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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 삼보일배 영상(6)

문정현( 1) 2003.04.11 22:41

개정에서 하구둑! 전북과 충남의 도경에 가까이 가는 지점이다. 전라북도 관통은 모두에게 흥분 자체였다. 충남을 관통하고 경기를 관통하면 목적지 서울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경계인 하구둑에 도달했다. 하구둑 전북 지역에 캠프를 설정하고 일박하였다. 강한 비바람이 불어닥쳐 간 밤에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듯 큰 고초를 겪었다.


전북관통 13일! 10여일 후에 다시 합류



다음 날 오후는 쾌정하였다. 조금 쌀쌀하였지만 삼보일배하기에 썩 좋은 날씨였다. 오늘은 긴 여정은 아니다. 도경계에서 장항 땅을 밟고 일박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항 관광단지에 자리한 ‘금강 환경 교육 센터’에서 지낼 수 있었다. 아주 좋은 곳이었다. 호텔과 같은 느낌인지 삼보일배자와 수행원들은 흐믓하였다.

이튿 날은 긴 장정이다. 도경계까지 함께 가서 전북 쪽으로 가는 삼보일보자와 서울 쪽으로 가는 삼보일보자가 서로 헤어지는 간단한 예식을 가졌다. 잛았지만 감격적이었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힘차게, 아주 힘차게 부르고 서로 부등켜 안았다. 서로를 뒤로하고 한 참을 삼보일배하였다. 뒤를 돌아다 보니 수행원이 5-6명 맊에 없어 너무 쓸쓸하였다. 전북 팀은 그래도 수가 많았지만 서울팀은 수가 너무 없어 단출하였다. 서천 보령이라 쓰인 교통 표시판이 보인다. 아주 먼 거리로 느껴진다.

보는 이들 마다 말이 없다. 엄청난 일이기에 말문이 막힌다. 당사자들은 의기양양하다. 아픔을 이기며 보이는 자태이겠지. 그러기에 더더욱 안타갑다. 아낙네가 해온 떡, 지나가던 행인이 내려놓고 가는 과일 한 박스, 지켜보던 농부가 달려가 가져온 꿀물, 아니 입던 옷까지 벗어주는 뜨거운 마음에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기에 족하다. 이들의 계획이 성취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켜보는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기에 말이다. 당사자들도 그렇겠지?

군산, 익산, 전주도 삼보일배하기에 너무 먼 거리다. 보는 사람들에게 강한 메아리가 울려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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