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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논평] 파병은 전범 행위

평화와인권( 1) 2003.03.30 11:43 추천:1

이라크 약탈 전쟁에 노무현 정부가 불나방이 되어 뛰어들고 있다. 대통령의 전쟁 지지 선언에 이어 유엔 주재 한국 대사도 침략전쟁은 불가피하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회도 한국군 파병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침략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그저 억지로 보아넘길 수만은 없다. 이 전쟁은 불법적이고 따라서 정부의 파병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중단, 파병반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이번 전쟁에 반대하는 법률적 조언을 내놓았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헌법이 침략전쟁을 일으키지도 침략전쟁에 참가하지도 않을 것을 분명하게 천명하고 있다.

즉 헌법 제5조 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은 1974년 제29차 총회에서 ‘침략의 정의’ 결의를 채택해 침략전쟁의 개념을 “영토, 주권, 또는 정치적 독립을 침해하거나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무력의 사용”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군사행동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명백히 유엔헌장에 위반된 무력행사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침략전쟁을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또 우리나라가 가입 비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규정(로마규정)’은 명백히 과도하게 민간인의 인명살상이나 상해 등을 가져오고 자연환경에 대한 광범위하고 장기간의 중대한 피해를 야기한다는 것을 인식하고서 의도적으로 공격을 개시하는 것을 전쟁범죄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지난 28일 국내 사회단체들이 발표한 규탄성명은 “현재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 군사작전에서 열화우라늄탄 등 치명적인 독성 무기들과 네이팜탄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민간시설물에 대한 고의적 폭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노무현 정부의 국군 파병은 인륜에 반하는 범죄에 더 깊숙이 몸을 담그는 추악한 전쟁범죄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타락한 제국의 '더러운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

세계적인 반전 정서가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분출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정기적인 반전 집회만 매일 두 곳 이상에서 열리고 있다. 반전 여론은 날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노무현 정부는 완강하게 국군 파병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도대체” “어떻게” 같은 말들이 깊은 한숨에 실려 새어나온다.

사태의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면서 이미 일부에서는 영국 정부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반전의 기운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한다.

한쪽에 제국에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진영이 다른 한쪽에 제국과 함께 약탈을 자행하는 진영이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윤리적으로 타락한 것이고 법적으로 범죄적인 이 약탈 전쟁을 주도하는 동맹자들은 모든 선량한 사람들로부터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 주간인권신문 [평화와인권] 3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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