 주고싶다. 아침 식사, 점심 식사, 저녁 식사. 어떤 식사든 내가 하고 싶다. 아름다운 봉헌이다. 모두가 기쁘다. 모두가 아름답다. 전화를 건다. 점심? 누가 꼭 하고 싶어 합니다. 양보해 주십시오. 아무 것도 없는데, 모두 있는 것, 작은 것을 모으니 모두가 먹고도 남는다. 기적이다.

누가 보더라도 천국이다. 천국에 가본 사람이 있는가? 없다. 그래도 천국이 무엇인지 알겠다. 필요하면 뭐든 내 놓을 수 있는 행동이다. 보이지 않아도 좋다. 세상 곳곳에서, 여기 저기서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KBS 기자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기자를 보니 웃기도 하고 분노도 한다. 좋은 분들…

날이 더러워도 솔솔부는 바람만 있으면 우리는 살 수 있다. 햇빛이 쨍쨍 쪼여도 좋다. 탈대로 다 탄 얼굴에 바람아 불어라. 이제 비는 그만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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