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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정현의세상보기] 삼보일배

문정현( 1) 2003.03.30 12:36 추천:2

사랑하는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이희운 목사님, 또 두 분의 교무님 삼보일배에 나섰다.

부안 해창에서 서울 청와대까지 장정이 이제 이틀 째다. 못내 아쉽다. 삼보일배가 시작되는 3월 28일 이라크 파병동의안이 국회 본 회의에서 처리되는 상황에서 그 저지를 위하여 국회의상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마음은 더 편할지 모르겠다.


새만금 갯벌의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 분량 : 4분 36초
- 촬영 : 문정현, 오두희
- 제작 : 문정현



수 많은 사람(300여명)이 참석하였고 탁나탄 스님이 다녀가셨다 한다. 걷기명상의 명수로 알려진 스님이 삼보일배가 시작되는 자리까지 찾아주셨다는 더욱 큰 의미를 새길 수 있는 것 같다.

몸이 얼마나 아플까? 문규현 신부의 누나 현옥 수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역시 마음이 몹시 아픈가보다. 음식이라도 장만하여 가져가야 하겠고. 걱정에 말을 잊지못한다. 얼굴은 서로 보지못하나 한참동안 침묵이었다. 그리고 서로 흐느꼈다.

삼보일배는 참회의 행렬이다. 갯벌이 죽음의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데도 안일하게 살아온 자신들에 대한 질책이다.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들을 되돌아본다. 아픔이 온 몸에 엄습해도 그것을 잊는다.

전쟁반대 평화기원을 등에 싫고, 죽음의 방조제를 평화의 갯벌로! 새만금 방조제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말하며 한 발짝 뛸 때마다 생명의 숨소리를 들으며 고귀한 생명을 향하여 깊은 절을 한다. 남을 탓하하고 상처를 주기보다 우선 자신부터 철저하게 살자.

지나가는 사람이 “개 같은 짓들 하네, 밥처먹고 할 짓이 없는가보다”라고 욕을 한다. 내가 직접 들었지만 삼보일배자 당사자들이 들었어도 자신을 탓하겠다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 반대와 갯벌의 생명 평화를 염원하는 심보일배 수행차량입니다.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안내 차량 뒤에 쓴 글귀가 저들의 마음과 같다.

뒤에 따르는 참가자들은 “새만금 갯벌을 살려주세요!” “갯벌 생명체를 파괴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습니다.” “죽음의 방조제를 생명의 갯벌로!” “전쟁은 최악의 생명파괴, 환경파괴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라고 속으로 구호를 외치며 따라간다.

이들을 보자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다. 먼산을 향해 한쪽으로 돌아서서 한참을 울고 눈물을 흠치고나서야 저들의 얼굴을 보았다. “식인종도 배부르면 그만먹는다는데. 자본은 배가 터져도 먹으려하는구나!”이런 생각을 하며 뒤따라간다. 아이를 성당 유치원에 보내는 한 어머니는 눈물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고 말을 토한다. 지나가는 분이 차를 세워놓고 어떻게하면 이 행열에 동참할 수 있을까 묻는다.

다리가 아픈가보다. 한 발을 질질 끌어당기며 한 발짝을 띤다. 삼보일배자들의 아픔이 내 눈에 보인다. 그런대도 당사자들은 애써 태연하게 자신감을 보인다. “기어서라도 청와대까지 갈 것입니다.” 당찬 대답이다. 남자 교무님 두분, 여자 교무님 한분, 작은 십자가를 두손에 검어쥔 이희운 목사님, 문규현 신부, 그리고 수경 스님의 장도.

옆에서 보기엔 너무도 꿈찍해. 아이쿠 저걸 어쩌나! 따라 걷기도 너무 힘들었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일이 아닐까? 이구동성으로 걱정의 눈빛으로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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