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인간은 생존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생명을 위협한다. 아니 숨만 쉬어도 파괴를 한다.

내 살을 데우기 위해 대지의 피인 석유를 빨아 쓴다. 내 배를 채우기 위해 땅속의 생명들을 뒤엎고 끝내 찾아 먹어버린다. 내 목을 축이기 위해 물을 마시는 주제에 우리가 평화를 노래할 수 있을까?


전쟁이야기가 한창이다. 뉴스에선 이라크전쟁 속보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세계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반전집회, 영화채널에선 전쟁의 참상과 잔인함을 보여주는 영화를, 교회에선 평화를 위한 기도를, 가수들은 평화를 노래하고 사람들은 듣는다.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은 아메리카합중국에 전쟁을 지지한다며 '나는 아무 죄도 없는 걸요'하는 표정을 지으며 충성맹세를 했다. 앞에서 깡패가 나쁜 짓 하는데 뒤에서 망 봐주고 뒷처리 해주며 온 국민을 전쟁가담자로 몰고있다.

이라크를 향한 미사일이 내일이 한반도를 향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익운운하며 자신의 영달을 꾀하는 우리의 대통령, 정말 가증스럽다.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모습은 존재자체를 의심하게 만든다. 국제법이 있어도 지키는 국가가 없고 그 국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구가 없는데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누가 그것을 위법이라 하겠는가! 이참에 유엔을 없애는게 어떨까?

전쟁이 발발하기 전 유엔은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 파기를 이라크 정부에 권고했고 이라크는 이를 따랐다. 결국 현재 이라크가 자신의 땅을 지킬 힘도 빼앗긴 꼴이 되고 말았다. 모든 것이 아메리카합중국 시나리오대로 이행돼가고 있지 않은가. 50년내내 유엔은 대량학살자 뒤치닥 거리만 하고 있다는 것을 누누이 보여주었다.

나 아닌 것을 파괴해야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나는 얼마나 위협적인가!

누군가 그랬다. 모든 전쟁은 내전이라고. 왜냐하면 인류는 한 자매이고 형제이기 때문에... 그럼 이 때 우리의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가 평화를 노래하기 마땅할까?

차라리 우리 인간의 잔인함과 학살을 노래하자. 우리의 본능을 인정하고 그 파괴의 속도를 늦추자. 오늘은 죽기에 참 좋은 날이야!